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TBC 메인뉴스 ‘뉴스룸’이 6주 연속 동시간대 시청률 1위를 기록했다. 종합편성채널 출범 5년 만에 지상파 중심의 방송뉴스 의제선점 구조가 무너졌다. 신뢰도·영향력 하락이 시청률 정체로 이어지는 상황에서 지상파는 생존을 위해서라도 뉴스룸의 쇄신이 필요한 처지에 놓였다.

시청률조사기관 닐슨코리아에 따르면 JTBC는 10월24일 ‘최순실 태블릿PC’ 특종보도 이후 손석희 보도담당사장이 진행하는 월~목요일 뉴스편성에서 지난 1일까지 6주 연속 시청률 1위를 나타냈다. ‘뉴스룸’은 10월25일 시청률 8.08%를 시작으로 줄곧 8%대를 유지하다 11월8일 9.09%를 기록한 뒤 11월21일 9.55%, 11월29일 9.62%를 기록하며 연일 최고시청률을 경신하고 있다. 탄핵국면으로 돌입하며 뉴스에 대한 관심이 늘어나는 가운데 조만간 ‘시청률 10%’ 진입도 가능할 것이란 전망이다.

▲ 손석희 JTBC 보도담당 사장. ⓒJTBC
고대영 KBS사장이 JTBC 시청률을 두고 “특종에 의한 일시적 현상”이라고 밝혔지만 안일한 인식이다. 일단 6주는 일시적 기간이 아니다. 더욱이 JTBC시청률 상승의 배경에는 KBS를 앞지른 JTBC의 높은 ‘신뢰도’가 자리 잡고 있다. ‘최순실 의상실 영상’, ‘최순실 단독 인터뷰’, ‘김영한 비망록’ 등 여러 특종에도 TV조선 시청률이 정체된 이유는 개국 이래 포기하다시피 한 ‘신뢰도’ 탓이다. 시민들은 자신의 삶과 직결되는 정치적 사건에 분노하며 신뢰할 수 있는 뉴스를 찾아야만 했다.

JTBC 시청률 상승은 방송뉴스를 안 보던 시청층이 새롭게 유입된 결과다. 이는 JTBC 시청률 상승에도 4~5%대를 꾸준히 유지하는 동시간대 SBS·MBC 시청률에서 추정 가능하다. 뒤집어 보면 박근혜 대통령의 국정농단 국면이 길어질수록 JTBC로 향하는 새로운 시청층이 늘어날 가능성이 높다. 대통령선거가 있는 2017년에는 JTBC와 TV조선을 비롯한 종편의 시사보도프로그램에 더욱 관심이 늘어날 수 있다. 이는 지상파가 주도했던 방송뉴스 의제선점구조의 해체를 의미한다.

▲ 2011년 12월 12일 한국언론진흥재단 주최 한국의 뉴스미디어 2011 디지털 기술의 진화와 저널리즘 세미나 자료.
2002년 지상파3사 메인뉴스 평균시청률은 KBS1TV 20.7%, MB 15.6%, SBS 12.8%였다. 종편 출범 직전이던 2011년만 해도 평균 KBS1TV 18.3%, SBS 12.9%, MBC 9.8% 시청률이었다. 하지만 최근 SBS·MBC 메인뉴스 시청률은 양사를 합쳐도 10% 이하다. 이 같은 지상파 뉴스독점구조의 해체는 지상파가 자초한 측면이 크다. 2012년 대선에서 정부여당 편향보도로 종편과 차별성을 띄지 못했고, 경영진을 비판했던 능력 있는 기자들을 보도국에서 쫓아내며 스스로 보도역량을 갉아먹었다.

이는 언론운동진영에도 많은 변화를 요구하고 있다. 당장 MBC 뉴스영향력이 크게 감소하면서 지배구조개선 등 ‘MBC 정상화’ 운동이 주목을 못 받고 있다. 2012년 170일 파업 당시와 달리 MBC저널리즘의 상징이었던 손석희가 합류한 JTBC의 존재 속에서 반드시 MBC를 정상화시켜야 한다는 절박함을 시민들이 체감하지 못하는 것이다. 시청자 중 일부는 “JTBC에 수신료를 주자”는 말까지 하고 있다. 보도경쟁력 하락은 중간광고 도입 따위로 막을 수 없는 채널의 몰락을 의미한다.

JTBC는 ‘최순실 태블릿PC’ 특종 이후에도 ‘최순실 일가 진료 병원에 동시다발 정부 지원’(11/9), ‘대통령, 차움 시설 무상 이용…가명은 길라임’(11/16), ‘“정호성 휴대전화에 미공개 핵심 증거 20건”’(11/20), ‘성분 기록도 안 남겨…대통령 주사제 의혹 증폭’(11/23), ‘대통령 “비선 의혹 진원지 파악해 응징” 지시’(12/1) 등 단독보도를 이어가고 있다. 지상파로선 JTBC보다 시청자에게 인정받는 것 외에는 돌파구가 없다. 그 시작은 박근혜정부의 ‘내부자들’, 보도본부장 이하 간부들 보직사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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