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려가 현실이 됐다. 박근혜의 한 수에 야당은 분열하고 여당은 뭉쳤다. 탄핵은 갈팡질팡 청와대는 여유만만. 대구서문시장 화재 현장까지 둘러보고 올 정도로 다시 대통령은 여왕의 모습으로 정상을 되찾아가는 모습이다. 친박세력은 표정관리하며 박수를 치고 있고 비박 국회의원들은 머쓱한 모습으로 ‘탄핵은 없다’고 딴사람이 되버렸다.

역시 청와대와 국회의 친박핵심세력들이 지리멸렬한 야당을 향해 ‘약좀 오를거다’고 비아냥할만하다. ‘촛불은 꺼진다’에서 ‘마녀사냥’ ‘종북세력’으로 여론선전전에도 힘을 쏟고 있는 모습이다. 2백만 국민의 촛불시위를 이렇게 간단히 무시하기가 쉽지않다.

▲ 박근혜 대통령이 12월1일 큰 화재가 발생한 대구 서문시장을 방문해 피해 현장을 둘러보고 있다. ⓒ 연합뉴스
청와대에서 비아그라, 마늘주사, 백옥주사, 태반주사 등 별 괴상망측한 말들을 쏟아내는 범죄혐의자, 국정농단주범 박근혜. 그의 직무를 하루빨리 끝내주기를 기대하던 촛불은 정치바람에 좌절될 것인가. 내년 4월말까지 사실상 범죄자 대통령의 서문시장 15분 방문식의 행각을 보며 인내하다 국민 집단 우울증에 빠져야 할 것인가. 방법을 찾기전에 향후 일주일동안 어떤 모습을 보게될까.

① 야당은 탄핵실패를 두고 서로 ‘니 탓’을 하며 손가락질하는 자중지란을 보게 될 것이다.

② 여당은 친박비박이 다시 사이좋게 뭉치는 모습을 유지하며 뒤에서 개헌을 통해 권력유지와 함께 박근혜 사면방안을 강구할 것이다.

③ 청와대는 시민들의 촛불시위의 함성과 비례해서 관변단체들을 총동원, ‘눈물흘렸다’는 불쌍한 대통령 구하기에 맞불작전을 전개할 것이다.

④ KBS, MBC, 조선일보 등 친여매체들이 야당에 권력이 넘어가는 것을 경계, 자발적으로 야당때리기에 나서게 될 것이다.

⑤ 특히 조선일보, 종편 등은 ‘박근혜의 눈물’을 부각시키며 보수결집에 나서 시간벌기에 힘을 실어주는 모습을 보게 될 것이다.

⑥ 어쩌면 국민의 촛불시위를 무력화시키기 위해 프락치 난폭행위를 해 줄 ‘특공대’를 투입, 북한의 조종을 받는 용공분자들의 소행으로 붉은 색을 칠하는 사건을 조작할 수도 있다. 이것을 기다렸다는듯 관변매체들이 대서특필하게 된다. 이를 계기로 촛불시위 참가자들의 색출작업, 불이익을 주는 등의 겁주기에 국정원이나 수사기관 등이 동원될 수도 있다.

▲ 11월29일 오후 서울 중구 태평로 프레스센터 앞 대형 전광판에 박근혜 대통령의 3차 대국민 담화 발표 모습이 생중계 되고 있다. 사진=포커스뉴스
이 보다 더한 모습들이 기다리고 있다면 국민의 기대와 바람은 큰 장벽에 부딪히게 된다. 오만가지 죄를 짓고도 자신은 죄가 없다고 몽니를 부리는 대통령을 국민은 알지만 현직에 머물게 되면 이렇게 국민이 고통받게 된다. 대통령 혼자는 힘이 없지만 친박, 비박이 힘을 합치며 국민의 여망은 간단히 깔아뭉갤 수가 있다.

국회의원을 국민의 대변자로 뽑지않고 대통령 하수인으로 뽑은 유권자들이 감내해야 할 몫이다. 믿었던 국회의원들 중 누가 국민의 뜻에 반대하는지 잘 기억하는 것도 미래 이 나라를 위한 길이다. 그럼 시민이 당장 해야 할 일은 무엇일까.

1. 촛불을 더 높이 들어야 한다.

청와대를 향한 촛불은 효용성이 높지않은 것 같다. 국민의 이런 반대에도 불구하고 물러나지 않은 정도가 아니라 서문시장 현장방문할 정도면 ‘비정상의 일상화’로 밖에 볼 수 없다. 이제 목표가 분명해졌다. 청와대를 때리기 위해 국회를 함께 겨냥해야 한다. 단 옥석구분을 해야 한다. 새누리당으로 다시 한몸이 된 친박과 비박 국회의원들의 방탄조끼를 향해 촛불을 집중해야 한다. 청와대와 국회로 집중된 집단 촛불을 더 높이 들어야 할 때다.

▲ 11월19일 오후 서울 광화문광장과 세종로 일대에서 박근혜 대통령 퇴진을 촉구하는 4차 촛불집회가 열리고 있다. 사진=포커스뉴스
2. 촛불만은 약하다. 목소리도 높여라.

표창원 국회의원이 공개한 탄핵 찬성과 반대, 주저의원들을 향해 전화걸기, 문자보내기, SNS 보내기와 댓글달기 등 총공세를 펴야 한다. “나 한사람이 해봐야 안된다”는 무관심이 현재의 위기를 키웠다는 자각으로 “나 혼자서라도 한다”는 적극적 의지표명이 중요하다. 국회의원들은 표를 보고 움직인다. 그 지역구 주민들이 적극적으로 자기표현을 하면 흔들리는 법이다. 여기에 그 동네는 물론 서울에서도 지원사격을 가해야 한다.

3. 마지막 순간까지 탄핵이 가능하도록 최선을 다해야 한다.

국회는 헌법과 법률을 위배한 대통령을 헌법과 법률에 의해 탄핵 소추 의결해야 하는 것이다. 탄핵을 포기하는 것은 국회의원에게 주어진 직무를 유기를 하는 것이다. 탄핵소추는 헌법이 정한 ‘질서있는 퇴진’이 된다. 법을 위반해 특검까지 시행하고 있는 상황에서 그 범죄혐의자가 버젓이 대통령직에 머물고 있다는 것은 법을 무력화시키는 것이다. 스스로 검찰의 수사에 성실히 협조하겠다고 한 약속을 뒤집어버린 거짓말쟁이에게 또 무슨 기대를 한단 말인가. 스스로 물러나는 것과 탄핵은 큰 차이가 있다는 것을 국회의원들이 더 잘 안다. 탄핵이 가능해져야 조기퇴진이 나온다. 내년 4월까지 범죄혐의자를 대통령으로 모시라는 것은 집단 고문이자 정신적 테러행위다. 내년 4월안을 내놓은 원로라고 나서는 자들의 면면을 보라.

4. 탄핵이 실패하게 되면 그 실패의 책임은 탄핵을 반대한 국회의원들에게 집중하면 된다.

야당이든 여당이든 탄핵을 반대하는 국회의원들은 자신의 정치생명을 걸도록 해야 한다. 떳떳하다면 자신의 이름을 걸고 탄핵에 임할 것이다. 옥석구분 하지않고 전체 국회의원을 비난하는 것은 아군을 적으로 만드는 결과가 된다. 야당은 탄핵실패를 두려워할 필요가 없다. 중과부적으로 안되는 것은 어쩔 수 없는 것이다. 일정부분 비난은 각오해야지만 그 잘못은 반대한 의원들에게 집중돼야 하고 이들의 이름은 역사의 한 페이지로 남겨 다음 선거때 반드시 심판하도록 해야 한다.

▲ 12월2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로텐더홀에서 더불어민주당, 정의당 의원들이 박근혜 대통령 탄핵안 발의 불발된 것에 대한 책임을 느낀다며 다른 당 의원들의 참여를 촉구하는 농성을 하고 있다. 사진=포커스뉴스
5. 촛불을 대표할 비상시국위원회 위원 33인을 선정해야 한다.

국회에서 탄핵을 가결하기도 힘들겠지만 탄핵이 실패로 돌아가게 되면 그들의 이전투구는 보고싶지도 않다. 이제 국민의 뜻을 대변하지 못하는 무능한 국회는 접고 대신 ‘비상시국위원회’를 구성하여 이들이 국민의 뜻을 대변하도록 힘을 실어줘야 한다. 이름은 그 무엇이라도 좋다. 방송인 김제동, 조국 교수, 명진 스님 등을 포함 각계 대표들로 구성하여 박근혜와 담판짓도록 해야 한다. 먹고살기 힘든 국민에게 주말마다 촛불시위에 불러내는 것도 쉽지않은 일이다. 청와대도 새누리도 촛불이 스스로 힘이 빠지기를 기다리고 있다. 시민대표들이 일정을 정해서 박근혜와 담판 지어주기를 기대할 수 밖에 없다.

3차 담화로 재미본 박근혜가 곧 4차 담화를 또 준비하고 있다고 한다. 국회의 뜻에 따라 내년 4월말에 퇴진하겠다고 발표하면 탄핵은 완전히 끝난다. 거짓말쟁이가 그때 가서 ‘상황이 바뀌었다’ 퇴진할 이유가 없다고 담화를 준비하고 새누리가 눈을 부라리면 어떻게 할 것인가. “거짓말쟁이의 최대 비극은 진실을 말해도 믿어주지 않는다”고 했던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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