전국언론노동조합 KBS본부(위원장 성재호)가 올해 대선을 앞두고 외부 전문가들과 함께 KBS 뉴스 등에 대한 방송 모니터를 시작했다.

언론노조 KBS본부는 8일 “내부 조합원들로 ‘대선 방송 감시단’을 구성해 보다 심화된 감시단 보고서를 주 1~2회 작성해 발표하겠다”며 “외부에 의뢰한 방송 모니터 보고서와 함께 감시단 보고서가 공영방송으로서 정직하고 균형 잡힌 대선 방송을 만드는 데 큰 도움이 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이날 노조가 발표한 ‘2017 대선 방송 감시단 보고서’ 1호에서는 KBS의 최순실 국정농단과 박근혜 대통령 탄핵과 관련한 뉴스가 SBS의 절반 수준, JTBC와 비교해선 3분의 1에도 못 미칠 정도로 축소 보도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달 1일부터 지난 5일까지 KBS ‘뉴스9’에서는 국정농단 및 탄핵과 직접 관련 있는 리포트가 139개, 하루 평균 3.9개가 방송됐다. 같은 기간 SBS ‘8뉴스’는 281개(평균 7.8개), JTBC ‘뉴스룸’은 450개(평균 12.5개)를 다뤘다.

전체 리포트에서 차지하는 비율로 보더라도 KBS는 전체 782개의 리포트 가운데 17.8%에 그쳤지만, SBS는 37.1%, JTBC의 경우 60.4%를 국정농단과 탄핵 관련 소식에 할애했다.

8일 전국언론노동조합 KBS본부가 발표한 ‘2017 대선 방송 감시단 보고서’ 1호에서 발췌.
8일 전국언론노동조합 KBS본부가 발표한 ‘2017 대선 방송 감시단 보고서’ 1호에서 발췌.
보고서는 “대통령 탄핵이 코앞으로 다가오고 있고 특검을 통해 연일 비선실세의 국정농단 관련 새로운 뉴스가 터져 나오는 비상 상황이 계속되고 있지만 KBS 뉴스는 애써 국정농단과 눈을 마주치려 하지 않고 있다”며 “메인뉴스에서는 이미 오래전부터 국정농단과 관련된 뉴스가 현격하게 줄어들었다”고 꼬집었다.

보고서에서 SBS와 JTBC 메인뉴스에서 중요하게 다뤄졌지만 KBS 메인뉴스에서 배제됐다고 밝힌 일부 기사 목록들은 다음과 같다.

1. [단독] “목욕하고 오면 5만원” 친박집회 ‘참가자 가격표’(1월26일 JTBC)

2. 靑, 전경련 통해 70억 걷더니…수상한 보수단체 지원(1월31일 SBS)

3. 국립국악원장 “‘블랙리스트’ 지시 외압 있었다”(1월27일 SBS)

4. [단독-정호성 녹취] 최순실, 총리 담화문까지 개입 정황(1월3일 JTBC)

5. [단독] “변호인·광해 해외 상영 금지”…외교관의 증언(1월10일 SBS)

6. SK가 언급한 ‘숙제’…靑, 사면 놓고 1년 전부터 흥정(1월12일 SBS)

7. [단독] ‘이념 검증’ 못했다고…문체부 인사담당자 좌천(2월6일 SBS)

8. [단독-정호성 녹취] 최순실, 반말 뱉으며 야당엔 “저것들”(1월5일 JTBC)

9. [단독-조원동 녹취파일] “김영재 상황, 최순실 통해 대통령에 직보”(1월8일 JTBC)

10. [단독] 安 “선물 덕에 아내한테 점수 땄다”…녹취록 공개(2월1일 SBS)

지난달 25일 KBS ‘뉴스9’ 리포트 갈무리.
지난달 25일 KBS ‘뉴스9’ 리포트 갈무리.
이에 대해 노조는 “이런 뉴스들은 왜 KBS 메인뉴스에서 외면을 받았는지 그 대답을 뉴스 편성을 책임지고 있는 보도 책임자들은 분명하고 공개적으로 내놓아야 한다”며 “대통령 탄핵이라는 중차대한 위기 상황 속에서 국정농단과 탄핵에 대한 공영방송 뉴스가 왜 동종업계 민영방송보다 현저하게 적게 방송돼야 하는지 납득할만한 답을 내놓지 못한다면, 그 이유는 탄핵 위기 속에 몰린 박근혜와 국정농단 일당을 비호하기 위해서라고 해석할 수밖에 없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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