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뉴욕 맨하탄에 위치한 컬럼비아대학에 재학 중인 한인 학부생·대학원생 150여명이 17일(현지시간) 박근혜 대통령의 퇴진을 촉구하는 시국 선언을 발표했다.

이들은 시국선언문에서 “현 상황은 국민의 주권을 위임받은 대통령이 권력을 사유화하고 일개 자연인 및 소수 측근들의 국정농단을 방조한 무능함의 결과이다. 타국에서 공부하고 있는 한국학생들로서, 주변에서 이 믿을 수 없는 사태에 대한 질문을 받을 때마다 어디서부터 어떻게 설명을 해야 할지 참담함을 느낀다”며 박 대통령의 퇴진을 촉구했다.

▲ • 미국 뉴욕 맨하탄에 위치한 컬럼비아대에 재학 중인 한인 학부생, 대학원생 150여명은 현지 시간 11월 17일 정오, 교내 Low Library 중앙 계단에서 박근혜 대통령의 퇴진을 촉구하는 시국 선언을 발표한 모습. ⓒ박동주씨 제공
이들은 “우리는 박근혜 대통령과 그 측근의 부패와 무능에 눈감아온 정치세력과 주류언론, 그리고 검찰에도 책임을 묻는다”고 밝힌 뒤 “그동안 정권에 편향된 보도를 일삼던 언론은 이번 기회를 자성의 계기로 삼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날 시국선언에 참가한 백수진(간호학과)씨는 “요즘 미국인 친구들이 계속 한국에 무슨 일이 일어난 거냐고 물어보는데 한국인인 게 이렇게 창피할 때가 없었다”고 말했다. 백씨는 이어 “박근혜 대통령이 7시간 동안 굿을 했는지 성형시술을 받았는지 관심 없지만, 그 7시간 동안 지도부가 부재해서 살릴 수 있었던 300명의 학생들이 바다 아래에서 생사를 달리했다는 걸 생각하면 정말 이게 나라인가 싶다”고 말했다.

이날 시국선언에 참가한 장영석(로스쿨 석사과정)씨는 “대통령과 이런 사태까지 오도록 묵인, 방조한 정치세력 및 기업들 모두 합당한 수사와 처벌을 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시국선언 이후 학생들은 캠퍼스 내에서 박근혜·최순실 게이트의 실상을 알리는 영문 유인물을 배포했다.

▲ 미국 컬럼비아대학교 한인학생들이 만든 박근혜 퇴진 촉구 이미지.

▲ 미국 컬럼비아대학교 한인학생들이 만든 박근혜 퇴진 촉구 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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