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으로부터 38년 전인 1979년 박근혜 대통령은 '새마음의 길'이라는 책을 썼습니다. 육영수 여사가 피살되고 퍼스트레이디가 된 박 대통령은 최순실의 아버지 최태민과 함께 새마음갖기운동이라는 정신개조운동을 벌였습니다. '새마음의 길'은 새마음봉사단 총재로서 박 대통령이 전국을 돌며 연설한 내용을 모은 발언록입니다.

책 속에서 박 대통령은 국가와 민족 그리고 개인이 한몸이 된 착각을 불러일으킵니다. 국가를 위한 무조건적인 희생을 요구하는 것은 물론 물질만능주의라는 표현을 써가며 사사로운 것에 욕심을 부리는 인간은 괴물보다 추악하다고까지 합니다. 

현재 최순실의 국정농단으로 탄핵으로까지 몰리면서도 최순실로부터 '조금의 도움'만 받았다고 항변하는 박 대통령의 모습과 대비돼 '새마음의 길'에서 박 대통령은 현실에 존재하지 않은 인물로 보입니다. 

“단 한 명이라도 갱도에 갇히거나 물에 빠지면 온갖 노력을 다하여 생명을 구하려고 하는 인명 중시의 사고는 인간은 중요하고 존귀한 존재이기 때문이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짐승만도 못한 사람’이라는 표현이 있는 이유는 인간답지 못한 인간이 있기 때문일 겁니다.”

1978년 9월 11일 박근혜 대통령이 경기도 새마음 중‧고등학생 연합회 발대식에서 늘어놓은 격려사입니다. 단 한 명이라도 갱도에 갇히거나 물에 빠지면 온갖 노력을 다해 생명을 구해야 하는 것은 당연한 일로 보입니다. 세월호 참사 당일 박 대통령은 온갖 노력을 다했을까요. 세월호 참사 당일 7시간 동안 제대로 지시도 내리지 못하고 관저에 머물렀던 박 대통령의 과거 발언이라곤 믿겨지지 않습니다. 

박 대통령은 누구를 위해 새마음의 길을 걷고자 했던 것일까요. 책 속 박 대통령의 발언을 정리했습니다. 

“자기의 모든 성과 열을 다해 자신이 해야 할 일을 하고 있는 사람은 바로 그 순간 국가라는 큰 공동체를 위해 최대의 공헌을 하고 있는 것이라고 믿으며 이러한 사람이라면 평화 시에는 자신의 직분에 모든 정성을 쏟고, 나라의 위기 시에는 목숨까지도 바쳐 나라를 구하는데 주저하지 않을 것입니다.”

새마음갖기 전라남도 도민 궐기 대회 격려사 中 1977.5.26. 

“물질이 정신적 가치를 지배하는, 말하자면 주객이 전도된 사회의 공통된 특징은 극단적인 이기주의, 개인주의, 사치와 낭비 그리고 퇴폐성 등이라 하겠습니다.”

새마음갖기 경상북도 도민 궐기 대회 격려사 中 1977.5.11.

“예의 참 의미는 우선 마음 안에 진정한 뜻이 있음이 전제가 되기 때문에 형식보다는 성실성이 예의 근본이라 할 것입니다. 그러므로 예를 들어 마음에도 없는 말을 꾸며내어 자기 이익을 얻기 위해 남을 칭찬하는 것은 예가 아님은 물론, 상대방에 대한 모독이 될 것입니다.”

“하늘의 은혜가 없음으로 인해 재산을 모으고 돈을 많이 벌 수 없는 것이 아니라, 남이 뭐라고 하는지도 모르고 물욕, 명예욕에 온 정신을 팔고 그것을 얻지 못해 안달할 수밖에 없는 상태로 치닫는 자기의 마음이 무서운 것입니다. 그런 상태에선 눈이 있어도 보지 못하고 귀가 있어도 듣지 못하며 머리가 있어도 생각할 줄 모르고 양심이 있어도 움직이지 않습니다. 물질만능주의는 이 모든 것을 가려 버리기 때문입니다.“

“우리가 진정으로 새마음을 갖지 않고서 새마음을 가졌다고 주장한다면 그 말은 이 사회를 잠시 속일 수는 있겠으나 하늘은 우리의 참 마음을 아실 것이며 따라서 참된 축복은 오지 않을 것입니다.”

새마음갖기 부산시 시민 궐기 대회 격려사 中 1977.6.3. 

“‘적은 내부에 있다, 내부에 있는 적이 더 무섭다’는 이야기도 있지만, 배를 침몰시키는 것은 바닷물이 아니라 배 밑의 조그만 구멍이듯이, 이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울 수도 있지만 또한 가장 무서운 것이 있다면 그것은 바로 유혹에 빠지기 쉽고 자만하기 쉬운 자기 자신의 마음이라 하겠습니다.”

“어디에 노예가 되어 버린다는 것은 참으로 슬픈 일입니다. 그런데 그러한 노예는 옛날 역사에만 존재했던 것이 아니라 오늘날도 있습니다.”

새마음갖기 강원도 도민 궐기 대회 격려사 中 1977.10.18.

“중상모략의 뼈아픈 고통을 자기 자신은 받기 싫어하면서 한편으로는 모든 수단과 방법을 동원하여 그것을 남에게 행하고 그 결과를 기뻐하면서 그래도 나는 인간이라고 자처하는 사람들도 없지는 않을 것입니다.”

새마음갖기 충청북도 도민 궐기 대회 격려사 中 1977.10.28

“올바르고 굳건한 가치관은 전수되지 않고 재산만을 물려주었을 때 그 재산은 얼마 안 가 탕진되고 자손은 결국 사회의 낙오자가 되고 마는 예는 한 나라에도 마찬가지로 적용된다고 하겠습니다.”

새마음갖기 결의 실천 경기도 노인 대회 및 대학생 연합회 도지부 발대식 격려사 中 1978.9.1

“존귀한 우리 인간의 마음이 고우면 아름다운 우주, 우리 마음이 때묻고 더러우면 더러운 우주가 되어 버린다고 해도 지나친 표현은 아닐 것입니다.”

새마음갖기 국민 운동 불교 부산‧경남 지부 결성 대법회 격려사 中 1978.9.6.

“멸망을 초래하는 원인은 항상 외부에 있었던 것이 아니라 내분과 사치, 또는 사회 구조를 그 시대시대에 맞게 변화시키고 대처해 나가는 능력이 결여된 데에 있었습니다.”

부산시 새마음 중‧고등 학생 연합회 발대식 격려사 中 1978.6.19

“단 한 명이라도 갱도에 갇히거나 물에 빠지면 온갖 노력을 다하여 생명을 구하려고 하는 인명 중시의 사고는 인간은 중요하고 존귀한 존재이기 때문이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짐승만도 못한 사람’이라는 표현이 있는 이유는 인간답지 못한 인간이 있기 때문일 겁니다.”

경기도 새마음 중‧고등 학생 연합회 발대식 격려사 中 1978.9.11

“불량 식품이나 불량 제품은 자기 맡은 바 일에 모든 성과 열을 다하지 않은 제조업자 때문에, 전복된 배 사고는 인원수를 철저히 지키지 않은 무책임에서, 터무니없이 비싼 가격은 공정한 액수만을 받는 것이 바로 상혼에 충실한 것임을 망각한 데에서 오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강원도 새마음 중‧고등 학생 연합회 발대식 격려사 中 1978.9.21.

“사사로운 욕심에 사로잡혀 인간의 도리를 망각하는 비인간적 태도는 한겨울 찬바람보다 더 쌀쌀하고, 거짓과 중상을 행하는 마음은 그 어느 괴물보다 더 추악할 것입니다.”

경상남도 새마음 중‧고등 학생 연합회 발대식 격려사 中 1978.11.2.

“나쁜 짓을 하는 사람, 또는 물욕, 명예욕으로 정신없이 치닫는 사람들은 자기를 극복하지 못하여 스스로 자신의 고귀성을 깎아내리고 있다고 보아야 할 것입니다.”

전라북도 새마음 중‧고등 학생 연합회 발대식 격려사 中 1978.11.10.


“많이 배웠고 많이 안다고 자부하면서도 옳지 못한 일을 행한다면 그 사람의 십년 공부는 헛되다고 할 수밖에 없습니다.”

“더러운 옷의 빨래나 방 청소는 남이 대신해 줄 수도 있겠지만 아무도 남의 마음을 깨끗하게 할 수 없으니 ‘스스로 악을 하면 스스로 더러워지고 스스로 악을 하지 않으면 깨끗해지는’ 원리를 모르는 사람이 어디 있겠습니까.”

전국 새마음 중‧고‧대학생 총연합회 발대식 격려사 中 1978.1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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