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석희 JTBC 뉴스룸 앵커가 YTN‧MBC 해직 언론인들을 ‘앵커브리핑’에서 언급하며 “진정한 의미에서 길들지 않은 사람들의 독립운동은 언제 끝날 것인가”라고 말했다.

2013년 JTBC로 자리를 옮기기 전 MBC에서 한솥밥을 먹던 후배들에게 연대의 메시지를 전한 것으로 보인다. 

손 앵커는 12일 JTBC ‘뉴스룸’ ‘앵커브리핑’ 코너에서 “‘7년-그들이 없는 언론’, 해직 언론인들의 모습을 담은 다큐멘터리가 오늘 개봉했다”고 소개했다.

영화 ‘7년-그들이 없는 언론’(연출 김진혁)은 MB정부와 사측의 언론장악에 맞서 공정방송 사수를 부르짖다 해고됐던 YTN‧MBC 해직 언론인들의 투쟁기를 담은 다큐멘터리다. 

▲ 손석희 JTBC 뉴스룸 앵커는 12일 영화 ‘7년-그들이 없는 언론’을 앵커브리핑에서 소개했다. MBC 언론인들이 공정방송 사수를 기치로 내걸고 거리로 나온 모습을 담은 영화의 한 장면 앞에 손 앵커가 서 있다. 사진=JTBC
손 앵커는 “누군가는 암과 싸우고 있었고, 누군가는 다른 생업을 찾아냈다”며 “결국 아직 돌아갈 곳을 찾지 못해 방황하는 이들은 또 다른 누군가의 말처럼 ‘독립된 나라에서 독립 운동하듯 살아가는 사람들’이었다”고 말했다.

‘암과 싸우고 있는 누군가’는 이용마 MBC 해직기자다. 2012년 MBC 파업 과정에서 해고된 이 기자는 지난해 복막암 판정을 받고 암 투병 중이다.

또 손 앵커가 말한 ‘다른 생업을 찾아낸 누군가’는 박성제 MBC 해직기자를 뜻하는 것으로 보인다. 박 기자는 하이엔드(High-End) 스피커 ‘쿠르베’를 직접 제작하며 스피커 회사 대표로 활동하고 있다.

이어 손 앵커는 일본 소설가 마루야마 겐지의 ‘나는 길들지 않는다’ 가운데 “누구의 지배도 받지 않고 아무도 지배하지 않는 것. 요는 살아있을 것이냐, 살아있지 않을 것이냐다. 나는 길들지 않는다”라는 구절을 읽은 뒤 “모든 언론이 최소한 나는 애완견은 아니라고 외치고 있는 지금, 진정한 의미에서 길들지 않은 사람들의 독립운동은 언제 끝날 것인가”라고 말했다.

해직 언론인들의 지난했던 투쟁을 “길들지 않은 사람들의 독립운동”이었다고 평가하면서도 싸움의 끝이 보이지 않는 현실에 대한 안타까움을 드러낸 것으로 풀이된다.

손 앵커의 브리핑 이후 포털사이트 실시간 검색어에 영화 ‘7년’이 오르는 등 화제를 모았다.

박성제 기자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뉴스룸 앵커브리핑에서 해직언론인 다큐 ‘7년, 그들이 없는 언론’을 소개했다”며 “곧바로 네이버, 다음 실시간 검색어 1위에 올랐다. 고맙습니다. 손석희 선배”라고 감사를 표했다.

2008년 MB정부 낙하산 사장 반대 투쟁을 하다가 해고된 조승호 YTN 해직기자는 ‘앵커브리핑’을 페이스북에 공유한 뒤 “언론은 어떤 역할을 해야 하는가”라며 의미심장한 메시지를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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