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의 즉각 퇴진과 구속을 외치는 6차 촛불집회에 참여한 시민들이 청와대 앞 100m까지 행진했다. 묵묵부답인 청와대를 향해 지난 1년 넘는 시간동안 애끓는 목소리를 높여왔던 세월호 유가족들이 행진 대열 가장 앞에 섰다.

시민 수천여명으로 구성된 촛불집회 참여 시민들은 이날 오후 4시부터 사상 처음으로 청와대 앞 100m까지 행진했다. 이들은 청와대와 가장 가까운 거리까지 행진하며 박근혜 대통령의 즉각 퇴진과 구속 등을 외쳤다. 4.16 세월호참사 가족대책협의회는 행진 대열 가장 앞에서 집회가 허가된 서울 효자치안센터까지 갔다.

법원은 이번 집회 주최 측인 ‘박근혜정권퇴진 비상국민행동(퇴진행동)’이 사전집회 및 행진에 대한 경찰의 금지 및 제한 통고에 반발해 낸 집행정지 가처분 신청을 일부 받아들였다. 이에 따라 청와대 인근 집회는 청운동길과 효자동길, 삼청동길 등 세 갈래로 나뉘어 청와대 포위 행진을 이어갔다.

▲ 4일 오후 4시30분부터 세월호 가족협의회와 시민들이 청와대로부터 100m 떨어진 거리인 서울 효자치안센터 부근까지 행진했다. 사진=차현아 기자
전명선 세월호 가족협의회 공동운영위원장은 “1년7개월 동안 단 한 차례도 들어오지 못한 이 자리에 시민들과 함께 서 있는 것 자체가 오랫동안 꾸었던 꿈”이라며 “세월호 참사와 국민을 기만한 죄악을 밝히는 그날까지 가족들도 끝까지 함께할 것을 국민여러분께 약속드린다”고 전했다.

세월호 참사 희생자 김동현 군 어머니는 “1년7개월동안 싸워서 국민에게 허락하는 것이 여기까지냐, 청와대가 그렇게 먼 곳이냐”고 반문했다. 또한 “박근혜 대통령이 눈물을 보였다고 종편 방송에서 나오는데, 그 울음이 진짜 울음이냐. 자식 잃은 부모보다 아프냐. 우리 유가족은 세월호 참사 원인부터 구조 안한 이유, 당신들이 추구하는 욕심이 어디까지 가 있는지 끝까지 파헤치겠다”고 말했다.

유경근 세월호 가족협의회 집행위원장 역시 “(집회 허가된 효자치안센터 부근) 경찰 차벽 맨 앞까지 들어갔는데 화가 났다. 천일 넘게 청와대에서 박근혜 대통령 사과 한마디 들으려고 싸웠는데 겨우 들어간 곳이 100미터”라고 말했다.

또한 정치권에 대해서도 “비박이니까 마치 죄가 없는 것처럼 뻔뻔하게 말한다. 지금 이 시간에도 세월호 참사 7시간의 진실 밝히라는 요구에 친박이든 비박이든 한결같이 온 몸으로 막아서고 있다. 그들과 결코 타협할 생각이 없음을 분명히 밝힌다”고 전했다.

▲ 4일 오후 4시30분부터 세월호 가족협의회와 시민들이 청와대로부터 100m 떨어진 거리인 서울 효자치안센터 부근까지 행진했다. 사진=차현아 기자
이날 청와대 인근 집회 중 시민들은 차벽을 향해 흰 국화를 던지기도 했다. 일부 시민들은 KBS와 MBC 취재진 등에 대해 취재를 거부한다고 목소리를 내기도 했다.

청와대 인근 행진 이후 열린 사전 대회에서는 대학생 등 시민들이 자유 발언을 이어가고 있다. 오후 6시부터 서울 광화문 광장에서 ‘박근혜 즉각 퇴진의 날’ 본 행사가 진행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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