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방송 쟁취를 기치로 내걸고 총파업에 돌입한 KBS 양대 노동조합(KBS노동조합‧전국언론노동조합 KBS본부)이 지난 10일부로 총파업을 중단했다. 8일 오전부터 시작된 파업은 2일 동안 진행됐다.

양대 노조는 “사측의 태도 및 방송법 개정과 언론장악 진상규명을 위한 정국 상황의 변화에 따라 언제든지 다시 단체행동에 나설 수 있다”며 추후 파업 가능성을 열어뒀다.

이현진 KBS노조위원장은 13일 미디어오늘과 통화에서 “박근혜 대통령 탄핵 여론이 집중된 시기 국민에게 우리 의견을 전달했다는 데 의미가 있다”며 “또 국회 청문회에 KBS 인사들이 출석하게 됐다는 점도 유의미하다”고 강조했다. 

이 위원장은 “하지만 여전히 방송법 개정은 이뤄지지 않았다”며 “야당이 단독으로 요구해 열리는 임시국회 기간 동안에도 본부노조(언론노조 KBS본부)와 논의해 어떻게 투쟁에 나설지 고민할 것”이라고 말했다. 

▲ 지난 8일 오후 서울 여의도 새누리당사 앞에서 언론노조 KBS본부를 비롯한 언론노조 조합원 천여명이 ‘
언론부역자 청산, 언론장악 방지법 즉각 제정’ 총력투쟁결의대회를 열었다. 사진=이치열 기자 truth710@
성재호 언론노조 KBS본부장도 “시민들과 함께 거리로 나와 박근혜 대통령 탄핵소추안 가결의 순간을 함께 했다. 구성원들의 만족감과 자신감이 크다”면서도 “장기적인 파업만으로 모든 문제가 해결될 거라고 보진 않는다”고 했다.

실제 방송법 개정안, 방송문화진흥회법 개정안, 방송통신위원회 설치법 개정안, 한국교육방송공사법 개정안 등 4개 법안이 새누리당에 의해 발목 잡혀 있다. 

새누리당은 해당 법안의 법안소위원회 상정을 거부하고 있다. 여당 측 간사인 박대출 새누리당 의원은 “(법안에 대한) 여야 편차가 큰 만큼 효율성을 갖자는 취지에서 소위에 회부하기에 앞서 논의가 필요하다”고 밝힌 뒤 여야 간사간 논의를 회피하고 있다.

성 본부장은 “방송법 문제를 포함해 보도책임자들의 사과, 고대영 KBS 사장의 독선 경영에 대한 심판 등은 며칠 안에 해결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며 “길게 호흡하면서 다시 힘을 집중해 장기적으로 싸울 것이다. 단체행동이 필요하다면 조합원들의 뜻을 모아 다시 나설 것”이라고 강조했다.

▲ 지난 8일 오후 서울 여의도 새누리당사 앞에서 언론노조 KBS본부를 비롯한 언론노조 조합원 천여명이 '언론부역자 청산, 언론장악 방지법 즉각 제정' 총력투쟁결의대회를 열었다. 참가자들은 박근혜 대통령, 김기춘 전 대통령비서실장, 고대영 KBS사장, 이인호 KBS이사, 고영주 방문진 이사장, 안광한 MBC 사장 탈을 쓴 사람들을 포승줄로 묶어 끌고 가는 퍼포먼스를 펼쳤다. 사진=이치열 기자 truth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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