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국 이후 대권 행보를 이어가고 있는 반기문 전 UN 총장의 지지율이 오히려 하락세를 뚜렷이 그리고 있다. 반면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지지율은 30% 가까이까지 상승해 대권주자 지지율 1위를 더욱 다져가는 모양새다.

여론조사전문기관 리얼미터가 23일 밝힌 1월3주차 주간집계에 따르면 여야 차기 대선주자 지지율은 △문재인 29.1% △반기문 19.8% △이재명 10.1% △안철수 7.4% △안희정 4.7%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

반기문 전 UN사무총장은 뚜렷한 여권 대선주자가 없는 상황에서도 여권 지지를 결집해 반등 기회를 잡는 데 실패한 것으로 보인다. 탄핵 정국 이후인 지난해 12월1주차 이후 6주만에 처음으로 10%대로 지지율이 내려앉았다. 특히 20일 일간집계에서는 16.4%로 국정농단 정국이 이어졌던 지난해 11월10일 14.8%이후 가장 낮은 지지율을 기록했다.

반 전 총장은 지난 12일 귀국한 이후 진도 팽목항과 광주 등 전국 각지를 방문하며 사실상 대권 행보를 이어갔지만, 방문 장소마다 ‘1일1실수’ 논란을 일으키며 메시지보다 해프닝만 부각되는 효과만 거뒀다는 평가다.

▲ 출처=리얼미터

반면 문재인 전 대표는 대담집을 출간하는 등 대선공약을 제시하고 광주 및 호남을 향한 행보를 이어가며 지역민심을 다지는 데 주력하고 있다. 주간 집계에서 수도권과 충청권, 20대와 30대, 60대 이상 등 대부분의 지역과 계층에서 지지율이 상승하며 대구·경북을 제외한 모든 지역에서 지지율 선두를 이어갔다. 반기문 전 총장과의 지지율 격차도 10%p 가까이 벌리고 있다. 문 전 대표의 지지율은 자신이 기록했던 2015년 4월3주차 여야 대선주자 전체의 기존 최고치인 27.9%를 21개월만에 경신한 것이다.

안희정 충남도지사는 지난 22일 대선출마를 공식화했지만 지지율(4.7%)의 반등세는 없었다. 지지율 10.1%를 기록한 이재명 성남시장은 국토보유세 신설과 기본소득 지급 등 대선 공약을 내놓은 데 이어 23일 대선 출마를 선언했으나 역시 지지율 하락세를 면치 못했다.

반면 당내 호남의원들과의 결속을 강화하며 국민의당 대선 후보로서 ‘자강론’에 힘을 받기 시작한 안철수 전 국민의당 상임대표의 지지율(7.4%)은 상승세를 기록하며 이재명 성남시장과의 격차를 오차범위 내로 좁혀가고 있다.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은 이번 조사에 처음 포함됐으며, 박원순 서울시장(3.4%)보다 높은 지지율인 4.6%로 6위를 차지했다.

이외에도 유승민 바른정당 의원이 2.2%로 8위, 손학규 전 의원이 1.8%로 9위, 새로 조사에 포함된 심상정 정의당 대표가 1.6%로 10위 등으로 나타났다.

한편 이번 조사는 MBN 매일경제 '레이더P'의 의뢰로 지난 16일부터 20일까지 5일 간 전국 19세 이상 성인남녀 2520명을 대상으로 무선전화와 스마트폰앱, 무선 및 유선 자동응답 혼용방식 등을 통해 실시됐다. 응답률은 15.3%(통화시도 1만6459명 중 2520명 응답)였으며 표본 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2.0%p 였다. 자세한 내용은 리얼미터 또는 중앙선거여론조사공정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고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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