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른바 MB 정권의 ‘방송 장악 3인방’ 중 한 명으로 꼽히는 이동관 전 청와대 홍보수석이 이명박 정부 아래에서 벌어진 해직기자 사태에 대해 자신은 책임이 없다는 태도를 보였다.

이 전 홍보수석은 18일 SBS라디오 ‘박진호의 시사전망대’에서 “해직기자 사태에 책임이 많다는 지적이 많은데 어떻게 보시냐”는 질문에 “회사 안에서 일어난 일까지 저보고 책임지라고 하면 어떡합니까”라고 답했다. 
 
이 전 홍보수석은 “제가 무슨 해직 기자를 지금 블랙리스트 나오듯이 누구 해직시키라고 이야기 한 것도 아니”라며 “그러면 노무현 정부 때 있었던 모든 책임을 당시 비서실장이었던 문재인 전 대표가 다 져야하는 것과 똑같은 논리 아닌가”라고 말했다. 

이어 이 전 홍보수석은 “그건 해당 언론사 회사 안의 일이었다. 그렇게 보시나”라는 질문에도 “물론이다. 그리고 해직된 분들이 해직된 사유를 갖고 일했기 때문에 해직되지 않았을까. 그것을 홍보수석 보고 다 책임지라고 하면…”이라고 답했다.

▲ 2008년 MB정부의 낙하산 사장 반대 투쟁을 하다가 해고된 노종면, 현덕수, 조승호(왼쪽부터) YTN 해직기자. 사진=이치열 기자
이 전 홍보수석의 발언은 현실과 괴리가 있다. 이 전 홍보수석은 청와대 대변인 시절이던 2008년 9월18일 국회 운영위원회에서 참석해 YTN 해직기자 사태를 두고 “파국까지는 아니고 관리 가능한 범위 내에 있다”고 표현했다. 정부가 YTN 사태에 간여한다는 인상을 풍긴 것. 

또 그는 “정상적인 주주총회를 뽑인 사장인데 (노조가) 물리력을 동원해 사장실에 못 가게 하는 등 업무방해 사태인데 법적 구제에 호소할 수밖에 없지 않느냐”고 말해 구본홍 사장이 노조를 고소한 것을 옹호한 것이 아니냐는 논란을 일으켰다. 

박선규 당시 청와대 언론2비서관도 2008년 8월20일 YTN 출입기자였던 우장균 기자를 만나 “청와대는 구본홍 사장을 사퇴시키지 않을 것이며 그것이 대통령의 뜻”이라고 말한 의혹을 받고 있다. 이에 대해 박 전 비서관은 왜곡이라고 반발했다. 

우 기자는 자신의 해고사유에 대해 “YTN 문제가 복잡해지니까 이 홍보수석과 언론 담당 비서관 그 사람들이 ‘우 반장이 노종면, 현덕수 기자보다 앞서 노조위원장을 했는데 어떻게 마무리 좀 해달라’는 부탁 겸 협박을 안 들어줘서 잘린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을 했다”고 말했다.  

해직기자 사태뿐 아니다. 이 전 홍보수석은 YTN에 전화를 해 돌발영상 ‘마이너리티리포트’ 편을 삭제하도록 했다는 의혹도 받고 있다. 해당 편을 삭제했다는 의혹을 받은 홍상표씨는 이 전 홍보수석 후임으로 청와대 홍보수석을 맡았다. 

MB 정권의 방송 장악, 특히 이 홍보수석이 드러난 것은 YTN으로만 한정되지 않는다. 2009년 3월에는 이 전 홍보수석의 고교 1년 선배이자 서울대 정치학과 동기인 전영배 문화방송 기획조정실 통일방송협력팀장이 보도국장으로 임명돼 논란이 됐다. 

이에 대해 노종면 YTN 해직기자는 “저희가 이동관 개인의 책임이라고 하는 것이 아니다. 이는 이명박근혜 정부의 방송 장악의 문제”라면서도 “하지만 정권에 잘 보이면 언론사 사장도 하고 청와대 홍보수석도 하는 시스템을 만들어놓고 나몰라라 해서는 안 된다”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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