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의 ‘비선 실세’ 정윤회씨 아들 배우 정우식씨(32) MBC 드라마 출연 특혜 의혹에 대해 제작 일선의 PD들뿐만 아니라 청년들도 분노를 표출하고 있다.

최순실·정윤회의 딸 정유라의 이화여대 부정 입학 문제를 드러내고 촉발한 최은혜 이대 총학생회장은 “정윤회 아들은 권력자의 아들이란 이유로 MBC 사장과 드라마본부장 지시로 부정 캐스팅되고 주요 배역이 배정받았는데, 이는 이대 정유라 부정 입학, 학사 특혜와 똑 닮아 있다”며 “가장 공정해야 할 대학과 공영방송에서 어떻게 권력을 사유화하고 대한민국을 농단하는 일이 일어날 수 있는지 분노를 금할 수 없다”고 비판했다.

최 회장은 이날 서울 상암동 MBC 사옥 앞 상암문화광장에서 열린 ‘비선실세 정윤회 아들 MBC 드라마 출연 특혜 비리 규탄 긴급기자회견’에서 “대한민국을 살아가는 수많은 평범한 청년들은 아무리 밤새워 공부하고 스펙 쌓고 취업을 준비해도 앞이 안 보이는 헬 조선에 살고 있다”며 “오늘날 우리 청년들이 이렇게 힘든 이유는 권력자들이 권력을 사유화하고 대한민국 구석구석을 농단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박근혜 대통령의 ‘비선 실세’ 정윤회씨(왼쪽)와 아들 정우식씨(32)
최 회장은 “정윤회 아들이란 이유만으로 수백 명 청년 연기자들의 꿈을 짓밟고 캐스팅된 이유는 권력에 부역하는 공영방송 MBC 사장과 드라마본부장이 있었기 때문”이라며 “공영방송이 더는 사리사욕을 채우기 위한 수단, 권력자의 손에 놀아나는 곳이 아니라 국민을 위한 공정한 공영방송이 될 수 있도록 다시 국민의 품으로 돌려놔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날 기자회견에 참석한 송일준 MBC PD협회장은 “PD들이 최대한 상상력과 창의력을 발휘해 드라마 각본을 검토하고 고치고 그에 맞는 배역을 골라 고생해서 드라마를 만들어 방송해도 시청자의 사랑을 받을까 말까하다”며 “현장에서 일하는 드라마·예능 PD의 자율성을 최대한 보장해 줘야 할 방송사 경영진이 이를 짓밟았다”고 질타했다. 

송 회장은 이어 “알량한 떡고물과 자리보전을 위해 드라마까지 영향력을 행사해 정윤회 비선실세 아들을 중요한 역할에 발탁한 것에 PD들은 인내의 막장까지 다다랐다”며 “PD들은 너무 많은 희생을 치러 참고 참아 여기까지 왔는데 더 이상 참을 수 없다. 안광한 경영진이 반드시 책임지고 물러날 때까지 다시 힘을 모아 투쟁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16일 서울 상암동 MBC 사옥 앞 상암문화광장에서 언론단체비상시국회의와 MBC를국민의 품으로!공동대책위원회는 ‘비선실세 정윤회 아들 MBC 드라마 출연 특혜 비리 규탄 긴급기자회견’을 열었다. 사진=강성원 기자
한국PD연합회(오기현 회장)도 이날 성명을 내고 “실력이 검증되지 않은 정우식을 정당한 오디션도 없이 드라마에 발탁한 것은 온갖 편법과 특혜로 정유라를 이화여대에 입학시킨 것과 똑같이 모든 사회적 규칙과 신뢰를 무너뜨린 부정행위”라며 “특검 수사를 통해 전말을 밝히고 책임자를 처벌해야 할 중대 사안이 아닐 수 없다”고 지적했다.

PD연합회는 “MBC 시사 프로그램의 끝없는 추락으로 실의에 빠진 MBC 구성원들은 드라마까지 농단된 이번 사태를 보며 ‘PD의 자긍심은 쓰레기통에 처박혔다’고 한탄하고 있다”며 “한때 국민의 사랑을 받은 MBC가 박근혜-최순실 부패 정권의 하수인에 의해 이토록 처참하게 망가진 데 대해 우리는 MBC PD들과 똑같이 비통한 마음을 금할 수 없다”고 규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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