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 선임된 인명진 새누리당 비상대책위원장이 가장 먼저 해야 할 일로 국정조사 특별위원회 위원으로 활동 중인 이완영 새누리당 의원을 당으로 불러들이는 일이라고 밝혔다.

인명진 새누리당 비상대책위원장은 23일 오후 서울 여의도 새누리당 당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비상대책위원장 취임 이후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을 묻는 질문에 “이완영 의원을 불러들이겠다”며 “이 의원은 더 이상 특조위원으로 활동하기 부적합하다. 윤리위원회가 아직 구성되지 않았지만 회부해서 응분의 책임을 져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또한 비주류 성향 의원들이 오는 27일 새누리당을 탈당하겠다고 밝힌 데 대해서도 “놔줘야 할 이유가 없지 않느냐”며 “직접적으로 탈당 계기가 된 것은 원내대표 선거에서 졌다는 것이다. 그런 일은 보수 정당을 분열하는 원인이 되지 못한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이번 인명진 비대위원장의 직 수락은 그동안의 인명진 비대위원장의 이력을 볼 때 의아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인 비대위원장은 지난달 비대위원장 하마평이 돌자 “새누리당이 없어져야 한다고 생각하는데 나를 제물로 바치려는 것이냐”고 발언한 바 있다. 또한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의 공동대표로서 지난달 박근혜 대통령 위법행위 위헌 확인 헌법소송 및 대통령 직무정지 가처분신청 청구를 하기도 했다.

▲ 새누리당 비대위원장으로 내정된 인명진 목사가 23일 오후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기자간담회를 하고 있다. 사진=포커스뉴스
이날 기자간담회에서도 인명진 비대위원장은 당초 입장을 바꿔 직을 수락한 이유를 밝히지 않았다. 인 비대위원장은 “(저는) 박근혜 정부 4년 동안 주저않는 비판을 해온 사람이다. 제가 새누리당에 왔다는 것이 과거에 제가 박근혜 정부에 대해 비판했던 입장에서 선회한 것이라고 얘기하고 싶지 않다. 같은 뜻에서 왔다”고 밝혔다.

최순실 등 국정농단 사태를 맞아 집권여당인 새누리당의 책임을 묻는 목소리가 커지고 당의 존폐위기까지 불거지는 상황에 대해선 “매 맞고 실신한 상태”라고 표현하기도 했다.

인 비대위원장은 “(기자 간담회에) 오는 길에 택시를 탔는데 어디가시냐고 물어서 새누리당에 간다고 했다. 망한 당 왜 가시냐고 해서 ‘조문하러 간다’고 답했다”며 “우리나라 정당 역사 보면 때로는 좀 잘못돼서 국민들에게 매를 받기도 하고 하는 것이다. 지금은 그런 때라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인명진 비대위원장은 새누리당은 없어져야 할 정당이라고 했던 발언에 대해 “4.13 총선은 새누리당을 심판한 결과였다. 이에 대한 책임이 있는 친박의 대표를 맡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그때는 생각했다. 지금은 친박의 대표가 아니라 비상대책위원장”이라고 말했다.

또한 인 비대위원장은 당내 인적 청산에 대해 “(책임있는 이들이) 스스로 잘 판단하고 처신하리라 기대한다”는 원론적인 입장 이외에 향후 구체적인 새누리당 쇄신 방안에 대해서는 정확하게 밝히지 못했다. 

인 비대위원장은 “아까 오후 세시 경까지 (직 수락을) 고민했기 때문에 (당 쇄신 방안은) 많이 고민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탄핵과 최순실 등 국정농단 특별조사위원회 활동 연장 등에 대한 현안에 대해서도 “당과 논의후 일치된 의견을 공식적으로 말씀드리겠다”고 답했다.

박근혜 대통령에 새누리당 윤리위원회가 내린 징계 방침의 향후 방향에 대해서는 “윤리위원회는 독립적인 기구”라며 “윤리위원회가 구성되고 위원장이 오시면 그 분 판단에 일차적으로 맡겨둬야 한다”고 밝혔다.

한편 정우택 새누리당 대표 권한대행 겸 원내대표는 오전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혁명적 수준의 새누리당 혁신을 통해 혁신과 대통합이란 절체절명의 과제를 이룰 비대위원장으로 인명진 전 당 윤리위원장을 모시려 한다”고 밝힌 바 있다. 인명진 비대위원장은 2006년부터 2008년까지 당시 한나라당 윤리위원회 위원장을 맡기도 했다.


저작권자 © 미디어오늘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