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춘을 맞은 2월4일에도 거리에는 시민들이 모여 한국 사회 적폐 청산을 외치고 있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에 대한 구속과 박근혜 대통령의 퇴진을 외치는 시민들의 목소리가 거리에 울려퍼졌다.

박근혜정권퇴진 비상국민행동은 4일 오후 2시 서울중앙지방법원 앞에서 ‘박근혜 퇴진! 이재용 구속!' 집중 집회를 열었다. 이날 집회에는 약 1500여명(주최측 추산)의 시민들이 참여했다.

서울중앙지방법원 앞 삼거리는 변호사 등 60여명의 법률가들이 지난달 19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에 대한 구속영장이 기각된 직후부터 규탄의 의미로 노숙농성을 16일간 이어온 곳이다. 법률가들이 집단 노숙농성에 나선 것은 사상 초유였다. 

▲ 4일 오후 2시 서울중앙지법 앞에서 열린 집회에 참가한 시민들. 사진=차현아 기자
▲ 4일 오후 2시 서울중앙지법 앞에서 열린 집회에 참가한 시민들. 사진=차현아 기자
정연순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 회장은 “모든 국민은 법 앞에 평등하다는 말 한마디를 우리 사회에 구체적으로 실현하는 그날 우리 사회에도 봄이 온다”면서 “모든 국민이 법 앞에 평등하다는 기본 원칙을 확인하기 위해 우리 사회의 겨울을 물리치고 새로운 사회 만들기 위해 이재용 부회장 구속은 반드시 쟁취해야 할 하나의 과제”라고 발언했다.

법률가 농성단 대표로 발언한 이호중 서강대 교수도 “노동자의 숨통 조여가며 비정규직 확대해달라고 정부에 요구하고, 성과 연봉제로 노동자의 삶과 존엄을 파괴하는 정책을 뒷구멍으로 거래하고자 했던 것이 삼성과 재벌”이라며 “노동자의 피와 땀으로 만들어진 돈을 가지고 장난치고 거래해 이재용 부회장은 수조원에 이르는 이익을 다시 챙긴 것이다. 이것이 현재 우리가 보고 있는 삼성과 한국 사회 재벌의 민낯”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 4일 오후 2시 서울중앙지법 앞에서 열린 집회에서 참가자들이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구속영장 기각을 규탄하고 박근혜 대통령 퇴진을 외치고 있다. 사진=차현아 기자
▲ 4일 오후 2시 서울중앙지법 앞에서 열린 집회에서 참가자들이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구속영장 기각을 규탄하고 박근혜 대통령 퇴진을 외치고 있다. 사진=차현아 기자
이날 변호사 등 법률가들과 전국 법과대학교수들은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에 대한 구속 영장 기각을 규탄하고 사법개혁을 요구하는 성명을 발표했다.

전국 법학교수 139명은 이날 발표한 성명서에서 “우리 법학자들은 그 영장기각은 법 앞의 평등 및 정의의 원칙을 완전히 무시한, 이재용 한 사람만을 위한 자의적 법 창조라는 점에 깊은 우려를 표한다”고 밝혔다.

또한 이들은 “법 앞의 평등 원칙이 삼성그룹의 총수 이재용에게도 어김없이 관철된다는 것을 영장 발부로써 보여줘야 한다. 지금까지 드러난 범죄 사실로 볼 때, 이재용에 대한 구속영장 발부를 거부할 어떠한 정당한 사유도 없다”며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에 대한 구속영장을 촉구했다.

이어 “우리 법학자들은 사법부가 뼈를 깎는 각성으로 철저한 사법개혁을 단행할 것을 촉구하며, 법 앞의 평등과 민주주의에 충실한 사법제도를 구현하기 위해 국민과 함께 과감한 사법개혁에 힘을 모을 것을 다짐한다”고 덧붙였다.

▲ 4일 오후 2시 서울중앙지법 앞에서 열린 집회에서 참가자들이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구속영장 기각을 규탄하고 박근혜 대통령 퇴진을 외치고 있다. 사진=차현아 기자
▲ 4일 오후 2시 서울중앙지법 앞에서 열린 집회에서 참가자들이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구속영장 기각을 규탄하고 박근혜 대통령 퇴진을 외치고 있다. 사진=차현아 기자

이들은 집회 직후 서울 강남역 부근에 있는 삼성 사옥으로 행진했다. 삼성 사옥 앞에서는 노동인권 탄압을 규탄하는 발언과 퍼포먼스 등이 진행된다.

저작권자 © 미디어오늘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