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통방송 tbs 시사 프로그램들의 인기가 날로 치솟고 있다. 특히 tbs가 주력으로 밀고 있는 ‘김어준의 뉴스공장’과 ‘배칠수 전영미의 9595쇼’ 등 시사 라디오 프로그램들이 몇 달 새 청취율과 팟캐스트 순위가 급증하면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21일 tbs에 따르면 지난 9월26일 방송을 시작한 ‘뉴스공장’의 경우 팟캐스트에서 하루 최고 다운로드 수가 338만 회를 육박하고 있다. 프로그램을 시작한 지 두 달이 채 안 된 이날까지 누적 다운로드 수는 7927만여 회에 이른다. 국내 최대 팟캐스트 호스팅 업체 팟빵에서 이달 종합 순위는 2위를 기록 중이다. 

시사와 예능을 접목한 tbs의 대표 라디도 프로그램인 ‘9595쇼’도 팟빵 누적 다운로드 617만여 회로 이달 종합 순위 8위에 올랐다. 지난달 24일 첫 방송을 한 tbs TV ‘정봉주의 품격시대’는 불과 한 달도 안 돼 누적 다운로드 수 170만 회를 넘어섰다. 팟빵 순위도 14위로 전달보다 무려 1617 계단이나 상승했다.

tbs 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
9월26일 tbs 라디오 개편 이후 tbs 홈페이지와 애플리케이션 유입량도 ‘대박’이 났다. 라디오 개편 전 평균 16만8000회 수준이던 홈페이지 유입량은 21일 144만 회로 개편 전 대비 757%나 상승했다. 앱 트래픽은 57Mbps에서 2054Mbps로 3507% 늘어 전례 없는 기록을 경신하고 있다. 

이 같은 tbs의 시사 프로그램의 돌풍 비결은 역시 높은 인지도와 팬덤을 보유한 진행자들의 역량과 자유분방한 프로그램 진행 스타일이 타 방송과 차별점을 보였다는 게 tbs 측의 분석이다.  

송원섭 tbs 제작·편성부장은 “‘뉴스공장’은 방송 시작 후 얼마 안 된 9월 말과 10월 초 진행된 한국방송광고진흥공사(KOBACO) 청취율 조사에서도 두 배 넘게 올랐다”며 “팟캐스트 광고도 매주 하나씩 붙고 있고 유입량도 매일 새롭게 갱신하고 있다”고 밝혔다. 라디오 개편 이후 tbs 팟캐스트 광고 매출은 3110만 원으로 14개의 광고 중 13개가 ‘뉴스공장’, 1개가 ‘9595쇼’와 계약했다. 

아울러 지난해 12월 MBC 라디오 PD 출신의 정찬형 사장이 취임한 이후 시사 프로그램의 콘텐츠 경쟁력 강화와 제작 자율성 제고가 tbs에 많은 변화를 불고 왔다는 평가다. 

tbs ‘배칠수 전영미의 9595쇼’ 방송 음원을 오픈 소스로 활용한 민중의소리 동영상 뉴스
정 사장은 지난 1월 미디어오늘과 인터뷰에서 “선택과 집중으로 우선 몇몇 프로그램부터 강한 콘텐츠로 키워내서 그냥 열심히 하는 것 같다는 걸 넘어 ‘장난 아니네’ ‘헉’ 소리 나는 반응을 끌어내고 싶다”며 “방송이 자율성과 독립성을 확보하고 신명이 나야 창조적이고 창의적인 콘텐츠도 나오므로 법이나 제도를 벗어나지 않는 한도 내에서 자율성 보장과 제작비 등을 최대한 지원할 것”이라고 말했다. (관련기사 : “지금 MBC에선 제2의 손석희가 나올 수 없다”)

정 사장의 확신은 현실이 됐다. 방송계에선 ‘헉’ 소리 나는 tbs의 인기를 주목하고 있다. 김어준 딴지일보 총수가 5년 만에 지상파 라디오로 복귀한 첫날 tbs 홈페이지는 동시 접속자가 늘어나면서 서버 과부하로 일시 다운되기도 했다. 기록에 남을 만한 콘텐츠를 만들었을 때 제작비도 절감하고, 그 콘텐츠로 광고가 늘거나 새로운 수익 모델이 만들어졌음을 재차 확인한 것이다. 

정 사장은 이날도 “‘뉴스공장’ 뒤 프로뿐 아니라 저녁 프로그램 ‘색다른 시선, 김종배입니다’도 청취자 수가 두 배 정도 늘었는데 ‘텐트폴(Tent Pole) 효과’처럼 하나의 잘 된 프로그램이 나머지 프로그램도 견인해 가는 계기가 만들어진 것”이라며 “공영방송 지상파가 답보, 하향 추세라면 우리는 라디오 콘텐츠 질을 높이고 SNS 등 뉴미디어로 확장하는 전략으로 시사 정보에 결핍된 이들을 라디오로 다시 불러들이고 있다”고 말했다.

최순실 국정농단 정국과 내년 대선을 앞두고 tbs가 시사 콘텐츠를 강화한 것도 tbs 시사 프로그램으로 청취자가 모여들 게 하는 데 주효했다. 그동안 팟캐스트를 들었던 충성 청취자층과 지상파 플랫폼이 결합할 수 있도록 진행자를 섭외하고 기존 시사 프로그램의 격식을 버리면서 ‘선택과 집중’ 전략이 적중한 것이다.

정경훈 ‘뉴스공장’ PD는 “철저하게 예능의 틀에 시사를 집어 놓고자 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여태까지 지상파 관념에서 할 수 없는 주제와 연사를 일부러 고르고 시사 프로는 이래야 한다는 틀을 과감히 버리며 인터뷰도 유연하고 자유롭게 이뤄질 수 있도록 했다”며 “유머가 사람을 변화시킨다는 생각으로 철저하게 개그 콩트를 넣거나 유튜브 등 핫한 콘텐츠도 과감히 내보내면서 무겁지 않은 시사를 만들었고, 상당 부분 MC가 방송을 채워나가도록 최대한 자율성을 준 게 좋은 반응을 끌어 낸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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