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의 침몰 원인을 밝히겠다고 나선 ‘네티즌 수사대’ 자로의 다큐멘터리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자로는 지난 20일 “이제 감히 말할 수 있습니다. 저는 진실을 봤습니다”라며 다큐멘터리 공개를 예고했다.

‘세월X(SEWOLX)’라는 제목의 이 다큐멘터리는 2014년 4월16일 오전 8시49분, 세월호 사고 시각과 같은 8시간49분 분량이다. 자로는 “별이 된 아이들에게 보내는 크리스마스 선물”이라면서 “혼신의 힘을 다해 만들다”고 밝혔다.

25일 크리스마스에 공개하겠다고 밝혔으나 아직까지 공개시간은 알려진 바 없다. 25일 아침 자로의 페이스북과 유튜브 계정에는 “밤새도록 새로 고침을 했다” “이중삼중으로 자료 백업을 하세요” “자살하지 않는다는 메시지를 남겨두세요” 등의 안부를 묻는 댓글이 쇄도하고 있다.

이제 앞서 자로는 지난 22일 자신의 블로그에 “저는 별일 없이 잘 지내고 있습니다”라며 다음과 같은 글을 남겼다.

“저는 절대 자살할 마음이 없습니다. 자료는 2중 3중으로 백업을 해둔 상태이고, 믿을 수 있는 언론사에 이미 자료를 넘긴 상태입니다. 하지만, 저는 평소처럼 라면을 즐겨 먹을 것이고, 밤길도 혼자 다닐 것이고, 마티즈도 탈 것이고, 등산도 다닐 것이고, 제가 아는 지인들을 끝까지 믿을 것입니다. 우리 사회에서 진실을 말하는 것은 정말 위험하다는 편견을 깨보고 싶습니다.”

라면을 먹지 말라는 건 박근혜 5촌 살인사건의 가해자로 지목된 박영수씨가 산속에서 목을 매 숨진 채로 발견됐고 이 사건의 증인인 황아무개씨가 라면을 먹다 의문의 죽음을 맞은 사실이 공개됐기 때문이다. 마티즈를 타지 말라는 건 지난해 8월 국가정보원 해킹 의혹의 실무자로 알려진 임아무개 과장이 빨간색 마티즈에 탄 채 번개탄을 피워 자살한 사건을 두고 ‘자살 당했다’는 의혹이 확산된 것을 의식한 말이다.

‘그것이 알고 싶다’ 배정훈 PD는 최근 자신의 페이스북에 “취재 도중 만나야 할 사람들이 모두 사망해 있거나 행방불명이더라”고 남기기도 했다.

24일 JTBC ‘스포트라이트’는 25일 저녁 자로의 인터뷰를 내보낼 계획이라고 공개한 바 있다.

JTBC 이규연 탐사보국장은 예고 영상에서 “자로의 영상은 단순 음모 제기가 아니라, 전문가의 도움을 받아 나름대로의 진지한 과학적 추정을 근거로 제작됐다”며 “세월호 침몰원인을 둘러싼 과학적 논쟁을 촉발시킬 것”이라고 밝혔다.

자로는 “복원력 부족 등으로 사고원인을 설명할 수 없다”며 그동안 알려진 세월호 사고 원인을 조목조목 반박했다. 자로는 진도 VTS의 레이더 영상을 새로운 과학적 방법으로 분석해 “세월호 침몰원인은 외부 충격”이라는 결론을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자로는 지난 20일 미디어오늘과 인터뷰에서 다음과 같이 밝힌 바 있다.

“(제가 결론을 내린)세월호 침몰 원인이 맞다고 하다면 모든 의혹에 대한 답이 나온다. 구조가 지연되고, 인양이 지연되고, 정부는 덮으려고 했다. 왜 제대로 구조를 하려고 하지 않았는지 큰 틀에서 볼 수 있게 될 것이다. 세월호 사고의 진실을 보려면 큰 숲을 봐야 한다. 지엽적인 부분에 메여서는 보이지 않는다. 세월호는 바닷물 속에 잠겨 있는 게 아니라 편견 속에 잠겨있다.”

자로가 유튜브에 공개된 티저 영상은 조회 수가 200만 뷰를 넘어섰다. 자로는 2012년 국가정보원 대선 개입 사건의 실체를 밝혀내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한 바 있다. 2014년 6월에는 정성근 문화체육부 장관 내정자가 인터넷이나 트위터에 올린 정치 편향적인 글을 모아 공개해 자진 사퇴를 이끌기도 했다. 자로의 신상에 대해 알려진 바는 거의 없다. 2012년 한 언론과 인터뷰에서 “평범한 40대 남성”이라고 밝힌 게 전부다.

자로가 공개할 ‘세월X’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오전 9시30분까지 영상은 올라오지 않은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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