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3당이 2일 탄핵소추안을 공동 발의하기로 합의했다. 오는 8일 국회 보고 후 9일 탄핵소추안 표결 처리할 계획이다. 사실상 새누리당 비박계의 참여 없이 탄핵안 가결이 이뤄지기 쉽지 않다는 현실론을 받아들인 것으로 풀이된다.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당, 정의당 등 야3당 원내대표는 2일 오전 국회에서 회동을 열고 이날 오후 본회의에서 탄핵소추안을 공동 발의하겠다고 밝혔다. 또한 기존에 국민의당에서 제시했던 5일 표결 처리안 대신 8일 국회 보고에 이어 9일 표결처리를 진행할 예정이다.

야3당은 또한 2일 국회 본회의에서 예산안 처리를 위해서도 노력을 이어갈 계획이다. 지난 1일 여야가 합의한 누리과정 예산 등의 내용이 관철될 수 있도록 원칙대로 최선을 다한다는 입장이다.

기동민 더불어민주당 원내대변인은 회동 결과 브리핑을 통해 9일 처리로 합의를 가진 데에 대해 “탄핵안을 반드시 처리해서 성사시킬 수 있는 날을 최선으로 해서 결정한 사항”이라고 답했다.

야3당이 결국 9일 처리에 합의한 데에는 새누리당 일각의 9일 표결 처리 주장을 들어준 것으로 해석된다. 새누리당 비주류 중심으로 구성된 비상시국위원회 역시 2일 탄핵 표결 진행을 9일에 해야 한다고 밝힌 바 있다. 사실상 비박계가 탄핵 표결의 키를 쥐고 있다는 현실론을 수용한 셈이다.

▲ 2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박근혜 대통령 탄핵안 처리와 관련해 열린 야3당 원내대표 회동에 참석한 의원들이 포즈를 취하고 있다. 왼쪽부터 김관영 국민의당 원내수석부대표, 박지원 원내대표, 우상호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노회찬 정의당 원내대표, 기동민 더불어민주당 원내대변인. 사진=포커스뉴스
탄핵소추안 발의 및 처리 과정에서 새누리당 비박계와의 공조 여부에 대해서도 기동민 원내대변인은 “이전에도 간헐적으로 논의가 있었고 그분들의 참여를 끌어내기 위한 다양한 시도와 접근이 있을 것”이라고 협의 가능성을 열어놨다.

한편 더불어민주당과 정의당 의원들이 새누리당 비박계 등 국회 차원에서 탄핵소추안을 반드시 통과시켜야 한다고 촉구하며 국회에서 밤샘농성에 들어갔다.

각 당 소속 의원 20여명은 지난 1일 저녁 의원총회가 끝난 후부터 밤새 본회의장 앞에 앉아 농성을 이어가고 있다. 일정에 따라 순번을 바꿔가며, ‘대통령 탄핵소추 더 미룰 수 없다’ 등의 팻말을 들고 새누리당 비박계 등 동료 국회의원들을 향해 탄핵 의결을 촉구했다.

이번 농성은 2일 국회 본회의에서 탄핵안 처리가 사실상 무산된 가운데, 새누리당 비박계 등 국회 차원에서 탄핵을 빠르게 처리해야 한다는 압박에 힘을 싣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2일 오전 농성장을 지키고 있던 김현권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어제 의원총회 이후로 의원들이 자발적으로 농성에 나섰다. 약속했던 2일 탄핵안 처리가 무산됐고, 9일도 (가결이) 불명확한 상황에서 국회가 국민에게 해야할 도리를 다 하지 못했다는 사과와 반성의 의미”로 나섰다고 밝혔다.

또한 “반드시 이번 국회 회기가 끝나기 전까지 통과시키고, 새누리당 의원들의 동참을 요구하는 차원의 의미”라고 설명했다.

더불어민주당은 이후 의원총회를 통해 농성의 향후 방향을 논의할 계획이다. 정의당 역시 오후부터 ‘대통령 탄핵 국민비상행동 선포식’을 열고 본격 농성에 돌입할 예정이다.


저작권자 © 미디어오늘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