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뉴욕 맨하탄에 위치한 컬럼비아대학에 재학 중인 한인 학부생·대학원생 150여명이 17일(현지시간) 박근혜 대통령의 퇴진을 촉구하는 시국 선언을 발표했다.
이들은 시국선언문에서 “현 상황은 국민의 주권을 위임받은 대통령이 권력을 사유화하고 일개 자연인 및 소수 측근들의 국정농단을 방조한 무능함의 결과이다. 타국에서 공부하고 있는 한국학생들로서, 주변에서 이 믿을 수 없는 사태에 대한 질문을 받을 때마다 어디서부터 어떻게 설명을 해야 할지 참담함을 느낀다”며 박 대통령의 퇴진을 촉구했다.
이날 시국선언에 참가한 백수진(간호학과)씨는 “요즘 미국인 친구들이 계속 한국에 무슨 일이 일어난 거냐고 물어보는데 한국인인 게 이렇게 창피할 때가 없었다”고 말했다. 백씨는 이어 “박근혜 대통령이 7시간 동안 굿을 했는지 성형시술을 받았는지 관심 없지만, 그 7시간 동안 지도부가 부재해서 살릴 수 있었던 300명의 학생들이 바다 아래에서 생사를 달리했다는 걸 생각하면 정말 이게 나라인가 싶다”고 말했다.
이날 시국선언에 참가한 장영석(로스쿨 석사과정)씨는 “대통령과 이런 사태까지 오도록 묵인, 방조한 정치세력 및 기업들 모두 합당한 수사와 처벌을 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시국선언 이후 학생들은 캠퍼스 내에서 박근혜·최순실 게이트의 실상을 알리는 영문 유인물을 배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