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故) 김영한 전 청와대 민정수석 비망록에는 ‘언론통제 가이드라인’이 고스란히 기록돼 있다.

청와대는 박근혜 대통령 비선을 들추거나 겨냥했던 일요신문‧시사저널에 소송 등으로 “본때를 보여”줬다. ‘정윤회 문건’을 공개했던 세계일보를 상대론 세무조사 등 “세계일보 공격 방안”을 논했다. 

세월호 침몰사고 당시 정부의 무능을 비판했던 JTBC에 대해서는 “방심위(방송통신심의위원회) 제소 활용”을 통해 압박을 가하고자 했고 공영방송 이사회 가운데 “면종복배” 이사들을 찍어 누르고자 했다.

박 대통령의 세월호 7시간 행적에 의문을 제기한 산케이신문 기자에 대한 기소 역시 청와대 작품이었다. 반면 대통령 관련 우호적 보도에 대해선 “각종 금전적 지원”이라는 당근을 꺼냈다. 

▲ 김기춘 전 청와대 비서실장이 언론사 사찰과 탄압의 핵심 당사자로 떠오르고 있다. 김영한 전 민정수석이 남긴 비망록에는 그의 지시 사항이 기록돼 있다. (사진=연합뉴스)
국민의 눈과 귀를 가리는 ‘언론의 적’, 중심에는 김기춘 전 청와대 비서실장이 있다. ‘김영한 비망록’은 김 전 수석이 청와대 재직 시절 김 전 실장을 중심으로 한 수석비서관 회의 내용을 담고 있기 때문이다.

언론계는 김 전 실장이 ‘박근혜 게이트’ 국회 국정조사특위 청문회에 서야 한다는 입장이다. 

1970년대 박정희 유신독재에 맞서다 해직된 김종철 동아일보 해직기자(72‧자유언론실천재단 이사장)는 “청와대 수석비서관 회의 내용을 통해 유신 때와 다를 바 없는 명백한 언론탄압 행위가 드러났다”며 “반복되는 권력의 언론탄압을 뿌리뽑기 위해 김 전 실장은 역사의 증언대에 서야 한다. 향후 특검 역시 김 전 실장의 언론탄압 행위에 대한 수사를 진행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당은 국조특위 2차 청문회 증인으로 채택된 김 전 실장이 7일 출석하지 않을 경우 별도 청문회를 열겠다고 6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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