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뱃값 인상 정책이 시행된 지 2년 만에 담배 수입액 최고치를 기록했다. 국민의당 이용호 의원은 31일 정부의 담뱃값 인상 정책이 실패했다며 담뱃값을 대폭 인하할 것을 촉구했다.

이용호 의원은 보도자료를 통해 지난 2015년 정부가 내놓은 국민건강증진 및 금연정책 명목의 담뱃값 인상 정책은 실패했으며 사실상 금연 효과는 전혀 나타나지 않았다고 밝혔다. 담뱃값을 2000원 가량 인상한 2015년 담배 반출량은 31억 7,000만 갑으로 2014년 담배 반출량인 45억 2,000만 갑에 비해 감소하는 듯 보였으나 이듬해인 2016년 37억 5,000만 갑을 넘기며 전년 대비 약 20%의 증가 추세를 보였다.

원 가격의 80%를 대폭 인상한 정부의 담뱃값 인상 정책은 오히려 수입 담배의 판매량을 증가시켰다. 2012년과 2013년, 2014년 각각 40% 미만 이었던 수입 담배 점유율은 담뱃값 인상 정책이 실시된 2015년 43.2%, 2016년 상반기까지 42.4%로 증가했다. 2016년 담배 수입액은 4억 1,020만 4,000달러로 1996년(4억 2,401만 4,000달러)이후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는 20년 만에 처음으로 4억 달러를 돌파한 수치였다.

정부의 국민건강증진 및 금연정책 명목으로 보면 담뱃값 인상 정책은 실패했으나 국세 증가에는 효과를 톡톡히 봤다. 이용호 의원은 담뱃세가 2014년 7조원, 2015년 10조 5,000억 원에서 지난해인 2016년 12조 4,000억 원으로 늘어났다고 보고했다. 

한편 정부가 흡연 규제 정책의 일환으로 실시한 흡연 경고 그림 부착 담뱃갑이 판매된 지 한 달째로 접어들면서 그 효과에 대한 의문이 증폭되고 있다. 담뱃갑에는 각종 질병에 노출된 흡연자의 모습 등 혐오스러운 그림을 삽입해 흡연율을 낮추기 위한 효과를 노렸다. 

그러나 흡연 경고 그림이 부착된 담뱃갑을 접한 소비자들의 반응은 사뭇 달랐다. 흡연자 조모씨(50‧남)는 “담배는 일종의 기호품인데 혐오를 유발하는 경고 그림을 부착하는 것 자체가 기분 나쁘다”며 불편한 기색을 드러냈다. 흡연자 김모씨(25‧남)는 “그림이 너무 극단적이라 별로 와 닿지 않는 것 같다. 차라리 질병에 노출되는 중간 과정의 폐해를 담았으면 효과가 있었을 것 같기도 하다. 처음 봤을 땐 기분 나빴지만 계속 보다보니 괜찮아졌다”고 말했다.

흡연자 박모씨(25‧여)는 “처음에는 무슨 그림인지 몰랐는데 자세히 보니 내가 폐뚜껑을 땄더라. 흠칫 놀랐다. 아무래도 여자다 보니 후두암 사진 같은 경우는 외모와 직결된다고 생각해서 무섭기도 했다. 그렇지만 담배 필 마음이 가시지는 않았다”며 “불쾌감을 느끼는 주변 친구들은 오히려 담뱃갑을 숨기기 위해 케이스를 따로 구매하기도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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