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영훈 전 KBS 사장 별세

시민사회 원로인 서영훈 전 대한적십자사(한적) 총재가 지난 4일 오전 9시께 서울적십자병원에서 별세했다. 향년 94세다.

서 전 총재는 민족 번영과 화합에 한평생을 쏟은 인물로 평가받는다. 

1923년 평안남도 덕천에서 태어난 그는 광복 직후 상경해 조선민족청년단에 가입해 김구, 장준하 등 독립운동가 출신들과 친분을 쌓으며 종합교양지 ‘사상’(思想) 발행에 참여했다.

고인은 1953년 대한적십자사와 처음으로 인연을 맺은 뒤 30년간 한적에 몸을 담았다. 1982년부터 1986년까지는 흥사단 이사장을 지냈고, 1988년 한국방송공사(KBS) 사장과 한국방송협회장 등을 맡았다. 

2000년에는 새천년민주당 대표를 맡으며 정계에 진출했다. 그해 총선에서 전국구 의원에 당선됐다. 김대중 전 대통령이 정치권 입성을 고사하던 서 전 총재를 직접 설득했다.

▲ 한겨레 6일자 23면.
▲ 한겨레 6일자 23면.
언론계에선 서 전 총재를 KBS 사장으로 기억한다. 서 전 총재는 6공화국 초기 민주화 과정에서 개정한 방송법에 의해 최초 민선 사장으로 선임돼 1년4개월동안 KBS를 이끌었다.

당시 ‘권력에 의해 낙점되지 않은 유일한 KBS 사장’으로 평가받았던 서 전 총재는 결국 정권과 불화하며 임기를 채우지 못하고 쫓겨났다.

서 전 총재의 KBS는 5·18 광주민주화운동을 프로그램화했고, ‘인권보고’ ‘정경유착’ 등의 사회 고발 프로그램을 만들며 개혁을 바라는 국민의 요구를 방송에 담아냈다.

그러나 이런 성향이 문제가 돼 임기를 마치지 못하고 중도하차했다. 노태우 정권은 1990년 2월 법정수당 지급을 ‘예산 변태 지출’로 몰아 서 전 총재를 해임시키고 서울신문 사장이던 서기원씨를 사장으로 임명했다.

이에 KBS노조는 서기원 사장의 취임을 저지하는 투쟁에 돌입했고 그해 4월12일 1000여 명의 경찰이 KBS본관에 투입돼 117명이 연행됐다. 이후 방송사상 유례없는 제작거부 등의 투쟁이 지속되면서 4월30일 다시 경찰 3000여 명이 투입돼 333명의 KBS 사원들이 연행됐다.

이와 같은 정권 차원의 KBS 사장 몰아내기는 2008년 MB정부의 정연주 전 KBS 사장 해임으로 재현됐다.

최순실 “홍라희, 홍석현과 함께 실권 쥐려고 해”

최순실씨(61‧구속기소)가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 1년 전인 2014년 측근인 박원오 전 대한승마협회 전무(67)에게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49)으로의 삼성그룹 경영권 승계가 필요하다고 언급한 것으로 확인됐다고 경향신문이 단독 보도했다.

경향신문에 따르면, 박 전 전무는 지난해 말 검찰 특별수사본부 조사에서 “최씨가 ‘이 부회장이 꼭 삼성그룹의 후계자가 돼야 한다. 그래야 국가경제가 발전한다’고 말했다”고 진술했다. 

박 전 전무는 최씨의 딸 정유라씨 승마훈련을 도와주는 등 최씨와 삼성과의 관계를 잘 아는 인사다.

▲ 경향신문 6일자 8면.
▲ 경향신문 6일자 8면.
박 전 전무는 “최씨가 ‘홍라희씨(이 부회장 어머니)가 이 부회장을 탐탁지 않아 한다. 홍씨는 딸 이부진씨(이 부회장 동생)하고만 친하고, 자기 동생(홍석현 중앙일보·JTBC 회장)과 함께 자기가 실권을 잡으려 한다’고 말했다”고도 했다.

경향신문은 “박 전 전무는 최씨가 이 같은 발언을 한 시점에 대해 정씨가 금메달을 딴 2014년 9월 인천아시안게임 이전이라고 기억했다”며 “최씨가 정씨의 승마경기를 보러 한국마사회 경기장에 왔는데, 승마협회 회장사를 한화 대신 삼성이 맡아야 한다면서 이런 얘기를 꺼냈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경향신문은 “실제 박 전 전무가 최씨 발언을 접한 뒤인 2015년 3월 승마협회 회장사가 삼성으로 바뀌었다”며 “이어 박 전 전무는 2015년 4~11월 독일에 체류하면서 정씨의 승마훈련을 도와줬고, 같은 기간 삼성은 최씨 모녀에게 213억원을 지급하기로 약속한 뒤 지금까지 77억9735만원을 지원했다”고 덧붙였다.

한겨레 “MBC 사장 선임 중단하라”

한겨레는 6일자 사설을 통해 MBC 대주주 방송문화진흥회(방문진)를 강하게 비판했다. 

방문진법 개정안을 포함한 언론관계법 개정안을 20대 국회가 검토하고 있는 와중에 방문진이 2월 안으로 차기 사장을 뽑겠다는 것은 국민을 우롱하는 처사라는 비판이다.

새누리당이 언론관계법 개정안을 가로막고 있는 상황에서 MBC 사장 선임은 오는 대선 국면에서 여권에 유리한 방송 환경을 만들겠다는 꼼수라는 것이다.

▲ 한겨레 6일자 사설.
▲ 한겨레 6일자 사설.
한겨레는 “현재의 방문진은 공영방송인 문화방송을 박근혜 정권의 주구로 떨어뜨린 주역”이라며 “그런 방문진이 한마디 반성도 사죄도 없이 새 사장 세우기에 골몰하는 것은 시청자와 문화방송 구성원들의 방송 정상화 염원을 우롱하는 짓”이라고 비판했다.

한겨레는 “문화방송 공영성 파괴의 일차 책임이 방문진에 있음은 더 말할 것도 없다”며 “그런데도 고영주 방문진 이사장은 얼마 전 ‘애국 시민들은 문화방송만 보고 있다’는 황당하기 이를 데 없는 발언을 했다. 이런 인사가 또다시 사장 선임을 주도한다면 새로 뽑힐 사장이 제2의 안광한이 되리라는 것은 불 보듯 뻔하다”고 비판했다.

한겨레는 “더구나 방문진이 새 사장을 선임한다 하더라도 현재 방문진법 개정안을 포함한 언론관계법 개정안이 국회에서 통과될 경우, 3개월 안에 방문진 이사진이 전원 교체되어 새 사장을 뽑아야 한다”며 “이런 사정을 알면서도 사장 선임을 밀어붙이려 하는 것은, 다가올 대선 국면에서도 지금처럼 여권에 일방적으로 유리한 왜곡·편파 방송을 계속하겠다는 뜻으로 볼 수밖에 없다”고 우려했다.

이어 “새누리당은 이제라도 방송 정상화에 딴죽 거는 짓을 그만두고 야당과 함께 법안 통과에 힘쓰기 바란다”고 덧붙였다.

매경, 네이버·카카오 독점 비판

매일경제신문이 포털의 광고 독점을 비난하면서 규제를 촉구했다.

매경은 6일자 IT·과학 섹션에서 네이버·카카오 등 포털 ‘빅2’의 국내 광고시장 독점이 갈수록 심화하고 있다고 우려했다.

매경에 따르면, 두 포털 회사의 지난해 광고 매출은 3조5000억 원에 달한다. 

이 수치는 지난해 3700여 개 신문 전체와 지상파 3사(KBS·MBC·SBS) 광고 매출을 모두 합한 규모(2조7000억 원대)보다 1조원 가까이 많다는 것이다.

네이버는 지난해 광고로만 2조9670억 원의 매출을 올렸고 이 수치는 네이버 전체 매출 가운데 73%에 해당한다. 

▲ 매일경제신문 6일자 IT·과학 섹션.
▲ 매일경제신문 6일자 IT·과학 섹션.
콘텐츠를 통한 매출은 지난해 1분기부터 4분기까지 연속 하락했지만 광고 매출은 꾸준히 상승했다는 것이 매경의 분석이다.

카카오도 지난해 광고로 5200억 원이 넘는 수익을 기록했고, 이는 2015년 실적에는 미치지 못하지만 업계에서는 성장을 기대하고 있다는 것. 

매경은 “온라인 광고 독식 현상이 심화되자 일각에서는 규제에서 지나치게 자유롭기 때문이라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고 분석한 뒤, “포털·소셜네트워크 서비스 등 인터넷 기업에 대한 규제안을 연구하겠다”는 최성준 방통위원장의 멘트를 전했다.

이에 네이버는 “먼저 구글과 페이스북 등 외국 사업자의 국내 광고 점유율을 파악하는 등 국내외 업체를 동등하게 대우하는 틀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매경은 이 지면 박스 기사로는 네이버 실시간 검색어 개편 소식을 다뤘다.

포털 입맛, 문화는 망가진다

포털 문제를 지적하는 기사는 매경뿐 아니다. 

남지은 한겨레 대중문화팀 기자는 “포털 연예기사 만족하시나요”라는 칼럼을 통해 포털 입맛에 맞춰가는 연예·방송·문화 기사들의 문제점을 비판했다.

남 기자는 “포털 특히 네이버 연예란에는 가십성 혹은 줄거리 나열 같은 ‘기사 아닌 기사’들이 하루에도 수십 수백건 메인페이지에 올라온다”며 “많은 기자들이 드라마를 보며 줄거리를 실시간으로 내보내고, 예능에서 출연자 간에 오간 이야기를 기사화한다. 보도자료를 그냥 ‘컨트롤+브이’ 하고 내보내는 일도 허다하다”고 비판했다.

남 기자는 “홍보 담당자들이 보내온 자화자찬 평가를 토씨 하나 고치지 않고 기자 이름을 달고 내보낸다”며 “보도자료 의존 기자가 늘면서 요즘은 홍보 담당자들이 취재도 한다. 작가나 배우를 인터뷰해 보도자료로 뿌리면 관련 인터뷰 기사가 수십개 쏟아진다. 방송사에 등록된 연예 매체만 100개나 된다는데, 갈수록 발품은 줄고 받아쓰기만 해댄다”고 비판했다.

▲ 한겨레 6일자 남지은 기자 칼럼.
▲ 한겨레 6일자 남지은 기자 칼럼.
문제는 이런 기사들이 포털의 메인을 장식한다는 것이다. 포털이 선호하는 기사가 있고 매체가 여기에 따라가다보니 단독만 붙인 내용 없는 기사들이 쏟아진다는 것이다.  

남 기자는 “연예뉴스에서 포털의 영향력은 막강하다. 신문도 그렇지만 특히 온라인 매체는 포털 메인에 뜨지 않으면 경쟁력이 없다”며 “온라인 매체들은 포털 특히 네이버가 어떤 기사를 메인에 자주 띄우는지까지 분석한다. 요즘 단독 아닌 단독 기사가 쏟아지는 것도 그런 이유”라고 분석했다.

남 기자는 국가기간뉴스통신사인 연합뉴스도 ‘단독’ 문구를 남발하는 것을 지적한 뒤 “연예인 한명의 인터뷰를 굳이 ① ② ③으로 쪼개어 송출하는 것도 ‘긴 기사는 메인에 잘 안 걸리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남 기자는 “메인 등극 여부가 연예 매체의 권력이 되기도 한다. 하지만 과연 이게 정상일까. 오히려 연예·문화를 망가뜨리고 있지는 않을까”라고 의문을 제기한 뒤 “포털 뉴스로 정보를 접하고 글을 읽으며 자란 이들이 결국 문화를 형성하는 주체가 된다. 내가 쓴 기사가, 내가 선택한 기사가 누군가에게 영향을 끼친다고 생각하면 기자와 창구의 책임감은 갑절로 커져야 한다”고 덧붙였다.

▲ 중앙일보 6일자 23면.
▲ 중앙일보 6일자 23면.
이투데이 신임 대표, 길정우 전 새누리 의원

이투데이가 길정우 전 새누리당 국회의원을 신임 총괄 대표이사로 선임했다고 5일 밝혔다.

길 전 의원은 1995년 중앙일보에 입사해 워싱턴 특파원, 논설위원 등을 거쳤다. 2012년에는 제19대 국회의원(서울 양천구 갑)으로 선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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