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무부 ‘성폭력 근절 포스터 공모전’ 대상 수상작이 성차별 논란으로부터 공정한 포스터를 제작했다는 호평을 얻고 있다. 지난해 10월 법무부가 ‘성폭력 처벌은 강력하게, 피해자 보호는 따뜻하게’를 주제로 실시한 ‘성폭력 근절 포스터 공모전’ 대상 수상작이 최근 SNS에서 화제가 되고 있다. 수상작은 ‘원인은 가해자입니다’ 시리즈를 제작한 유진우씨의 작품이다.

3편의 시리즈 포스터는 각각 ‘성폭력, 원인은 진한 화장이 아니라 가해자입니다’, ‘성폭력, 원인은 야한 옷이 아니라 가해자입니다’, ‘성폭력, 원인은 술이 아니라 가해자입니다’라는 메시지를 전달하고 있다. 포스터에서 성폭력은 피해자의 잘못이 아닌 가해자의 명백한 범죄행위임을 밝히고 있다.

그간 언론매체를 비롯한 다양한 사회 범주 안에서 ‘성폭력은 피해자의 탓’이라는 잘못된 통념이 자리를 잡고 있었다. 여성의 짧은 하의, 깊게 파인 옷차림이나 진한 화장 등을 이유로 도리어 피해자가 범죄를 조장한다는 구실을 내세웠다. 뿐만 아니라 가해자의 음주 여부를 범죄의 타당성으로 제기해 성폭력 원인을 합리화하기도 했다. ‘원인은 가해자입니다’ 포스터는 피해자를 가해자로 인식하는 잘못된 사회통념을 정확하게 지적했다. 이러한 점이 SNS에서 호평을 받고 있는 이유다.

각종 커뮤니티에서 누리꾼들은 ‘이렇게 조금씩 바뀌어야 한다’(ba****), ‘당연한건데 당연한걸 기뻐해야하는 현실이다’(chi****), ‘오랜만에 제대로 된 광고네’(lch***), ‘법무부 제대로 일하네’(ne***) 등의 반응을 보였다.

이번 수상작에 대한 반응은 과거 문제가 되었던 작품들과 대조적이다. 지난해 말 공익광고협의회가 주최했던 ‘2015 대한민국 공익광고제’ 동상 수상작의 경우 논란이 있었다. 범죄를 가해자의 장난으로 치부한 표현과 포스터 속 인형 치마에 손을 넣어 성폭력을 묘사한 점이 문제였다. 공익을 추구하는 공익광고협의회에서 내놓은 포스터라고 보기에 지나치게 선정적인 면을 강조했다는 혹평도 받았다.

또한 지난해 12월27일 SNS를 통해 출산장려 공익광고를 선보인 한국방송광고진흥공사의 포스터도 논란이 있었다. ‘신사임당이 율곡을 낳기 전 양육비부터 걱정했다면, 위대한 두 모자는 역사상에서 사라졌을 것’이라는 문구가 포스터에 포함돼있었다. 이를 두고 신사임당의 여성으로서 사회적 역할은 배제된 채, 생명을 잉태하는 어머니로서의 고정된 성역할만 부각시켰다는 지적이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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