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이 소통에 가장 소극적인 지도자 중에 한 명으로 꼽혔다고 최근 YTN 데이터 저널리즘팀이 분석, 보도했다. 오늘의 국정혼란상과 대통령의 불통이 무관하지 않다고 주장했다. 이제야 이런 보도를 하는데 대해 때늦은 감이 있지만 뭣보다 선결조건이 있다.

뉴스전문채널 YTN이 적어도 이런 보도를 하려면 대통령이 불통 지도자가 되기까지 언론사는 어떤 역할을 했는지 박대통령 취임 후 지난 보도 분석과 함께 자기반성이 우선돼야 한다. 자사 기자 등 언론인들이 청와대 권력의 부당한 방송장악에 대항하여 공정방송을 주장했다는 이유로 중징계를 당한 부끄러운 기록부터 알려야 하지 않을까.

YTN은 2016년 세계 15개 주요 국가 정상들의 기자회견 기록을 비교해봤다면서 그 결과를 이렇게 보도했다.

“국내 총생산 GDP가 세계 15위권에 들어가는 국가 가운데, 올해 국가 정상이 단독 기자회견을 가장 많이 연 나라는 캐나다, 호주, 독일의 순서였습니다. 트뤼도 캐나다 총리는 이달 초까지 1년 동안 무려 41번이나 공식 기자회견을 열 정도로 대언론 소통을 활발히 했습니다. 호주 턴불 총리가 30번, 독일 메르켈 총리는 29번 회견을 열었습니다.”

▲ 박근혜 대통령이 11월29일 오후 청와대 춘추관 대브리핑실에서 제3차 대국민담화를 발표한 뒤 밖으로 이동하고 있다. ⓒ 연합뉴스
횟수도 중요하지만 미팅 형식도 중요하다. 일방적으로 자기말만 하고 질문도 받지 않은 채 가버리는 방식은 듣지 않겠다는 또 다른 불통의 반증이다. YTN은 이렇게 덧붙였다.

“타운홀 미팅 형식의 시민 공개 토론회에 자주 참석하는 미국 오바마 대통령은 기자회견도 8번이나 열었습니다. 반면에 국가 정상이 기자회견을 가장 적게 연 나라는 인도, 중국, 한국이었습니다. 박근혜 대통령은 신년에 가진 기자회견 단 1번에 그쳤고, 중국 시진핑 주석은 1번만 기자회견을 열었습니다.”

박대통령은 미팅 횟수도 적고 미팅 형식도 일방통행식이라 불통정권이었다는 점을 보도했다. 매우 옳은 지적이다. 이런 보도를 보면서 YTN뿐만 아니라 한국의 부역언론은 지금의 불통 대통령의 국정농단에 일정부분 책임을 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나는 이 지면을 통해 박대통령의 취임부터 반복해서 불통정권에 대한 비판, 그것을 가능하게 하는 공영방송사와 신문들의 과장, 홍보 보도를 지속적으로 지적했다. 이제와서야 언론이 불통 대통령, 불통 정권이라며 보도하는 뉴스를 본다는 것은 아이러니다.

이명박, 박근혜 정권에서 언론은 직무를 유기했거나 권력감시에 대한 역할을 포기했다. 권력의 언론장악에 스스로 애완견으로 전락해서 불통을 받아들이고 심지어 찬양, 홍보에 앞장섰다.

중요한 것은 박 대통령의 불통으로 국정혼란상이 초래됐다면 그 절반의 책임을 진 언론은 무슨 잘못을 했으며 앞으로 어떻게 해야 하는가에 대한 대책까지 나와야 한다. 2017년에 시급하게 달라져야 할 것들을 정리해본다.

첫째, 공영방송 지배구조를 바꾸는 방송법개정이 국회에 계류 중이지만 거의 자동폐기 수순으로 가고 있다. 분당사태로 망해가는 새누리당 탓만 하고 있는 야당의 무심함도 지적돼야 한다. 방송장악을 막는 법을 개정하는 것이 최우선 순위다. 새누리는 더 이상 집권당이 아니며 소수 군소정당으로 전락했다. 더불어민주당이 적극적으로 나서면 방송법 개정은 2017년에 바꿀 수 있다.

둘째, 방송법 개정과는 별개로 현재의 KBS, MBC 같은 공영방송사 사장과 경영진은 즉각 물러나야 한다. 불통 대통령이 탄핵당하는데 일등 공신이 바로 공영방송사 사장들 때문이었다. 해직당한 불행한 언론인들을 즉각 복직시키기 위해서도 현재의 사장단들은 일괄 사퇴를 받아내야 한다. 촛불의 민심을 역행하는 한줌의 사장 및 보도본부장 등 경영진을 물러나게 하는 모든 압박수단을 동원하여 새해에는 이들의 방송장악을 중단시켜야 한다.

셋째, 모든 언론사는 불통대통령이 되도록 언론의 견제 감시역할을 방해한 부역언론인들에 대한 자세조사와 자체 징계가 선행돼야 한다. 권력의 핍박에 고통을 받았던 언론사와 언론인들과 별도로 홍보와 과장보도에 앞장 선 부역 언론사, 부역언론인들에 대한 단죄가 나오지 않는다면 또 다시 국가와 국민의 불행한 역사는 막을 길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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