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은택 감독이 최순실씨를 통해 청와대와 정부 인사를 추천했다고 인정했다. 또 최순실씨에게 보낸 글 일부가 박근혜 대통령 연설문에도 포함됐다는 증인언도 나왔다.
차은택 감독은 7일 국회에서 열린 박근혜 정부 최순실 국정농단 국정조사 특위 2차 청문회에서 “최순실씨가 먼저 장관과 수석에 대한 추천을 요청했다”며 자신이 김상률 전 청와대 교육문화수석, 송성각 전 한국콘텐츠진흥원 원장, 김종덕 전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등을 추천했다고 시인했다.
차은택 감독은 “문체부 장관 후보에 대한 추천 요청은 정성근 내정자가 사퇴한 뒤인 2014년 10월경이었고 송성각 전 원장에 대한 추천도 비슷한 시기였다”고 말했다.
김경진 국민의당 의원은 “본인이 추가적으로 추천했던 인사는 누구였느냐”고 묻자 차은택 감독은 “영화계와 연극계 원로 몇 분들인데 지금 이 자리에서 실명을 거론하는 것은 어렵다”고 주장했다.
차은택 감독이 추진한 행사에 박근혜 대통령이 빈번하게 동석했던 것과 관련해 “최순실씨가 VIP가 (행사에) 가실 것‘이라고 했을 뿐 제가 먼저 (대통령 참석을) 부탁드린 적은 없다”고 주장했다.
이와 함께 차은택 감독은 최교일 새누리당 의원 질의에서 “최순실씨가 문화 창조 콘텐츠 관련해서 생각을 써 달라고 해서 써 준 게 어느 날 박근혜 대통령의 연설문에 몇 문장이 포함돼 있었다”며 “그래서 저도 그렇게 (최순실씨가 박근혜 대통령의 연설문을 고친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그는 최순실씨의 논현동 사무실에서 모인 사람들이 함께 연설문을 보고 고친 적 있냐는 질문에는 “없다”고 부인했다. 다만 그는 박근혜 대통령의 연설문을 최순실씨가 고쳤다고 추측할 수 있냐는 최교일 의원 질의에는 “그렇다”고 답했다.
고영태씨는 앞서 JTBC와 인터뷰에서 ‘최순실씨가 박근혜 대통령의 연설문 고치기를 좋아한다’는 취지의 발언을 해 논란이 됐다. 이 자리에서 고영태씨는 “(최순실씨가) 뭘 잘하냐고 해서 ‘연설문 고치는 건 잘 하는 거 같다’ 이런 말을 한 거 같다”고 인정했다.
고영태씨는 “최순실씨가 사무실에 있는 팩스인가 스캔이 잘 안된다고 해서 컴퓨터를 봐주러 사무실에 갔을 때 얼핏 컴퓨터에서 본 게 있었다”며 말했다.
다만 최순실씨가 논현동 사무실에서 전문가들과 모여 국정을 논의했냐는 질의에 대해서는 두 증인의 의견이 엇갈렸다. 고영태씨는 “이성한(전 미르재단 사무총장)에게 그런 (비선 모임)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는데 모임에 가본적은 없다”며 “이성한에게 여러 지인이 모여서 회의했다는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다”고 주장했다.
차은택 감독은 즉각 “미르재단과 관련해 실무자들이 자주 만난 건 사실”이라면서도 “다른 일 때문에 만난 적은 없다”고 부인했다. 비선 모임에 대해서도 차은택 감독은 “그런 모임은 보지 못했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동행명령장을 받고 출석한 최순실 조카 장시호씨는 “청와대에 들어가 본 적은 한 번도 없으며 대통령을 만난 적도 없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