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안광한 사장이 박근혜 대통령의 비선 실세 정윤회씨와 연루돼 보도와 드라마 제작에 개입했다는 의혹이 불거지자 언론단체가 안 사장과 정씨를 업무상 배임과 방송법 위반 혐의 등으로 특검에 고발했다.

MBC를국민의품으로!공동대책위원회(MBC공대위)와 언론단체비상시국회의는 16일 “최근 TV조선과 미디어오늘 보도를 통해 정씨와 안 사장 두 사람의 밀회를 둘러싼 보다 직접적인 증거와 정황이 제기됐다”며 “목격자에 따르면 두 사람은 여러 차례 만나 청와대 관련 보도 협조까지 논했다고 한다. 이는 방송의 독립성과 공정성을 정면으로 부정한 불법 행위”라고 지적했다.

이들 단체는 “지난 해 12월21일 ‘정윤회씨 아들 MBC 출연 특혜 의혹’과 관련 정씨와 안광한 사장, 장근수 MBC 드라마본부장을 특검에 수사 의뢰한 바 있다”며 “정씨 아들이 어떻게 MBC 드라마에 연거푸 출연하게 됐는지, MBC 뉴스가 왜 ‘청와대 방송’이라는 비판을 받고 있는지 진실이 드러나고 있다”고 밝혔다.

▲ 11일 TV조선 ‘뉴스 판’ 리포트 갈무리.
앞서 TV조선은 11일자 ‘뉴스 판’에서 “정윤회씨가 모 방송사 사장과 여러 차례 만나 우호적인 보도를 요구했다고 한다”고 보도했다. 미디어오늘은 해당 방송사 사장이 누구인지 복수의 TV조선·MBC 관계자에게 확인한 결과 정윤회씨와 독대했다는 방송사 사장은 MBC 안광한 사장이라고 보도했다. (관련기사 : 정윤회와 독대했다는 방송사 사장은 MBC 안광한)

MBC공대위 등은 지난 13일 서울 상암동 MBC 사옥 앞 상암문화광장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TV조선과 미디어오늘 기사를 정윤회씨 아들 드라마 출연 특혜 의혹 관련 특검 수사 의뢰 사건에 추가 증거로 제출하겠다고 밝혔다.

이들 단체는 16일 두 사람을 추가로 고발하게 된 이유에 대해 “새로운 증거와 정황이 확인된 만큼 당사자들이 증거를 인멸하기 전 조속한 수사가 필요하다고 판단해 긴급히 특검에 고발장을 제출한다”며 “만일 정씨가 MBC 사장 선임에 개입했거나, 이를 대가로 아들의 출연과 청와대에 협조적인 방송 보도를 요청했다면 이는 희대의 방송농단 사건으로 기록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MBC를국민의품으로!공동대책위원회와 언론단체비상시국회의는 13일 서울 상암동 MBC 사옥 앞 상암문화광장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청와대 비선실세와 공영방송을 농단한 안광한 MBC 사장의 구속과 처벌을 촉구했다. 사진=이치열 기자 truth710@
이들은 “현재 안 사장은 정씨를 만난 사실을 전면 부인하며 자사 뉴스를 통해 결백을 주장하고 있다”며 “수사 과정에서 안 사장의 해명이 거짓으로 드러날 경우 지상파 공영방송 뉴스를 사적으로 장악·악용한 행위에 대해서도 엄중히 책임을 물어주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이어 “특검은 정윤회, 안광한 등이 MBC 보도와 드라마 편성, 인사에 있어 부당한 압력을 행사한 혐의, 업무상 배임 혐의, 위력 행사와 배임수·증재 여부를 철저히 밝혀내 엄벌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앞서 우상호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13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언론이 바로 서지 못하고 정권에 장악돼있던 상황들이 이 나라의 민주주의를 얼마나 후퇴시켰냐”며 “특히 정윤회·최순실과 접촉해서 부역자 노릇을 한 언론계의 간부들은 반드시 밝혀져야 하며, 점에 대해서 특검이 수사해 줄 것을 정식으로 요청한다”고 말했다.

고용진 민주당 대변인도 “대통령의 전직 보좌관으로, 공식 직함도 없는 비선라인이 MBC의 보도 부문부터 드라마 부문까지 장악하고 조정했다면, 이것이야말로 막장 드라마가 아닐 수 없다”면서 ““KBS와 MBC를 ‘청와대 홍보실’쯤으로 여기며 대한민국 언론의 자유를 무너뜨린 책임자들을 준엄한 법의 심판대에 세워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관련기사 : 민주당 “정윤회-안광한 만남?, 막장 드라마”)

저작권자 © 미디어오늘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