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 주치의였던 서창석 서울대병원장이 태반주사 등 의약품 구매와 관련해 자신과 상관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김상희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건강보험심사평가원으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 2014년 1월부터 올해 8월까지 대통령 경호실, 청와대 경호처, 대통령실 등 명의로 의약품 총 764건을 구매한 것으로 확인됐는데 의약품 중 태반주사로 불리는 라이넥주, 백옥주사 루치온주, 감초주사 하시파겐씨주 등 미용 목적의 주사제가 다량 포함돼 있고, 비아그라와 제2 프로포폴로 통하는 에토미데이트가 발견되면서 논란이 일었다.

서창석 원장은 특히 청와대 의약품 구매 시기와 재임 기간이 겹치면서 주치의 판단에 따라 구매한 것인지를 놓고 궁금증이 일었다.

서 원장 전임이었던 이병석 연세대 세브란스 원장이 태반 주사 등 주사제를 대통령이 요구했고 자신은 근거 없는 치료라고 보고 자신이 거부했다고 밝히면서 서 원장의 입장 표명에 관심이 쏠렸다.

하지만 구매품 논란이 확산된 이후에도 서 원장은 입장을 발표하지 않아 의혹이 확산됐다.

그리고 26일 서 원장은 태반주사 등과 관련한 주사제는 자신과 상관없다는 입장을 밝혀왔다.

서 원장은 미디어오늘과 통화에서 '태반 주사 등을 원장 허락 하에 구매한 것이 맞느냐'는 질문에 "태반 주사는 주치의하고 아무 상관이 없다. 구매 결재 라인에 있지도 않다. 청와대 의무실이 한 것"이라고 말했다. 

서 원장의 발언은 청와대의 해명과 다르다. 청와대는 의약품 구매 논란이 일자 "공식적으로 위촉된 청와대 주치의와 자문단, 의무실 의료진의 판단에 따라 경호원 등 청와대 전 근무자들의 건강관리를 위해 정상적으로 구매한 것"이라고 입장을 밝혔었다.

서 원장은 '청와대의 해명과 다른 게 아니냐'는 지적에 "태반주사는 저랑 상관이 없고, 청와대 해명은 비아그라 구매와 관련돼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청와대는 비아그라 구입은 고산병 치료와 관련돼 있다고 해명했는데 비아그라 구입과 관련해서는 자신과 상의를 거쳤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서 원장은 의약품 구매 논란 이후 해외에 있다는 보도까지 나오면서 입장 표명을 피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이에 대해 서 원장은 출장차 일본에 가 있었다며 "제가 무슨 도피했다는 얘기까지 나오는데 기자회견을 통해 모두 밝힐 것"이라고 말했다.

서 원장은 26일 오후 3시 서울대 병원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청와대 구매품 논란에 대해 입장을 밝힐 예정이다.

서 원장이 태반 주사 등 주사제 구입과 관련이 없다는 입장을 밝히면서 청와대가 무슨 목적으로 태반 주사제 등을 구입하고 태반 주사 등을 누가 맞았는지 의혹이 다시금 떠오를 것으로 보인다.

이밖에 미용시술에 쓰일 수 있는 극소마취제, 제2 프로포폴 에토미데이트 구입과 관련해서도 서 원장은 입장을 밝힐 것으로 보인다. 

세월호 참사 당일 대통령 피부시술 의혹, 최씨 일가와 친했던 순천향대 병원 최모씨와 20년지기 친구 관계가 청와대 입성에 영향을 끼쳤는지 등 이에 대한 입장도 밝힐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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