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용훈 코리아나호텔 사장의 부인 이아무개씨(55)가 지난 9월초 사망한 뒤 이씨의 죽음을 둘러싼 의혹이 확산되고 있다. 현재 인터넷에서는 이씨의 어머니가 친필로 작성한 것으로 추정되는 A4 11매 분량의 편지를 쉽게 찾아 읽을 수 있다. 편지 작성자는 방 사장을 향해 “자네가 죄인으로 속죄하며 살겠다는 결의를 확실히 보이지 않으면, 이 편지는 자네가 숨기려던 유서와 함께 형님댁(방상훈 조선일보 사장으로 추정)을 포함, 모든 친척들에게 공개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편지 작성자는 “자네와 우리 집과의 인연은 악연으로 끝났네”라는 문장을 시작으로 “자네는 OO이가 친정식구들 때문에 자살했다고 소문을 내고 다닌다고 하던데 자네에게 남긴 유서에 그렇게 써 있던가”라고 적었으며, “나는 지금 아픈 몸을 이르켜 펜을 드네. 내 딸의 죽음의 진실을 밝히고 자네가 앞으로 죄인으로서의 회개하는 삶을 촉구하는 뜻이네”라고 명시했다. 편지 곳곳에선 현실에서 상상하기 힘든 불법적이고 반인륜적인 행위들을 암시하는 대목도 등장한다.

▲ 이씨 사망 관련 뉴스화면 갈무리.
편지 작성자는 “30년을 살면서 자식을 네 명이나 낳아주고 길러준 아내를 그렇게 잔인하고 참혹하게 죽이다니, 자네가 그러고도 사람인가?”라고 적으며 방 사장에 대한 강한 적대감을 드러내기도 했다. 앞서 이씨의 시신은 9월3일 서울 강서구 가양대교 인근 한강변에서 발견됐다. 경찰은 이씨가 죽음 직전까지 타고 있던 것으로 추정되는 렉서스 승용차 조수석에서 유서가 발견된 것 등에 미뤄 자살로 결론을 내렸으나 유서내용이 언론에 알려지지는 않았다.

이 편지는 9월11일 작성된 것으로 적혀 있다. 미디어오늘은 해당 편지를 10월 말 입수했다. 편지의 진위를 파악하고자 여러 경로를 통해 편지의 작성자를 찾으려 했으나 행방을 알 수 없었다. 방 사장 자녀들의 경우 확인결과 실제 이름과 편지에 등장하는 이름이 동일한 것으로 나타났다. 미디어오늘은 해당 문서에 대한 입장을 듣고자 지난 11월17일 코리아나호텔 방용훈 사장에게 취재협조 공문을 보냈으나 한 달이 지난 현재까지 답을 듣지 못했다.

코리아나호텔측은 19일 통화에서 “(방 사장께서) 한 달 넘게 해외에 있다”고 답했으며 “국제전화로 연락이 되면 입장을 알려 주겠다”고 전했다. 해당 편지에 대해 대응계획이 있는지, 무엇보다 편지 내용이 사실인지를 물었으나 “잘 모르겠다”는 답변만 돌아왔다. 방 사장의 장모가 현재 살아있는지 묻는 질문에도 “잘 모르겠다”는 답변을 들었다. 미디어오늘은 편지의 진위여부를 확인하고자 이씨의 자녀에게도 취재를 요청했으나 역시 아무런 답변을 받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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