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의 ‘최순실 태블릿 PC’ 보도가 민주언론시민연합(민언련)이 선정하는 2016년 12월 ‘이달의 나쁜 방송보도’에 선정됐다.

강기석 자유언론실천재단 운영위원, 김동훈 전국언론노동조합 수석부위원장, 김언경 민언련 사무처장, 최진봉 성공회대 신문방송학과 교수 등 8명의 선정위원이 꼽은 결과다.

민언련은 관련 MBC 보도가 12월 한 달간 총 11건(‘뉴스데스크’ 기준)에 달한다며 “확인되지 않은 사실을 사실처럼 보도하는 등 태블릿PC의 증거 능력을 문제 삼아 끝까지 박근혜 대통령과 최순실의 범죄 혐의를 축소하겠다는 의도로 볼 수 있다”고 지난 20일 선정사유를 밝혔다.

먼저 비선실세 최순실씨의 측근으로 알려졌던 고영태씨가 국회 청문회에 출석한 지난해 12월7일. 이 자리에서 고씨는 “(최씨는) 태블릿PC를 사용하지 못하는 사람”이라고 증언했다.

MBC 뉴스데스크는 같은 날 “최순실은 태블릿PC 사용 못하는 사람”이라는 리포트를 통해 “(고씨의 증언은) 최씨가 검찰 조사에서 태블릿PC는 자신의 것이 아니라며 일관되게 주장해온 것과 일치하는 부분”이라며 “태블릿PC의 출처가 정확해야 법정에서 증거 능력을 인정받는다는 것이 법조계의 중론이어서 앞으로 태블릿PC를 둘러싼 치열한 공방이 예상된다”고 보도했다.

다음날에도 MBC 뉴스데스크는 리포트 “태블릿PC의 정체는?… 꼬리 무는 ‘의혹’”을 통해 관련 보도를 이어갔다.

MBC 뉴스데스크는 12월17일에도 “태블릿PC의 주인은 누구? 증거 능력 공방”이라는 리포트를 통해 “검찰은 태블릿PC 의혹에 대한 수사에는 소극적”이라고 평가했고, 12월18일자 리포트 “불출석에 ‘모른다’…국정조사 실효성 논란”에선 ‘최순실이 태블릿PC를 사용하지 못한다’는 고씨 증언을 청문회 성과로 꼽기도 했다.

아울러 MBC 뉴스데스크는 12월29일자 “‘태블릿PC 감정해야’ 정호성도 가세” 등의 리포트를 통해 청와대 문건을 최씨에 유출한 정호성 전 청와대 부속비서관의 변호인 차기환 변호사의 주장을 주요하게 보도했다.

▲ MBC 뉴스데스크 지난해 12월30일자 보도. 사진=MBC화면 캡처
차 변호사는 정 전 비서관 변호인으로 선임되기 전부터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최씨의 국정농단의 민낯을 드러낸 ‘JTBC의 태블릿PC 보도’를 비난해왔던 인사다. 그는 최근까지 MBC 대주주인 방송문화진흥회 여당 몫 이사를 맡아 MBC 정상화를 가로막고 있다는 비판을 받았으며 현재는 방문진에서 자리를 옮겨 KBS 이사로 활동하고 있다. 

이 때문에 차 변호사 선임 자체에 여러 논란이 있었지만, MBC는 오로지 ‘태블릿PC 흔들기’에만 혈안이 됐다고 민언련은 평가했다. 민언련은 “태블릿PC가 아니더라도 박 대통령의 국정파탄을 증명하는 다른 증거도 산적하다”며 “MBC가 ‘박 대통령 호위무사’로서 사태의 본질을 흐리려 한다는 비판이 나올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민언련은 “MBC가 지난 12월 한 달 동안 박 대통령의 혐의를 축소하기 위해 진력한 ‘태블릿PC 흔들기’ 보도는 언론 역사에 길이 남을 ‘친정부 기획보도’라 할 만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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