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17일 밤 11시5분 SBS ‘그것이 알고 싶다’에서 ‘박근혜 5촌 조카 살인사건 편’이 방송된다. 박근혜 대통령의 5촌 조카 박용철‧박용수가 2011년 9월6일 같은 날 사망한 뒤 풀리지 않고 있는 미스터리를 지상파 시사프로그램 가운데 SBS가 처음으로 다룬다. 사건 발생 이후 5년 3개월만이다. (박근혜 5촌 살인사건 의문점 총정리 기사=‘박용수, 그는 살인자인가 피해자인가’)

당시 경찰 수사결과는 허점이 가득했다. 시사주간지 시사인은 2012년 12월 경 이 사건에 재수사가 필요하다며 국립과학수사연구소 등 구체적 자료에 기반 한 의혹제기에 나섰다. 이에 박지만 EG회장이 기사를 쓴 주진우 기자 등을 선거법위반 등 혐의로 곧바로 고소했다. 이 사건은 현재 대법원 계류 중이다. 주 기자는 1심과 2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았다.

이 재판 과정을 꼼꼼히 기록했던 PD가 있었다. ‘오늘만 사는 그알 PD’로 알려진 배정훈 SBS PD다. 배PD는 이번 방송편의 연출을 맡았다. 그는 지상파 PD가운데 이 사건을 끈질기게 추적한 유일한 인물이다. 그의 추적기는 박근혜 대통령의 탄핵안이 가결되고 나서야 비로소 전파를 타게 됐다. 배 PD는 방송을 앞두고 자신의 페이스북에 다음과 같은 글을 남겼다.

“사건 하나 취재하는데 몸조심하라는 얘기를 수도 없이 듣고 있다. 그냥 사건이 아니란다. 버겁고, 무겁게, 이따금 무섭게 취재 해온지 2년가량 됐다. 가장 어려운 퍼즐이었다. 서울, 두바이, 파리, 그리고 다시 서울. 이제 겨우 시작이다.”

▲ 12월17일자 SBS '그것이 알고싶다' 예고화면.
2014년 9월경 김어준 딴지일보 총수와 주진우 기자, 배정훈 PD, 김용민 변호사 등 9명은 취재팀을 꾸려 아랍에미리트 두바이에서 ‘5촌 살인사건’과 관련해 새로운 증언을 해줄 익명의 제보자를 만나 3박4일간 인터뷰를 진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수사 기록에 등장하지 않는 제보자였다. 이번 방송에선 당시 두바이 제보자의 육성 증언이 등장할 것으로 보인다.

당시 두바이에 동행했던 김용민 변호사는 지난해 미디어오늘과 통화에서 “절대 공개할 수 없는 내용이지만 사건의 근본을 흔드는 내용”이라고 말했다. 당시 주진우 기자도 미디어오늘과 통화에서 “(제보자 주장이) 신빙성이 없는 건 아닌데, 그 당사자가 감당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 사건 주변에 너무 많은 사람이 죽었다”며 말을 아꼈다.

실제 박용철·박용수와 함께 사건 당일 두 사람과 함께 있었던 유일한 인물 박용철의 측근 황아무개씨가 2012년 돌연 사망했다. 김용민 변호사는 “황씨는 육영재단 폭력사건에 개입한 폭력배로 박용철씨가 사망하고 얼마 뒤 사망했다. 황씨가 갑자기 사망해 변호인도 놀랐다. 당시 (술자리에) 있었던 유일한 사람이 사망했다. 변호인도 변론이 무섭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밝힌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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