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언론사 대표들이 발표한 신년사에는 지난해 ‘최순실 게이트’에서의 언론의 역할에 자부심이 묻어났다. 특히 조선일보(TV조선)와 중앙일보(JTBC), 한겨레의 신년사는 2016년 최순실 게이트 사태를 드러내는데 일조한 것을 강조했다.

‘최순실 게이트’와 관련한 언급 외에도 신년사에는 일제히 2017년 앞당겨질 대선과 달라질 정치환경에 대해 변화를 대비하자는 내용이 담겼다. 올해 97주년을 맞은 조선일보는 조선일보 100주년을 준비하며 ‘창의’와 ‘혁신’을 강조했다. 경향신문 역시 ‘변화를 선도하자’고 밝혔다. 중앙일보와 동아일보는 결국 ‘콘텐츠’가 가장 중요하다는 메시지를 전했다. 한겨레는 영상 콘텐츠를 확대하고 유료 플랫폼 시도도 언급했다.

방상훈 조선일보 사장은 2일 발표한 신년사에서 ‘최순실 게이트’ 관련 보도를 언급하며 “TV조선의 이진동 팀은 언론 정신을 살려 미르와 K스포츠재단의 비리를 최초로 보도했다”라며 “조선일보 고운호 기자는 조선 특유의 기자정신으로 어느 언론도 상상조차 하지 못한 검찰을 희롱한 우병우 전 민정수석의 검찰 조사 장면 사진을 특종 보도했다”고 강조했다.

방 사장은 2017년 앞당겨질 대선에서도 조선일보 사시인 ‘불편부당’을 잊지 말아야한다고 말했다. 방 사장은 “올해 치러질 대통령 선거와 한 치 앞을 보기 힘든 ‘초(超)불확실성 시대’의 세계정치경제 환경은 나라와 국민에게 많은 어려움을 안겨줄 수 있다”라며 “이럴 때 일수록 조선일보는 특정 정파에 치우치지 않는 ‘불편부당(不偏不黨)’의 사시를 되새겨야 한다”고 전했다.

▲ 방상훈 조선일보 사장. 사진=이치열 기자
홍석현 중앙미디어네트워크 회장 역시 자사 종합편성채널인 JTBC에 대한 위상을 강조했다. 홍석현 회장은 “JTBC의 약진은 놀랍다. 개국 5년 만에 온 국민이 주목하는 방송사가 되었다”라며 “진실만큼 강한 것은 없다는 점을 보여줬다. 8시 뉴스룸 시청률이 10%를 넘어 역대 최고 시청률을 기록했고, 지난해 말 각종 미디어 상을 휩쓸었다”고 말했다.

홍석현 회장은 중앙일보와 JTBC가 함께 성장하는 것이 중요하며, JTBC에 대해서는 한마디로 ‘올해처럼만’을 주문했다. 홍 회장은 “신문이냐, 디지털이냐의 이분법으로 보지 말고 신문과 디지털이 함께 가는 구도를 만들어가기 바란다”라며 “JTBC는 지난해의 기세를 이어가야겠다. 시장이 급변할수록 업의 본질가치에 집중해 대한민국 대표 방송, 국민의 방송으로 자리매김해야 한다”고 전했다.

한겨레는 지난해 ‘최순실 게이트’ 관련 보도에 대한 자부심을 특별하게 드러냈다. 정영무 한겨레 대표이사는 2일 신년사에서 “지난해 정말 큰일 했다”라며 “박근혜·최순실 게이트는 한겨레가 아니었다면 수면 위로 드러나지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정 대표이사는 “지난해 우리는 특종의 릴레이 못지않게 정확하고 절제된 보도로 찬사를 받았다”라며 “한겨레의 위상은 물론 한국 언론의 수준을 끌어올렸다고 자부할 만하다”고 강조했다.

2017년을 대비하는 방법으로 한겨레는 영상 콘텐츠 확대‧유료 플랫폼 확장을 꼽았다. 정 대표이사는 “앞으로 영상 콘텐츠를 확대하는 한편 방송을 포함한 플랫폼 확장의 가능성을 다각적으로 살펴보겠다”라며 “씨를 뿌린 허핑턴포스트 롤링스토리 뉴스뱅 리더스리딩 등은 뿌리를 내리도록 하겠다. 콘텐츠 유료화도 단계적으로 시도한다”고 밝혔다.

동아일보는 ‘콘텐츠’를 강조했다. 김재호 동아일보·채널A 사장은 “자긍심 넘치는 콘텐츠를 만들고, 경계를 파괴해 새로운 가치를 만드는 일, 그리고 함께 배우며 성장하는 것은 별개가 아니라 하나”라며 “개인의 역량이 향상돼 좋은 콘텐츠를 만들고, 자랑스러운 콘텐츠를 통해 새로운 가치를 창출할 수 있도록 앞장서겠다”고 밝혔다.

2016년 70주년을 맞았던 경향신문은 70주년 기념 ‘경향포럼’을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2017년 다가올 변화를 위해 ‘혁신’을 강조했다. 이동현 경향신문 사장은 “변화를 선도해야 한다”며 “전통 매체와 새로운 매체의 영역은 그 울타리를 세웠다 허물기를 반복하며 언론지형을 바꾸고 있다. 지면의 혁신과 함께 디지털 영토의 확장은 사활이 걸린 과제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저작권자 © 미디어오늘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