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30기 이하 PD 231명이 고대영 KBS 사장 사퇴를 촉구하고 나섰다.

지난해 12월28일 KBS 29기 이상의 선배 PD 251명이 “고 사장은 깨끗이 물러나야 한다”고 성명을 낸 데 이어 후배 PD들도 “수신료를 JTBC에 줘야 한다는 조롱이 넘쳐나는데 KBS 구성원들조차 그것을 반박할 명분을 찾지 못하고 있다. 사장이 사퇴를 했어도 백번은 사퇴했어야 하는 상황”이라며 사퇴를 요구한 것이다.

231명의 KBS 30기 이하 PD들은 5일 낸 성명에서 자기 반성부터 했다. 이들은 “간부에게 얼굴을 붉히는 것이 불편해서, 불이익을 받을까 두려워서, 따지는 것이 귀찮아서, 어차피 바뀌지 않을 거라는 자포자기에, 우리는 공영방송의 침몰을 목도하면서도 최선을 다해 저항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어 “아이템을 선정할 때 자기검열했고, 출연자를 선택할 때 주저했으며 편집을 하면서 중요한 인터뷰를 민감하다며 도려냈다”며 “그 결과 우리 앞에는 처참하게 망가진 KBS가 놓여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도 KBS 간부들에게 직책에 걸맞은 책임을 요구했다. 이들은 “신입사원에게는 가장 가벼운 책임을, 간부에게는 그 권한과 결정권에 걸맞은 무거운 책임을 물어야 한다”며 “가장 엄중한 책임을 져야 할 사람은 고 사장”이라고 밝혔다.

이들은 또 “고 사장은 반성의 뜻조차 표한 적이 없다”며 “그는 구성원들에게 신뢰받지 못하는 인사들을 간부로 세워 보도와 제작을 통제하고, 혁신이라는 이름의 독단으로 제작 단위의 상상력과 가능성을 제한하고, 적자 규모를 과장해 구조조정을 시도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들은 지난해 12월 여론조사기관 한국갤럽의 방송사 선호도 조사에서 KBS 선호도 수치가 18%에 그친 것을 들어 “고 사장이 이끈 KBS에 대한 시청자들의 평가”, “직원들과 시청자들은 이미 고 사장을 탄핵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JTBC에 대한 선호도는 45%를 기록한 바 있다.

▲ 고대영 KBS 사장. (사진=이치열 기자)
KBS PD들은 “더 이상 KBS를 고 사장 개인의 부귀영화와 승부욕과 아집의 장으로 활용하지 말라”며 “시청자와 국민의 평가를 무겁게 받아들이고, 하루라도 빨리 사장 자리에서 물러나라. 이것이 KBS를 사랑하는 젊은 직원들의 하나된 의견”이라고 덧붙였다.

아래는 KBS 30기 이하 피디 231명의 성명과 명단이다.

고대영 사장에게 가장 엄중한 책임을 묻습니다.

“국민으로부터 신뢰받는 뉴스와 프로그램을 제작할 책임은 저 혼자만의 몫이 아닙니다. 제작자인 기자와 피디 모두가 다 같이 나눠져야 합니다.” (고대영 사장 2017년 신년사 중)

맞습니다. 이것은 모두의 책임입니다. 간부에게 얼굴을 붉히는 것이 불편해서, 불이익을 받을까 두려워서, 따지는 것이 귀찮아서, 어차피 바뀌지 않을 거라는 자포자기에... 우리는 공영방송의 침몰을 목도하면서도 최선을 다해 저항하지 않았습니다. 아이템을 선정할 때 자기검열했고, 출연자를 선택할 때 주저했으며 편집을 하면서 중요한 인터뷰를 민감하다며 도려냈습니다. 그 결과 우리 앞에는 처참하게 망가진 KBS가 놓여 있습니다. 다시 말하지만 이것은 정말 모두의 책임입니다.

하지만 책임에는 경중이 있습니다. 신입사원에게는 가장 가벼운 책임을, 간부에게는 그 권한과 결정권에 걸맞은 무거운 책임을 물어야 합니다. 당연히 가장 엄중한 책임을 져야할 사람은 고대영 사장입니다. 국정 농단 사태 속에서 KBS가 공적 기능을 수행하지 못해 신뢰도와 영향력은 바닥까지 떨어졌습니다. 수신료를 JTBC에 줘야 한다는 조롱이 넘쳐나는데 KBS 구성원들조차 그것을 반박할 명분을 찾지 못하고 있습니다. 사장이 사퇴를 했어도 백번은 사퇴했어야 하는 상황입니다. 하지만 고대영 사장은 반성의 뜻조차 표한 적이 없습니다. 심지어 타사의 약진을 “일시적인 현상”으로 애써 축소하며 보도참사의 본질을 왜곡하고 있습니다.

돌이켜보면 고대영 사장은 임기 이래 KBS를 망가뜨리는 일만 해왔습니다. 구성원들에게 신뢰받지 못하는 인사들을 간부로 세워 보도와 제작을 통제하고, 혁신이라는 이름의 독단으로 제작 단위의 상상력과 가능성을 제한하고, 적자 규모를 과장해 구조조정을 시도하고 있습니다. 그러고도 신년사에서는 낯뜨거운 자화자찬을 늘어놓고 있습니다. 지난 1년 고대영 사장에게 KBS가 ‘내 꿈이 이뤄지는 회사’였는지 몰라도, 직원들에게는 부끄러운 회사, 위태로운 직장이었습니다. 어찌 고대영 사장 눈에만 직원들의 자괴감과 절망감이 보이지 않는다는 말입니까!

보도총괄팀 팀장, 보도국 국장, 해설위원실 실장, 보도본부 본부장, KBS비즈니스 사장 그리고 한국방송공사 사장. 이 회사가 고대영 사장에게 주었던 과분한 자리들입니다. 93.5% 불신임(2009년 KBS 기자협회 보도국장 신임투표)과 84.4% 불신임(2012년 언론노조 KBS본부 보도본부장 신임투표). 고대영 사장에 대한 직원들의 평가입니다. 뉴스 선호도 18%(2016년 12월 갤럽 뉴스 채널 선호도 조사). 이건 고대영 사장이 이끈 KBS에 대한 시청자들의 평가입니다. 이 숫자들이 의미하는 바는 분명합니다. 직원들과 시청자들은 이미 고대영 사장을 탄핵한 것입니다.

더 이상 KBS를 고대영 사장 개인의 부귀영화와 승부욕과 아집의 장으로 활용하지 마십시오. 시청자와 국민의 평가를 무겁게 받아들이고, 하루라도 빨리 사장 자리에서 물러나십시오. 이것이 KBS를 사랑하는 젊은 직원들의 하나 된 의견입니다. 마지막으로 고대영 사장의 신년사 중 일부를 인용합니다. 본인이 내뱉은 말을 솔선수범하길 바랍니다.

“간부님들에게 한 가지 당부말씀을 드리려고 합니다. 젊은 직원들의 이야기를 많이 듣고 업무에 반영해 달라는 부탁입니다.” (2017년 고대영 사장 신년사 중)

2017년 1월 5일

KBS 30기 이하 피디 231명

강남경 강민경 강민승 강민채 강민희 강석조 강소연 강수연 구혜인 권예지
권재오 길다영 김 성 김가람 김경민 김광수 김근해 김대현 김동휘 김명숙
김무성 김문식 김미해 김민경 김민석 김민정 김민정 김민태 김민회 김민희
김범수 김새스라 김성민 김수진 김슬기라 김승용 김승욱 김아리 김영경 김영숙
김영우 김웅식 김윤정 김은곤 김은비 김은지 김자영 김정하 김정현 김종연
김진우 김해룡 김형석 김효진 김휘연 김희선 남상원 남성현 노정민 노주희
류종훈 맹남주 문경원 문지혜 박덕선 박민정 박병길 박상욱 박석형 박선혜
박소율 박용훈 박인석 박정환 박정훈 박지은 박지은 박진석 박형근 방글이
배선정 백상훈 백승철 상은지 서승표 서용수 서지원 서진교 설장미 손성권
손수희 손자연 손지원 송민엽 송윤선 신수정 신주호 신중후 심세민 심하원
안상미 안상은 안지민 양자영 양천호 염정원 오귀나 오윤진 오준석 원승연
유경현 유관모 유기성 유일용 유재우 유정아 유혜진 윤고운 윤성현 윤일영
윤진영 이 호 이기연 이나정 이다솔 이동은 이동현 이동훈 이명희 이상헌
이상혁 이송은 이승건 이승문 이승민 이승현 이웅희 이원식 이유민 이윤정
이은규 이은미 이은진 이은형 이이백 이인건 이재훈 이정규 이정미 이정욱
이정윤 이주영 이준화 이지운 이지웅 이지희 이진희 이창수 이충언 이태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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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혜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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