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병우 전 청와대 민정수석의 측근으로 알려진 이정국 정강 전무는 청문회 하루 전날까지 기자들을 만나 “우병우 전 수석을 보지 못했다”고 사실상 거짓말을 한 것으로 드러났다. 

미디어오늘은 지난 21일 서울시 서초구 반포동에 위치한 정강 사무실에서 자신을 정강 직원이라고 밝힌 사람을 만나 우 전 수석의 소식을 물었다.

이 직원은 “(우 전 수석은) 사무실에 안 나온다. 본 적도 없다”며 “(우 전 수석의)부인과는 같이 일해 많이 봤었지만 (우 전 수석이)매스컴의 주목을 받은 이후로는 본 적 없다”고 말했다. 또한 “젊은 사람들이 괜히 고생할까봐 말하는데 (우 전 수석은)여기 나오는 사람이 아니다”고 당부하기도 했다.

그런데 이 직원은 다음날인 22일 우 전 수석과 함께 청문회에 나타났다. 이날 청문회에서는 이 직원이 우 전 수석의 가족과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는 이정국 전무라는 사실이 공개됐다. 박영선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이 전무가 우병우 전 수석의 아들이 제대할 때 함께 찍은 사진을 공개하며 이 전무가 우 전 수석의 최측근이라고 지목했다. 

청문회 하루 전까지만 해도 우 전 수석을 보지 못했다고 둘러대던 인사가 우 전 수석의 최측근으로 드러난 것이다.

▲ 21일 정강 사무실 앞에서 만난 이정국 전무. 그는 22일 우병우 전 수석과 청문회에 동행하기 하루 전까지도 우병우 전 수석을 본 적이 없다고 말했다. 사진=김준호 대학생명예기자


박 의원은 이정국 전무가 우병우 전 수석 장인인 고 이상달 기흥컨트리클럽 회장의 사촌동생이며 우 전 수석의 가족 화성 땅 차명 의혹과 우 전 수석 처가와 넥슨과의 강남 땅 거래 정황을 알고 있는 인물이라고 밝혔다. 이 전무는 이날 청문회에서 박 의원이 지적한 내용을 시인했다. 

이 전무는 박영선 의원이 지목하기 직전까지 거짓말을 늘어놨다. 우 전 수석은 변호사 수임료 누락 의혹을 증빙할 서류를 제출해달라고 요구를 받자 담당 직원에게 전화를 했지만 연락이 닿지 않는다는 취지로 말했다. 

그런데 바로 그 시간 이 전무는 청문회장에 앉아있었다. 우 전 수석이 전화를 했다는 직원이 바로 이 전무였다. 이 전무는 뒤늦게 우 전 수석의 전화를 받지 않은 이유를 묻자 “기자인 줄 알고 전화 받지 않았다. 지금 따라 들어왔다. 도시락과 물을 가지고 왔을 뿐”이라고 해명했다. 이 전무는 “자신은 우 전 수석의 변호사 수임료 관련 세무자료에 대한 행적적 조치를 할 능력은 없고, 식사준비 정도의 역량만 있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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