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유학생 동원설’ 빌려 촛불 폄훼

중국 정보기관이 박근혜 대통령 탄핵 촛불집회에 중국 유학생들을 몰래 참여시켰다는 동아일보 기자의 주장이 논란을 부른 가운데, 한 지역 언론은 이를 마치 사실인양 인용한 뒤 촛불 집회를 폄하했다.

이정훈 동아일보 출판국 편집위원은 지난달 25일 자신의 블로그를 통해 “지금 한국에는 6만여 명이 넘는 중국 유학생이 머물고 있다”며 “중국은 이 유학생들을 박근혜 대통령 탄핵을 위한 촛불 시위에 몰래 참여시켰다”, “우리 국민들은 모르지만 중국 정보기관이 박 대통령을 밀어내는 공작을 벌였다는 것은 정보 세계에서는 진실”이라고 주장한 바 있다.

경북도민일보는 1일자 사설에서 이정훈 위원의 주장에 대해 “현직 기자가 자기 이름을 걸고 ‘중국 정보기관이 박 대통령을 밀어내는 공작을 벌였다는 것은 정보 세계에서는 진실이다’라는 글을 올렸다는 것만으로도 심각하게 받아들여야 한다”고 썼다.

▲ 경북도민일보 1일자 사설.
▲ 경북도민일보 1일자 사설.
경북도민일보는 “중국은 최근 한국산 화장품 등 각종 수출품, 심지어 양변기까지 시비를 걸고 수입을 금지했다”며 “소프라노 조수미씨의 중국 공연까지 방해하는 저질 수법까지 마다하지 않고 있다. ‘중국은 이 유학생들을 박근혜 대통령 탄핵을 위한 촛불시위에 몰래 참여시켰다’는 이정훈 기자의 글을 흘려 듣기 어려운 이유”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국민들은 ‘촛불’의 정체에 ‘중국 유학생’을 함께 떠올려야 하는 악몽에서 헤어나지 못하게 됐다”고 주장한 뒤 “특히 촛불 현장에 강아지를 끌고 나온 모습이 겹쳐져 촛불 트라우마가 더 커질지도 모른다”고 밝혔다. 이 신문은 촛불집회 참여자들이 반려동물과 함께 거리로 나온 것에 불편함을 느낀 것으로 보인다. 일부 참여자들은 ‘박근혜 아웃’, ‘하야하라’ 등의 구호가 적힌 종이나 천을 반려동물 몸에 붙이고 촛불집회에 참석해 주목을 받았다.

경북도민일보는 “‘촛불’의 문제점은 촛불 그 자체가 아니라 촛불에 놀라, 촛불을 과대평가해 대통령 탄핵을 밀어붙이고, 야당만의 특검을 발족시킨 ‘반헌법’적인 행태가 거듭됐다는 사실이다. ‘촛불’이라는 존재를 무겁게 받아들이면서 헌법 절차를 따랐다면 국가원수가 사라져 미국 대통령과 정상회담도 하지 못하는 기막힌 현실은 피할 수 있었을 것”이라고 아쉬워했다.

설 예능 1인자는 ‘아육대’

지난 설 연휴 기간 동안 10대들은 MBC ‘2017 아이돌 스타 육상·양궁·리듬체조·에어로빅 선수권대회’(아육대)를 즐겨 봤던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달 31일 시청률조사회사 TNMS가 지난 27일부터 30일까지 전국 9000명을 대상으로 시청률 조사를 한 결과, 10대에서는 아육대가 평균 시청률 5.3%로 설 특집 프로그램 가운데 가장 높았다.

아육대 2부의 경우 전체 연령층에서 평균 시청률 12.2%를 기록해 동시간대 1위를 기록했다.

▲ 서울신문 1일자 23면.
▲ 서울신문 1일자 23면.
20대에서는 배우 권상우와 방송인 정준하가 출연한 MBC ‘가출선언 사십춘기’가 4.6%로 가장 높았다.

30대와 40대는 설날 특선영화에 주목했다. 30대에선 지난 28일 방송된 SBS 특선영화 ‘검사외전’ 시청률이 6.9%로 높았고, 40대에서는 30일 KBS 2TV 특선영화 ‘미션임파서블:로그네이션’이 10.7%로 집계됐다.

은근슬쩍 중간광고 ‘꼼수’ 비판

한국일보 강은영 기자는 설 연휴 지상파가 프로그램을 1·2부로 나누고 그 사이에 광고를 편성하는 행태에 대해 “중간광고를 지상파가 은근슬쩍 시청자에게 들이민 일종의 ‘꼼수’였다”고 비판했다.

강 기자는 1일자 기자 칼럼을 통해 “MBC와 SBS가 설날 특집 예능프로그램이나 영화를 1부와 2부로 나누어 편성한 것부터 수상쩍었다”며 “프로그램이 끝나지도 않았는데, 중간에 광고가 튀어나왔다. 1분 동안 15초 내외의 광고 4~5개를 붙이기 위해 지상파는 눈총을 감수하며 실험을 강행했다”고 지적했다.

강 기자에 따르면, MBC는 ‘무한도전-위대한 유산’, ‘발칙한 동거 빈방 있음’ 등을 1·2부로 편성했고 SBS의 경우 특선영화 ‘님아, 그 강을 건너지 마오’, ‘K팝스타6- 더 라스트 찬스’, 수목극 ‘사임당, 빛의 일기’, ‘생 리얼수업 초등학쌤’ 등 4개 프로그램을 잇달아 1·2부로 나눴다.

KBS는 2TV에서 방영한 설특집 영화에 1·2부를 붙여 편성했고, EBS 역시 ‘사운드 오브 뮤직’을 반으로 나눴다는 것.

▲ 한국일보 1일자 24면.
▲ 한국일보 1일자 24면.
강 기자는 “명절에 방영되는 영화가 시청률이 높다는 계산이 반영된 결과”라며 “프로그램 중간을 싹둑 잘라 1분 이상 동안 치고 빠지는 치밀한 광고전략을 짠 셈이다. 케이블 채널이나 종편 채널에만 허용된 중간광고를 지상파가 은근슬쩍 시청자에게 들이민 일종의 ‘꼼수’였다”고 지적했다.

강 기자는 “방송통신위원회나 방송통신심의위원회로부터 아무런 제재를 받지 않는다”며 “1부와 2부 끝에 프로그램 타이틀을 거는 등 방송법에 어긋나지 않게 광고 형태만 바꾼 것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TV조선, ‘바로 옴부즈맨’ 제도 도입

TV조선이 시사·보도 프로그램 신뢰도와 공정성을 높이기 위해 1일부터 ‘바로 옴부즈맨’ 제도를 도입한다고 밝혔다.

TV조선 뉴스나 시사 프로그램 진행자, 출연자가 사실과 다른 이야기를 하는지, 막말이나 타인의 명예를 훼손하는 표현을 쓰는지 등을 실시간으로 지켜보겠다는 것이다.

조선일보는 1일 지면에서 바로 옴부즈맨 관련 소식을 전하며 “문제가 있으면 자막이나 앵커 멘트 등으로 즉시 필요한 시정 조치를 하게 된다”고 밝혔다.

이상목 TV조선 보도운영부장은 “최순실 국정 농단 사태가 수개월간 지속되면서 정확하고 품격 있는 방송 수요가 많아지고 있다”며 “TV조선이 이런 시청자들의 바람을 앞장서 실천하겠다”고 밝혔다.

서찬석(60) 전 KBS 심의부장, 하석봉(60) 전 KBS 사회공헌부장, 최승규(57) 전 강릉MBC 보도부장, 김진성(49) 전 SBS 심의실 차장 등 4명이 ‘바로 옴부즈맨’으로 위촉됐다.

▲ 조선일보 1일자 2면.
▲ 조선일보 1일자 2면.
만리장성에 막힌 페이스북

소셜미디어그룹 페이스북의 중국 진출이 지지부진하다는 보도가 나왔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페이스북이 지난 2015년 말 중국 베이징에 사무소를 낼 수 있는 라이선스를 받았음에도 사무실을 개소하지 못했다고 3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 소식을 국내에 전한 한국일보는 “페이스북은 그동안 인구 대국인 중국 진출에 심혈을 기울여왔다”며 “사용자가 늘어야 광고 수입이 늘어 성장세를 이어갈 수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페이스북 최고 경영자 마크 저커버그는 2015년 10월 칭화대에서 중국어로 강의를 하고 지난해 3월에는 스모그가 낀 천안문 광장을 마스크 없이 조깅하는 모습을 공개해 중국 구애에 나선 바 있다.

한국일보는 “이 밖에도 페이스북은 2014년 세계 최대 반도체 업체인 인텔에서 10년 이상 일한 왕리 모저를 채용, 중국 당국과 관계 개선 의지를 내비치기도 했다”며 “‘조용한 해결사’로 불리는 그는 인텔이 중국에 25억 달러 규모의 공장을 건설하는 데 도움을 준 인물”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WSJ은 페이스북이 대규모 일자리를 담보할 수 없다는 점, 중국 소셜미디어 기업들이 성장하고 있다는 점, 중국 정부의 온라인 통제가 강화하고 있다는 점 등을 들어 페이스북의 중국 진출에 부정적인 전망을 내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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