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2월 31일 KBS 창원방송총국 저녁 종합뉴스에서 나간 ‘박근혜 퇴진 촉구’ 촛불집회 보도가 오보와 이를 지적한 시민에 대한 응대 논란으로 비판을 받았다. 

KBS 창원방송총국 측은 해당 보도에서 사실관계가 잘못 전달된 부분과 시민의 전화 응대 과정에서 잘못이 있었다며 사과 입장을 밝혔다. 창원KBS는 이번 사건에 대한 정확한 경위를 파악하고 회사 내부적으로도 재발 방지 노력과 함께 합당한 조치를 취할 계획이다. 

사건의 발단은 지난해 12월 31일 경남 창원광장에서 열린 ‘박근혜 퇴진 경남운동본부’ 주최 촛불집회 관련 보도였다. 창원KBS는 이날 ‘뉴스 9’ 지역뉴스 첫 번째 꼭지에서 “박근혜 퇴진 경남운동본부는 시국대회 본 행사를 끝낸 뒤 상남동 분수광장까지 행진했다”고 전했다.

▲ 지난달 31일 KBS 창원방송총국 저녁 종합뉴스 ‘뉴스 9’ 갈무리.
하지만 이는 사실과 달랐다. 이날 시국대회 행사는 행진 대신 창원광장에서 풍등을 날리며 ‘아침이슬’, ‘사노라면’ 등 노래를 부르는 것으로 마무리됐기 때문이다. 

해당 보도는 리포트가 아닌 앵커가 뉴스 내용을 읽는 식으로 처리됐고, 미디어오늘 확인 결과 당일 리포트 현장엔 취재 기자가 나가지 못했다. 짧은 주말뉴스의 단신 기사를 작성하면서 보도자료만 보고 현장 상황을 끝까지 챙기지 못한 탓이다.

이에 대해 창원KBS 관계자는 3일 미디어오늘과 통화에서 “그동안 촛불집회 소식은 거의 대부분 리포트로 나갔는데 이날은 기자가 현장에 나가지 못해 생긴 일”이라며 “당직 기자가 현장 상황이 달라진 것을 파악하지 못해 사실관계 자체가 틀린 것은 잘못”이라고 말했다. 

창원KBS 측은 해당 보도가 잘못됐다는 지적을 받은 후 인터넷 텍스트 기사를 “박근혜 퇴진 경남운동본부는 창원광장에서 올해 마지막 시국대회를 이어갔고 풍등을 날리며 행사를 마무리했다”고 정정했다. 

3일 오후 ‘KBS뉴스 경남’ 공식 페이스북 페이지에도 상단 타임라인에 지난해 12월 31일 뉴스 소개를 올리고 댓글을 통해 “12월31일 ‘경남, 올해 마지막 시국대회 7곳서 열려’ 기사 중 ‘상남동 분수광장까지 행진했습니다’는 행진 없이 풍등 날리기로 촛불집회가 마무리된 것으로 바로잡습니다. 혼선을 드린 점 사과드립니다”고 밝혔다. 

앞서 31일 창원KBS 시국대회 뉴스를 본 한 시민은 보도의 잘못된 부분을 지적하기 위해 KBS 창원방송총국에 전화했다가 당직 기자가 제대로 해명하지 않고 “마지막 날 이런 기분 나쁜 통화를 하고 싶지 않다”며 일방적으로 전화를 끊었다고 주장했다. 

이 시민과 함께 있었던 김훤주 경남도민일보 기자도 창원KBS에 전화해 “보도한 내용이 사실과 다르면 오보이지 않느냐”고 묻자 당직 기자는 “그래서 사람이 죽거나 다쳤느냐. 아니면 행사가 차질을 빚었느냐”고 반문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창원KBS 촛불집회 보도 오보와 부적절한 전화 응대 논란이 불거지자 창원KBS 측은 김훤주 기자와 최초 오보를 지적한 시민에게 사과의 뜻을 전한 것으로 확인됐다. 

창원KBS 관계자는 “어떤 경우든 당직 기자가 민원인이든 기자든 취객이든 상대방에게 현격히 불쾌한 감정을 느끼게 했다면 잘못한 것이고, 우리도 당사자와 통화해서 사과 입장을 밝혔다”며 “이번 일로 우리가 그동안 촛불 민심을 여과 없이 반영하기 노력했던 부분까지 매도당할까 봐 안타깝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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