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은택 감독이 최순실씨를 통해 청와대와 정부 인사를 추천했다고 인정했다. 또 최순실씨에게 보낸 글 일부가 박근혜 대통령 연설문에도 포함됐다는 증인언도 나왔다. 

차은택 감독은 7일 국회에서 열린 박근혜 정부 최순실 국정농단 국정조사 특위 2차 청문회에서 “최순실씨가 먼저 장관과 수석에 대한 추천을 요청했다”며 자신이 김상률 전 청와대 교육문화수석, 송성각 전 한국콘텐츠진흥원 원장, 김종덕 전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등을 추천했다고 시인했다. 

차은택 감독은 “문체부 장관 후보에 대한 추천 요청은 정성근 내정자가 사퇴한 뒤인 2014년 10월경이었고 송성각 전 원장에 대한 추천도 비슷한 시기였다”고 말했다. 

▲ 차은택 전 창조경제추진단장(왼쪽)이 7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박근혜 정부의 최순실 등 민간인에 의한 국정농단 의혹사건 진실규명을 위한 국정조사특위 제2차 청문회'에 출석해 위원들의 질의를 듣고 있다. 사진=이치열 기자 truth710@


김경진 국민의당 의원은 “본인이 추가적으로 추천했던 인사는 누구였느냐”고 묻자 차은택 감독은 “영화계와 연극계 원로 몇 분들인데 지금 이 자리에서 실명을 거론하는 것은 어렵다”고 주장했다. 

차은택 감독이 추진한 행사에 박근혜 대통령이 빈번하게 동석했던 것과 관련해 “최순실씨가 VIP가 (행사에) 가실 것‘이라고 했을 뿐 제가 먼저 (대통령 참석을) 부탁드린 적은 없다”고 주장했다. 

이와 함께 차은택 감독은 최교일 새누리당 의원 질의에서 “최순실씨가 문화 창조 콘텐츠 관련해서 생각을 써 달라고 해서 써 준 게 어느 날 박근혜 대통령의 연설문에 몇 문장이 포함돼 있었다”며 “그래서 저도 그렇게 (최순실씨가 박근혜 대통령의 연설문을 고친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그는 최순실씨의 논현동 사무실에서 모인 사람들이 함께 연설문을 보고 고친 적 있냐는 질문에는 “없다”고 부인했다. 다만 그는 박근혜 대통령의 연설문을 최순실씨가 고쳤다고 추측할 수 있냐는 최교일 의원 질의에는 “그렇다”고 답했다. 

고영태씨는 앞서 JTBC와 인터뷰에서 ‘최순실씨가 박근혜 대통령의 연설문 고치기를 좋아한다’는 취지의 발언을 해 논란이 됐다. 이 자리에서 고영태씨는 “(최순실씨가) 뭘 잘하냐고 해서 ‘연설문 고치는 건 잘 하는 거 같다’ 이런 말을 한 거 같다”고 인정했다. 

고영태씨는 “최순실씨가 사무실에 있는 팩스인가 스캔이 잘 안된다고 해서 컴퓨터를 봐주러 사무실에 갔을 때 얼핏 컴퓨터에서 본 게 있었다”며 말했다. 

다만 최순실씨가 논현동 사무실에서 전문가들과 모여 국정을 논의했냐는 질의에 대해서는 두 증인의 의견이 엇갈렸다. 고영태씨는 “이성한(전 미르재단 사무총장)에게 그런 (비선 모임)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는데 모임에 가본적은 없다”며 “이성한에게 여러 지인이 모여서 회의했다는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다”고 주장했다. 

▲ 차은택 전 창조경제추진단장이 7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박근혜 정부의 최순실 등 민간인에 의한 국정농단 의혹사건 진실규명을 위한 국정조사특위 제2차 청문회'에 출석해 김성태 최순실국조특위 위원장에게 증인선서문을 전달한 뒤 자리로 이동하고 있다. 사진=포커스뉴스

차은택 감독은 즉각 “미르재단과 관련해 실무자들이 자주 만난 건 사실”이라면서도 “다른 일 때문에 만난 적은 없다”고 부인했다. 비선 모임에 대해서도 차은택 감독은 “그런 모임은 보지 못했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동행명령장을 받고 출석한 최순실 조카 장시호씨는 “청와대에 들어가 본 적은 한 번도 없으며 대통령을 만난 적도 없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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