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 퇴진을 촉구하는 6차 범국민대회가 열린 지난 3일, 삼성 반도체·LCD공장 직업병 피해자들은 '이재용 처벌' 피켓을 함께 들었습니다. 삼성그룹을 포함한 국내 주요 대기업 재벌들이 미르·K스포츠재단에 출연금을 내고 특혜를 얻은 '공범'이라는 주장입니다. '박근혜 퇴진 비상국민행동 산하 재벌구속 특별위원'으로 활동하는 이종란 노무사가 관련 글을 보내왔습니다. (편집자주)

안녕하세요. 저는 반도체노동자의 백혈병 사망 등 직업병 문제에 대해 삼성이 책임지라고 425일째 농성중인 반올림 활동가 이종란 입니다. 그리고 저는 지난 주에 발족한 '박근혜 퇴진 비상국민행동 산하 재벌구속 특별위원회'에도 힘을 보태고 있습니다.

지난 토요일 전국집계 232만명이 모인 박근혜 퇴진 대국민 행동에 저와 반올림도 "박근혜 즉시퇴진, 이재용 구속" 피켓을 들고 거리에 함께 했습니다. 청운동사무소 앞에서 3분 발언 기회도 생겨 재벌총수 처벌의 중요성을 시민들과 나눴습니다. 짧은 발언에 못다한 말을 이 기고문으로 실어봅니다.

▲ 사진=이기화님 제공

12월 6일 국정조사의 날, 재벌 청문회가 열립니다. 삼성 이재용씨 등 재벌 총수가 국회에 출석해서 과연 어떤 거짓말을 할지 제대로 감시해야 합니다. 지금까지 재벌 총수들은 하나같이 본인들은 피해자다, 박근혜에게 삥을 뜯겼다고 주장하고, 박근혜의 뇌물죄를 수사한 검찰 또한 공소장에서 재벌들을 피해자로 둔갑시켰습니다.

그런데 과연 재벌 총수가 피해자 맞나요?

재벌 총수들이야말로 박근혜의 공범이자 뇌물죄로 구속 수사하고 엄하게 처벌해야 하는 진짜 당사자들입니다.

삼성 이재용 등 재벌 총수들이 박근혜의 미르재단과 K스포츠 재단에 800억원의 돈을 입금한 바로 다음날 어떤 일들이 벌어졌습니까? 다음날 박근혜 대통령은 대국민 담화문과 예산안 시정 연설을 하면서, 재벌들을 위한 노동개악법을 주문하고, 의료와 철도 같은 공공서비스를 민영화하려는 서비스산업발전기본법 등 경제활성화법안 통과를 밀어부쳤습니다.

▲ 사진=이기화님 제공

재벌 총수들이 박근혜와 독대한 후에는 어떤 일들이 벌어졌습니까.

SK 최태원 회장과 CJ 오너 이재현은 특별 사면을 선물로 받았습니다. 롯데그룹 신동빈 회장은 박근혜와의 뇌물 거래로 면세점 특혜와 대형 유통망 독점으로 중소상공인들의 생존권을 빼앗아 갔습니다.

'노사문제'를 청탁한 현대차 정몽구는 무엇을 얻었나요. 비정규직 불법파견 범죄와, 현대차의 부품 협력사 유성기업 노조개입 사례처럼 극악무도한 노조탄압 범죄를 덮었습니다.

노동자의 건강과 고용안정, 중소상인들의 생존권과 국민들의 복지에 쓰여야 하는 국가 예산과 법안들이 재벌 총수들 배불리는데 쓰였습니다. 수 조원의 세금을 감면받고는 최저임금 인상에 거품 물고 반대하던 재벌들입니다.

삼성 총수로 등극한 재벌 3세 이재용은 또 어떻습니까. 권력 세습을 위해 이재용은 계열사 주가를 조작하고 박근혜 정부와 야합하여 국민연금에 손을 댔습니다. 이로인해 국민연금은 6천억 손실을 봤고 이재용은 8조 이득을 얻었습니다.

삼성 이재용은 현재까지 알려진 것만 약 500억원에 달하는 돈을 박근혜-최순실씨에게 건냈습니다. 최순실씨의 독일회사 비덱코리아의 전 사장 '쿠이퍼스'씨는 “삼성이 지난해 8월 노사문제 협력과 연구비 등 정부 지원 약속받고 최순실 측에 280억원을 지급하기로 했다”고 했습니다. 이 내용도 구체적으로 밝혀져야 합니다. 그 시기 이후로 삼성 직업병 협상(제3자 조정위)도 파기 수순을 밟게 됐습니다.

그동안 삼성은 무노조 노동탄압, 직업병 은폐와 책임회피, 법인세 감면, 각종 규제완화 등 가장 많은 특혜를 누렸습니다. 얼마나 더 뇌물을 줬고 어떤 대가를 얻었는지 국정조사와 특검에서 낱낱이 밝혀내야 합니다.

12월 6일 국정조사 재벌 청문회를 앞두고, 벌써부터 걱정입니다. 국정조사에서 삼성의 핵심 증인인 미래전략실 사장 장충기를 제외해 버렸습니다. 또 특별검사로 임명된 박영수는 2005년 삼성 불법 정치자금에 대해서 면죄부를 주었던 전력이 있습니다. 박영수가 당시 중수부장으로 수사를 지휘했고 주임검사가 최재경 현 청와대 민정수석입니다.

따라서 국정조사와 특검만 믿고 있을 수 없습니다. 박근혜와 함께 재벌 총수를 뇌물죄로 처벌하려면 이를 감시하고 압박하는 거리와 촛불의 목소리가 더 커져야 합니다. 12월 6일 국정조사 청문회와 특검에서 반드시 뇌물죄를 밝혀내라는 국민의 경고를 전달해야 합니다.

독일에서는 자금세탁을 한 죄는 최고 종신형에 처한다고 합니다. 그런데 한국의 재벌들은 그동안 수조원의 비자금, 각종 뇌물, 정치자금을 뿌리고 어디한번 제대로 처벌 받은 적이 있었습니까. 이번에는 달라야 합니다.

2008년 삼성 전 법무팀장이었던 김용철 변호사는 삼성 비자금 규모가 10조 이상이라고 폭로했고, 당시 조준웅 특검 수사를 통해 4조5천억이 드러났지만 이건희 회장은 제대로 된 처벌을 받지 않았습니다. 씁쓸하게도 조준웅 특검의 아들은 이건희 비자금 재판 뒤에 특채로 삼성에 입사했습니다.

수백억의 명백한 뇌물이 드러난 이번에는 꼭 재벌의 총수들을 구속 처벌해야 합니다. 그래야 경제가 좀 먹고, 노동자와 서민의 삶이 파탄나는 것을 조금이나마 견제할 수 있을 겁니다. 수백만명이 들고 일어난 거리의 촛불에서 재벌은 공범이라는 목소리가 중요한 이유입니다.

▲ 6차 범국민대회에 참가한 시민들이 '재벌총수들 구속 처벌을 촉구하는 서명'을 하는 모습. 사진=사진=이기화님 제공

'퇴진행동 재벌구속 특별위원회'에서는 지난 토요일 광화문 광장에 나온 시민들에게 재벌범죄 엑스포를 선보이고, 재벌총수들 구속 처벌을 촉구하는 서명운동을 시민들의 뜨거운 호응속에 진행했습니다.

온라인 서명 사이트도 개설했습니다.

이번 기회에 박근혜와 재벌 총수들에게 국민들의 무서움을 가르쳐 줍시다. 박근혜는 즉각 퇴진하고 재벌총수들과 함께 '뇌물죄'로 반드시 엄하게 처벌 받아야 합니다.

# 삼성 이재용 등 재벌 총수들 "뇌물죄" 구속 처벌을 위한 서명하기 바로가기 : https://docs.google.com/a/mediatoday.co.kr/forms/d/e/1FAIpQLSeoooFtsGdmbO9W-RhLA0DORwF_LTsRlGCbKK9uQvTCceFMDA/viewform?c=0&w=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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