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능‧드라마 PD들이 연예 엔터테인먼트로 이직하는 경향이 두드러지고 있다. JTBC 예능을 이끌어온 여운혁 국장이 윤종신이 설립한 연예기획사 미스틱엔터테인먼트(이하 미스틱)으로 이적을 결정했고, MBC 예능 PD들도 YG엔터테인먼트로 이직한다고 알려졌다.

미스틱은 6일 "여운혁 국장은 미스틱엔터테인먼트로 이적하여 예능, 드라마, 모바일 콘텐츠 등 양질의 영상 콘텐츠 기획, 제작을 맡는다"고 공식 입장을 밝혔다. 여운혁 국장은 1993년 MBC PD로 입사하여 '느낌표', '무한도전', '황금어장-무릎팍 도사', '일밤' 등을 연출하고 이후 2011년 JTBC로 이적해 '썰전', ’아는 형님'을 기획했다.

미스틱 측은 "엔터테인먼트 산업에서 콘텐츠의 중요도가 나날이 커지고 있는 상황에서 든든한 조력자를 얻게 됐다"며 "소속 아티스트와 영상 콘텐츠와의 시너지는 물론 종합 엔터테인먼트 콘텐츠 기업으로의 도약을 기대한다"고 말했다.

JTBC 여운혁 PD외에도 MBC 예능국 PD들도 대거 YG엔터테인먼트로 이적할 것으로 알려졌다. MBC ‘라디오스타’를 기획한 조희진 예능2부장과 제영재(무한도전)·김민종(진짜사나이) 예능PD가 YG엔터테인먼트로의 이적이 유력할 것으로 보인다. YG엔터테인먼트 홍보팀 측은 6일 미디어오늘과의 통화에서 “아직 공식적으로 확인된 것은 없다”고만 밝혔다.

▲ 여운혁 JTBC 국장은 JTBC예능국에서 '썰전', '마녀사냥', '아는형님' 등을 기획했다. 사진=JTBC
제작PD들이 연예엔터테인먼트로 옮기는 경향은 최근 연예엔터테인먼트가 자체적으로 드라마나 예능 등을 만드려는 움직임 때문에 나타나는 것으로 보인다. 연예엔터테인먼트가 자사 소속 연예인, 가수 등을 활용해 콘텐츠를 만드려는 것이다.

실제로 AOA, FT아일랜드 등이 소속된 FNC엔터테인먼트 같은 경우 이미 안석준 전 CJ E&M 음악산업부문 대표를 FNC의 상장사인 FNC 애드컬처의 대표이사로 선임하고 방송 제작을 시작했다. ‘시크릿 가든’을 연출한 신우철 감독을 선임하기도 했다. FNC 애드컬쳐는 2017년 지상파 드라마 세 편을 준비 중이다.

YG엔터테인먼트의 경우도 2016년 SBS 드라마 ‘달의연인-보보경심려’, 예능프로그램 ‘꽃놀이패’에 공동 제작사로 참여했다. 2015년부터 방송작가이자 방송인인 유병재, 개그맨 안영미, 배우 강동원 등을 YG로 영입한 것도 자체 콘텐츠 제작을 염두 해두고 있어서 내린 결정으로 볼 수 있다.

▲ YG엔터테인먼트에 소속된 배우들. 사진=YG엔터테인먼트 홈페이지
SM엔터테인먼트의 경우 SM C&C(SM 컬처앤콘텐츠)를 활용해 이미 외주 제작사 기능까지 하고 있다. SM C&C에는 강호동, 신동엽, 전현무, 이수근, 김병만 등이 소속돼있다. SM C&C이 제작한 드라마로는 ‘동네변호사 조들호’(KBS), ‘질투의 화신’(SBS) 등이 있고 ‘우리동네 예체능’(KBS), ‘비타민’(KBS), ‘댄싱9’(Mnet)등 예능프로그램 제작에도 참여하고 있다.

이러한 경향은 연예엔터테인먼트가 자제 제작으로 외연을 확장하려는 시도에, 현장에 남고 싶은 제작PD들의 욕구와 맞물려 앞으로도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한 방송관계자는 “PD입장에서는 연차가 올라가면 관리직이 되지 않나”라며 “현장에서 제작을 하고 싶어하는 연차 높은 PD들은 자신들이 일할 수 있는 곳으로 옮겨가는 분위기인 것 같다”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특히 선임PD들이 많이 옮기는 것 같고, 선임PD들의 풍부한 경험은 자체 콘텐츠 제작을 시작하려는 연예엔터테인먼트에게도 필요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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