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상훈 조선일보 사장이 지난 21일 열린 ‘2016 조우회 송년의 밤’ 행사에서 “급진적 변혁은 사회 혼란과 국민의 고통을 불러올 뿐이라는 사실을 조선일보 96년 역사를 통해 절절하게 체험해왔다”며 “현재의 난국에 처해서도 조선일보는 자유민주주의와 자유 시장경제라는 대한민국의 두 기둥을 굳건하게 지키면서 통일을 향해 나아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탄핵에 이은 조기대선 국면에서 거리의 촛불이 뿜어내는 사회학적 상상력을 차단하고 보수기득권동맹의 재집권을 위해 나서겠다는 의미로 읽힌다.

방상훈 사장은 “우리 사회는 지금 현직 대통령이 탄핵 소추되는 비상한 상황을 맞아, 크고 작은 파장이 사회 곳곳으로 번져가며 소용돌이를 만들고 있다”며 “조선일보는 역사의 고비마다 급진적 변혁을 배격하고 점진적 개혁의 길을 제시하는 정통 보수 언론의 사명을 다해왔다”고 자평하며 이 같이 밝혔다. 방 사장은 “새해에는 정치·경제·사회 모든 부문에서 위기와 시련이 도사리고 있는 한 해가 될듯하다”며 “조선일보는 선배들이 만드신 전통 위에서 나라와 국민의 버팀목 구실을 다할 각오”라고 말했다.

방상훈 사장은 이날 송희영 주필 사건과 관련해 심경을 밝히기도 했다. 방 사장은 “언론은 세상을 비추는 거울이라서, 세상이 아프면 언론 또한 같이 앓는 것이 당연한 이치이지만, 올 한해는 그 정도가 유독 심했다”고 말했다. 방상훈 사장은 이어 “회사는 올해 현직 주필이 자리에서 물러나는 사건을 겪었다. 그 세세한 사연과 곡절을 다 말씀드리진 않겠으나 다른 어느 가치보다 언론의 정도를 지키는 것을 기본으로 삼아왔기에 충격과 아픔 또한 컸다”고 말했다.

▲ 12월23일자 조선일보 사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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