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계에서 ‘마사지’는 부정적 의미로 쓰인다. 대게 특정사건이나 특정인물을 두고 비판을 누그러뜨리거나 홍보하기 위해 언론이 그럴듯한 미사여구와 의미부여로 포장하는 것을 뜻한다. 마사지에는 ‘비용’이 따른다. 돈이다. 기업이나 정부부처는 광고나 협찬을 통해 언론을 ‘마사지’한다. 권력은 이처럼 서로를 ‘마사지’하며 공존한다.

요즘 차움 병원이 뉴스의 중심에 있다. 국정농단 비선실세 최순실의 단골병원으로 알려진 뒤 박근혜 대통령의 ‘길라임’ 가명 이용에 대리처방 논란까지 더해졌다. 차움 병원에는 문제가 없는 걸까. 대통령의 ‘시크릿가든’을 자처했던 차움을 통해 차병원이 어떤 정부지원을 받고 이권을 챙겼는지에 대해서는 JTBC 등 일부 언론을 제외하곤 그 내용을 찾기가 쉽지 않다.

JTBC보도를 통해 차움병원과 대통령의 커넥션이 세상에 알려진 건 11월8일이다. 이날을 전후로 주요신문에 등장했던 차움병원을 찾아봤다. 신기하게도 ‘맞춤형 건강관리…해외 왕족도 찾는 글로벌 라이프센터’, ‘검진센터 하면 차움…세계적 랜드마크로 자리 잡았다’란 제목 등으로 차움병원을 홍보하는 광고성 기사가 눈에 띄었다. 조선일보 10월24일자, 중앙일보 10월26일자, 동아일보 10월26일자였다.

▲ 최순실게이트 국면에서 차움병원이 불거지기 직전 신문지면에 등장한 차움 관련 홍보성 기사.

이후 매일경제 11월2일자, 조선일보 11월2일자, 국민일보 11월2일자에서도 차움병원 광고성 기사가 등장했다. 조선일보의 경우 헬스조선 바이라인이었다.

2년 전 미디어오늘이 입수한 헬스조선 공문에 따르면 헬스조선은 모 유명대학에게 “특집 섹션에서 귀 병원에서 소개하고자 하는 주제를 취재하여 보도해 드릴 예정이다. 특집 협찬을 요청 드린다”며 광고비용으로 800만원에서 2500만원을 명시했다.

다시, ‘마사지’다. JTBC 등 언론의 취재가 시작되었을 무렵, 조선·중앙·동아일보에 광고성 기사로 보이는 지면이 등장했다. 의료관련 지면이 협찬금 형태로 거래되고 있는 언론계 현실을 감안하면, 차움이 돈을 지불하고 해당 지면을 구입했을 가능성이 높다. 이는 무엇을 의미하는가. 차움의 ‘마사지’다. 마사지를 받은 주요언론은 어떤 보도태도를 보여야만 할까. ‘마사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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