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기문 유엔사무총장이 신당을 창당해 출마하거나 제3지대 단일후보로 나오면 경쟁력은 얼마나 될까.

3자 및 4자 가상대결을 전제로 한 여론조사에서 반기문 사무총장은 신당 후보와 제3지대 후보로 출마해도 야권 후보에게 뒤지는 것으로 나왔다. 

미디어오늘이 (주)에스티아이에 의뢰해 22일 전국 만 19세 이상 성인남녀 1000명을 상대로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후보, 비박계 보수신당 반기문 후보,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 새누리당 황교안 후보 등 4자 가상 대결시 지지도를 물은 결과 문재인 후보가 44.1%로 1위를 차지한 것으로 나왔다. 이어 반기문 후보는 21.6%, 황교안 후보는 14.0%, 안철수 후보는 10.6% 순으로 집계됐다. 


더불어민주당 대선 주자 중 문재인 후보에 이어 2위를 달리고 있는 이재명 성남시장을 더불어민주당 후보로 넣고 4자 대결시 지지도를 물은 결과에서도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이재명 후보는 37.8%, 반기문 후보는 23.2%로 나왔다. 이어 황교안 후보 12.6%, 안철수 후보 10.6%로 나왔다.

4자 가상 대결에서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을 새누리당 후보로 넣은 것은 새누리당에서 유력 대선 후보가 마땅히 없기 때문이다. 보수 일각에선 황 권한대행의 대권 출마설이 돌고 있다. 이번 가상 대결 조사에서 황교안 권한대행이 두자리수 지지율을 보인 건 이례적이다. 

새누리당 비박계는 창당할 신당의 대선 후보로 반기문 사무총장을 영입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비박계는 보수신당 후보로서 반기문 사무총장의 지지율이 20%대를 보이면서 고무적이라고 평가할 수 있다. 비박계 보수신당이 창당되고 후보 영입 작업이 가시화되면 반기문 총장의 지지율은 오를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2배 가까이 지지율 차이가 나는 야권 후보를 넘어설 ‘모멘텀’을 하루빨리 만들어야 한다는 숙제도 안게 됐다. 

반기문 사무총장이 제3지대 후보로 나설 경우에도 야권 후보에 뒤지는 걸로 나왔다. 반기문 사무총장은 지난 20일 한국특파원 기자회견에서 "정당이 뭐가 중요한가? 국민이 없고 나라가 없는데 무슨 정당이 중요하고 무슨 파가 중요한가? 동교동 상도동 무슨 비박 친박 이런 것이 뭐가 필요한지 저는 알 수가 없다"고 말해 제3지대 후보로 대선에 출마할 수 있다는 해석이 나왔다. 



반 사무총장이 “국민의당과 비박계 보수신당이 연대한 제3지대 단일 후보로 출마해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후보와 새누리당 황교안 후보와 3자 대결을 하면 누구를 지지할 것인가”라고 물은 결과 49.0%가 문재인 후보, 26.2%가 반기문 후보, 13.3%가 황교안 후보라고 응답했다. 

안철수 전 국민의당 대표가 제3지대 단일후보로 출마한다고 가정했을 때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후보는 45.3%로 1위를 차지한 것으로 나왔다. 안철수 후보는 새누리당 황교안 후보(21.6%)보다 뒤진 18.2% 지지율을 보였다. 


비박계와 국민의당 등 이들이 개헌을 연결고리로 제3지대에서 모여 단일후보를 낼 경우 야권 후보를 넘어설 파괴력이 있다는 분석에는 미치지 못하는 결과다. 

제3지대 후보론은 헤쳐모여식 합종연횡으로 비춰질 수 있고, 제3지대라는 것이 정체성을 공유하는 정당의 행태가 아니기 때문에 회의론이 존재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정당 소속 없이 대선 후보 지지도를 물은 결과에서 반 사무총장이 문재인 후보에 이어 2위를 차지하면서 줄곧 유력 대선주자로 분류됐지만, 반 사무총장이 비박계 보수신당이나 제3지대 후보로 출마하더라도 지지율이 크게 반등하지 않은 것으로 나오면서 향후 여러 형태의 대선 후보 출마를 검토하며 조율 작업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주)에스티아이 박재익 연구원은 "촛불 민심과 떨어져 있었던 반기문 총장의 확장력은 아직은 한계를 보이고 있다. 제3지대 단일후보를 가정하더라도 현재까지는 상대적으로 지지기반이 공고한 더불어민주당 후보를 넘어서지 못한 양상이다"고 지적했다. 

이번 여론조사에서 소속된 정당을 생략하고 대선 주자 지지도를 물은 결과 문재인은 지지율 29.4%로 1위를 달렸고, 이어 반기문은 21.5%가 나왔다. 문재인과 반기문의 지지율은 세대별로 갈렸다. 50대와 60대 이상에선 반기문 지지율이 제일 높았고, 19~29세, 30대, 40대에선 문재인이 1위를 차지했다. 지역별로 보면 대전/충남/충북/세종에서 반기문이 33.4% 지지율이 보였다. 반 사무총장이 사실상 대권 도전을 선언하자 충청권 여론이 크게 호응한 것으로 보인다. 

11월 들어 각종 여론조사에서 3위에 올랐던 성남시장은 15.9% 지지율을 보였다. 박원순 4.1%, 손학규 1.9%, 안철수 5.5%, 안희정 5.2%, 오세훈 3.5%, 유승민 3.6%, 없음/잘모름 9.4%였다. 

반 사무총장이 대선 후보로 출마하면 비박계 보수신당 후보로 출마할 가능성이 높다는 응답이 41.3%로 가장 높게 나왔다. 이어 독자적 신당 창당 출마 21.5%, 국민의당 후보 출마 10.1%, 다른 정당 후보 출마 9.6%로 나왔다. 잘 모르겠다는 응답도 17.5%에 달했다. 비박계가 탈당을 예고하고 신당 창당 작업에 돌입하자 반 사무총장의 영입 가능성을 높게 본 것으로 풀이된다. 

비박계 보수신당 지지율은 국민의당을 앞질러 3위를 차지했다. 더불어민주당은 38.8%, 새누리당은 18.0%, 비박계 보수신당은 16.3%의 지지율을 보였고, 이어 국민의당 9.7%, 정의당 3.3%, 기타정당 3.5%, 없음 / 잘 모름 10.2%였다. 20대~50대에서 더불어민주당 지지율이 가장 높았고, 60대 이상에서 새누리당(32.7%)과 보수신당(23.2%)의 지지율이 더불어민주당(12.3%)이나 국민의당(10.6%)보다 높았다.



보수신당을 포함하지 않았던 지난 11월 조사(11.24-25) 정당지지율과 비교해보면 더불어민주당은 4.3%p 상승하였고, 새누리당은 거의 변화가 없었다. 반면, 보수신당 출현시 국민의당은 4.3%p 하락했고, ‘없음/잘모름’도 10.0%p 하락했다.

4월 총선 당시 비례대표 선거에서 어느 당을 지지했느냐라는 질문에 새누리당 34.5%, 더불어민주당 33.9%, 국민의당 16.7%, 기타 정당 3.1%, 기억안남 / 투표안함 4.2%가 나온 것을 보면 기존 새누리당 지지율이 비박계 보수신당 쪽으로 옮겨간 것으로 추정할 수 있다. 

박재익 연구원은 "비박계 신당 창당시 최순실 게이트의 여파로 새누리당 지지를 철회했던 보수성향 유권자의 상당수가 개혁보수신당(가칭)으로 다시 결집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박 연구원은 "반기문 총장의 귀국과 개혁보수신당 창당 등과 맞물려 이른바 반문연대 등 각 진영의 합종연횡 시도가 더욱 가속화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 밖의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공정심의위원회 인터넷 홈페이지(www.nesdc.go.kr)를 참조하면 된다.
  
< 조사 개요 >
조사 제목 : 미디어오늘-(주)에스티아이 12월 월례조사
조사 기간 : 2016년 12월 22일
조사 대상 : 전국 만 19세 이상 성인남녀 1,000명
조사 방식 : 휴대전화 RDD 자동응답방식
표본 추출 방법 : 성별, 연령별, 지역별 인구비례에 따라 표본수를 할당하여 추출
가중값 산출 및 적용 방법 : 성별, 연령별, 지역별 가중값 부여 (2016년 11월말 행정자치부 주민등록인구 기준)
표본 오차 : 95% 신뢰수준에서 최대허용 표본오차 ±3.1%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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