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순실씨가 차은택의 조언을 얻어 SBS 출신 김성우 전 홍보수석을 임명했다는 발언이 나왔다.

23일 박근혜 대통령 탄핵심판 8차 변론에 증인으로 출석한 차은택 전 창조경제추진단장에 대한 신문과정에서 국회 탄핵소추위원단 측이 “최순실씨가 김성우에 대해 아냐고 물은 적 있느냐”고 묻자 증인 차씨는 “(당시 청와대에서) 자문역할을 하고 있던 것으로 알고 있다(고 했다)”며 “자세히는 기억 안 난다”고 말했다.

SBS 기획본부장을 역임했던 김성우 전 홍보수석은 당시 청와대 사회문화특보 자리에 있었다. 2015년 초 김성우 SBS 기획본부장은 사회문화특보로 내정됐음에도 SBS 임원직을 계속 유지하겠다고 밝혀 논란이 되기도 했다. 당시 SBS 관계자는 “김성우 기획본부장은 청와대에서 사회문화특보로 내정됐지만 회사와 상관없이 ‘한류’ 콘텐츠 관련 자문역할을 하는 것일 뿐”이라며 “특보직은 무보수 명예직으로 전화나 비정기적으로 자문 역할을 해 겸임에는 문제”가 없다고 한 바 있다. 논란이 커지자 김성우 특보는 2015년 1월말 SBS에 사표를 제출했다.

소추위원단 측이 “최순실은 증인(차은택)에게 김성우의 정치성향이 어떤지, 좌파적 성향이 있는지, 청와대 홍보수석으로 임명하려는데 의향이 어떤지 물은 적 있느냐”고 물었다. 이에 증인 차씨는 “네, 있다”고 답했다.

▲ 김성우 전 청와대 홍보수석(왼쪽)과 박근혜 대통령의 비선 실세 차은택씨. 사진=연합뉴스, 민중의소리

소추위원단 측이 “송성각(전 콘텐츠진흥원장)을 통해 (김성우에게) 홍보수석 맡을 의사가 있는지 알아보고 전달했죠”라고 묻자 차씨는 “네”라고 답했다.

소추위원단 측이 “이후 김성우가 임명됐죠”라고 묻자 차씨는 “네”라고 답했다.

이어 “증인(차은택)은 최씨가 문체부, 정부조직 등에 임명되는 과정에 어떠한 영향을 가졌다고 볼 수 있죠”라고 묻자 차씨는 “네”라고 답했다.

비선실세 최순실씨가 ‘문화계 황태자’로 불린 차은택씨와 상의해 언론인 출신 김성우에 대한 성향을 검증한 뒤 문제가 없는 것으로 보이자 홍보수석 자리에 임명한 것으로 보인다. 김성우 전 홍보수석은 지난 2015년 2월 홍보수석에 임명돼 지난해 10월까지 청와대에 근무했다. 전국언론노동조합 SBS본부(본부장 윤창현)는 김 전 수석이 매일 홍보수석실 회의를 열어 언론 보도를 ‘비판 보도’ ‘옹호 보도’ 등으로 분류하고 세세하게 모니터를 했다고 비판한 바 있다.

박근혜 정부 초기 홍보수석은 이남기 전 SBS미디어홀딩스 사장이 맡았고, 이명박 정부 당시에는 SBS출신인사로 최금락 청와대 홍보수석 비서관과 하금열 대통령비서실장 등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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