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KBS2 '화랑' 동시방영 돌연 중단…한한령 탓? (연합뉴스, 12월27일)
엑소도 못피한 한한령, 언제까지 가요계 위협할까 (스포츠투데이, 12월26일)
중국 전면 한한령…전지현 드라마, 송중기 광고 막았다 (중앙일보, 11월21일)
"황치열 분량 대폭 삭제"…中 사드 한류 보복 본격화? (뉴스원, 8월16일)

지난 7월 한국정부가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DD, 사드)배치 결정 이후부터 중국의 ‘한한령’(한류 금지)이라고 볼 수 있는 사례가 발생했다. 후난 위성방송 드라마 ‘상애천사천년2’에서 갑작스러운 유인나의 하차, 중국판 ‘아빠 어디가’에서 황치열이 통편집을 당한 것이 대표적이다.

특히 10월 사드배치 부지를 결정한 이후부터는 그 사례가 급증했다. 송중기가 모델로 활동한 중국 휴대전화 업체는 광고 모델을 교체했고, KBS 2TV의 ‘화랑’은 중국 동영상 플랫폼에서 2회가 방영된 이후 3회부터는 방영되지 않고 있다. 이영애가 주연을 맡은 ‘사임당’의 중국 심의 지연까지 ‘한한령’으로 볼 수 있는 정황이 여럿이다. 하지만 중국 정부는 여전히 공식적으로 “한한령은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 KBS 2TV 드라마 '화랑'
29일 한국언론학회와 한국콘텐트진흥원이 주최한 ‘한한령을 넘어라! 한국 방송콘텐츠의 수출위기 진단과 극복방안’ 토론회에서는 한한령이 ‘언론의 호들갑’이라는 의견과 ‘정치외교적 문제로 생긴 실체 있는 규제’라는 의견이 대립했다.

중국이라는 나라의 특성상 문화콘텐츠에 대한 심의가 까다로운 것을 두고 무조건 ‘한한령’이라고 칭하고 매번 정치외교적 상황과 엮는 것은 호들갑이라는 의견이다. 김현경 한중콘텐츠연구소장은 “중국은 어떤 콘텐츠이든 너무 큰 인기를 얻어 쏠림‧과열현상이 일어나는 것을 극도로 경계한다”라며 “이를 두고 심의가 나올 때마다 한류를 겨냥했다는 언론보도는 일희일비(一喜一悲)적 태도이고 자제해야한다”고 밝혔다.

한류 콘텐츠에 대한 규제가 중국 정부의 ‘한한령’ 때문이라기보다 중국 관련 업계에서 정부의 오락가락한 정책으로 인한 손해가 두려워 ‘한한령’을 핑계로 대고 있다는 것.

김현경 소장은 “정부의 의지가 전혀 없다고 볼 수는 없지만 정부의 의도보다 한국 콘텐츠에 대한 규제가 심하게 느껴지는 이유는 오히려 중국기업들의 경제적 판단때문”이라며 “한국 배우를 기용하거나 한국 드라마를 방영하는데 중국 정부의 정책에 따라 혹시라도 손해를 볼 수 있으니 아예 처음부터 투자를 줄이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 29일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한국언론학회와 한국콘텐츠진흥원이 주최한 '한국 방송콘텐츠의 수출위기 진단과 극복방안' 토론회가 열렸다. 사진=정민경 기자
반면 방송 업계 관계자들은 중국이 실질적으로 정치외교적인 사안에 따라 ‘한한령’을 실행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정일훈 JTBC 콘텐츠비지니스팀장은 “한한령의 실체는 분명하며 산업 안에서의 이슈를 넘어서 정치외교적인 문제로 생긴 것이 분명한 흐름”이라며 “산업 안에서의 이해관계가 아닌 더 큰 시야로 대안을 만들어 나갈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박상곤 드라마제작협회 사무국장 역시 “사드나 한일 군사비밀정보보호협정 이슈만으로 한한령이 내려졌다고 볼 수 는 없지만 중국은 이미 전략적으로 한한령의 흐름을 고수하고 있다”라며 “사드나 한일군사비밀정보보호협정은 촉매제였고 더 빠르게 한한령을 불러왔다”고 해석했다.

업계 관련자들은 중국이 어떤 이유로 ‘한한령’을 시행했든 한류가 규제되고 있는 시점에서 대응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박상곤 사무국장은 “인구, GDP, 문화 등을 고려해 한류가 전파될 수 있는 시장을 적극적으로 모색해야한다”라며 “남미, 중동, 아프리카 시장까지 구매력있는 시장을 찾기위해 사전조사를 철저히 해야한다”고 밝혔다.

웹플랫폼을 기반으로 콘텐츠가 퍼져나갈 수 있기 때문에 결국 콘텐츠의 질이 좋다면 ‘한한령’도 어쩔 수 없다는 의견도 나왔다. 박형기 SBS 드라마센터 기획팀장은 “중국에서 한한령을 철회한다고 하더라도 중국 정부의 특성상 언제 정책이 바뀔지 모르므로 한한령에 신경쓰기보다 콘텐츠를 먼저 봐야한다”라며 “사전 제작 드라마, 시즌제 드라마 제작, 다양한 편성 등으로 콘텐츠의 질을 높이는 것이 첫 번째”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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