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해외는 CMS(콘텐츠 관리 시스템, Contents Management System)경쟁이 한창이다. 이성규 메티아티 랩장은 미디어디렉션연구소와 비알스톰이 16일 오후 한국마이크로소프트 세미나룸에서 개최한 세미나에서 해외사례를 통해 “CMS의 혁신이 기자의 생산성을 높여주고 비즈니스 모델도 만든다”고 강조했다. 

해외에서는 기사를 쓰면 태그를 자동으로 입력하는 CMS가 적지 않고 미국 스타트업 WIBBITZ(위비츠)는 영상을 자동으로 추천해준다. 이 랩장은 “최근에는 기사를 작성하면 즉각적으로 알고리즘이 팩트체크를 하거나 이미지, 영상 등을 재조합해 스스로 영상을 만드는 알고리즘도 나왔다”고 말했다.

▲ 엄호동 미디어디렉션연구소장. 사진=미디어디렉션연구소 제공.
CMS가 비즈니스 영역으로 확대되는 경우도 있다. ‘복스’의 CMS인 코러스는 CMS에 광고상품을 통합해 구글 애널리틱스처럼 광고주들이 브랜디드 콘텐츠가 어떤 반응을 보이는지 파악할 수 있게 했다. 워싱턴포스트는 자체 개발 CMS를 판매해 1억 달러를 벌었다. 이성규 랩장은 “아마존 창업자 제프 베조스가 워싱턴포스트를 인수하기 전 워싱턴포스트 연 매출의 절반을 현재 CMS를 통해 버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엄호동 미디어디렉션연구소장은 알고리즘 CMS의 변화가 독자 확대로 이어질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워싱턴포스트는 ‘고객참여 깔대기 전략’을 적용했다”면서 “우연히 방문한 방문자가 그 기사에 붙은 태그와 알고리즘 추천을 통해 관련기사를 접해 정기방문자가 되고 나중에는 충성고객이 되는 구조”라고 말했다.

엄 소장은 “해외에서는 CMS에 대대적인 변화가 일어나고 있지만 국내에서는 ‘디지털’ 구호만 난무할 뿐 여전히 포털 종속을 벗어나지 못했다”면서 포털 중심 언론시장이 “2013년 뉴스캐스트 때 정점을 찍은 이후 뉴스스탠드 체제에서 내리막길을 걷고 있고 포털 뉴스제휴평가위원회가 규정을 까다롭게 적용하면서 점점 수익이 떨어질 것이라고 본다. 이대로는 지속가능하기 힘들다”고 예측했다.

▲ 2012년 2월~ 2016년 3월 PC 기준 상위 23개 언론PV, UV 합계.(클릭하시면 확대해서 보실 수 있습니다.)
시장에서는 ‘인공지능 비서’로 대표되는 사물인터넷이 상용화되면서 주목받고 있지만 언론에 당장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이라는 분석도 나왔다. 조영신 연구위원은 “포털에서 기사를 찾는 건 여러 기사 중 낱개 단위의 기사를 선택하는 건데, 음성은 하나를 가져와야한다. 그러나 기사는 스펙트럼이 다양하고 개인지향적이기 때문에 호응하기 힘들다”고 말했다. “최순실 기사 보여줘”라고 말했다고 해서 내가 원하는 구성과 논조의 기사가 나오지 않는다.

조 연구위원은 “특정 기사를 선택하기 힘들기 때문에 특정신문을 선택하는 식이 됐다”고 말했다. 아마존의 인공지능 스피커 에코는 “워싱턴포스트 1면 요약해줘”와 같은 기능이 있다. 조 연구위원은 “일각에서는 보이스 시대에는 콘텐츠가 낱개로 팔리는 게 아니라 다시 패키지가 된다고 전망하지만 아직까지는 초기단계”라고 말했다.

뉴스 생산의 온디맨드가 이뤄지면서 미래에는 소수를 위한 맞춤형 기사가 크게 늘어날 것이란 예측도 나왔다. 조영신 SK경영경제연구소 수석연구위원은 “미디어에 알고리즘 기술이 결합되면 ‘동네잔치’같은 독자층이 좁은 기사도 로봇이 만들어 생산비용이 ‘제로’가 된다면 만들지 않을 이유가 없다”고 전망했다. 

이건복 한국마이크로소프트 이사는 “저널리즘 측면에서는 독자의 생각과 관심을 이해하는 것이 그 어느 시대보다 중요하다”면서 “독자에게 새로운 경험을 제공할 수 있는 기술 확보가 중요해질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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