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려가 현실로 나타나고 있다. 네이버와 카카오의 입점과 퇴출을 심사하는 포털 뉴스제휴평가위원회가 계획과 달리 일부 매체만 퇴출심사를 하는 것으로 나타나 시민사회단체 추천 위원들이 반발하고 있다.

미디어오늘이 4일 입수한 ‘포털뉴스제휴평가위원회 시민사회단체 추천 위원들의 의견서’에 따르면 지난 10월7일 평가위원회 회의에서 기존 포털 입점매체에 대한 재평가가 논의 안건으로 상정됐으나 참석위원들이 투표를 강행해 기존매체 전체가 아닌 일부 매체만 TF를 꾸려 평가하기로 결론이 내려졌다.

이에 대해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한국소비자연맹, 한국YWCA연합회, 언론인권센터 추천 위원들은 4일 의견서를 평가위원들에게 배포하고 기존 입점 매체에 대해서도 퇴출심사를 실시해야 한다고 밝혔다. 

▲ 일러스트=권범철 화백.
시민사회단체 위원들은 “지난해 10월부터 평가기준을 마련하면서 기존매체는 벌점을 통해 퇴출 등의 방법으로 뉴스의 질을 높이도록 하고, 1년마다 진행하는 재계약시점에 제휴평가위의 평가를 받는 것으로 논의가 됐다”고 밝혔다. 

이들은 “일부 매체에 대한 재평가 기준도 모호한 상태에서 다수의 기존매체에 대한 평가가 없다면 뉴스제휴평가위원회는 기존제휴매체의 기득권을 지켜주는 것으로 오해될 여지가 크다” 면서 “기존매체 전체에 대한 재평가의 원칙을 세우고 어떻게 평가를 할 것인지 재논의해주시기 바란다“고 밝혔다.

이들 위원들은 투표 과정에 문제가 있다고 밝혔다. 논의가 심도있게 이뤄지지 않은 채 급작스럽게 표결에 부친 데다 30명의 위원 중 20명만 참석해 평가위 전체 의견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했다는 지적이다.

뉴스제휴평가위원회 관계자는 "모든 매체에 대한 평가를 하지 않는 게 아니라 TF를 꾸려 일부 매체만 평가하기로 한 것"이라며 "일부 매체가 어느정도가 될지, 어떤 기준으로 선정할지는 논의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

평가위는 출범 때부터 신문협회, 온라인신문협회 등 이미 포털이 입점한 매체들을 대변하는 단체 소속 위원들이 평가를 맡다 보니 공정한 심사가 힘들 것이라는 비판을 받은 바 있다. 신규 입점 진입장벽을 높이고 기존 입점 매체에 대한 퇴출심사를 소극적으로 할 것이라는 우려가 현실로 나타난 것이다.

▲ 지난 1월 허남진 포털 뉴스제휴평가위원장(중앙)이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평가기준 발표 기자회견에서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이치열 기자.
실제 지난달 발표된 콘텐츠 제휴(포털이 언론에 콘텐츠 이용 대가를 지불하는 제휴방식) 심사 결과 네이버와 카카오를 통틀어 합격매체는 프레시안 1개사에 불과했다. 프레시안은 본래 포털 다음과 제휴관계였으나 퇴출된 적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사실상 신규매체는 하나도 없는 셈이다.

한편 지난 1일 포털 뉴스제휴평가위 운영위원장직을 두고 조중동 등 종합일간지가 소속된 신문협회의 허승호 사무총장과 문철수 한국언론학회장이 격돌했으나 4:3으로 문철수 언론학회장이 선출된 것으로 알려졌다. 

뉴스제휴평가위가 언론사 제휴심사만 맡는 반면 운영위원회는 포털뉴스 전반에 대한 논의를 할 수 있다. 뉴스제휴평가위 운영위원회는 평가위 15개 단체 중 한국방송협회, 한국신문협회, 한국언론진흥재단, 한국언론학회, 한국온라인신문협회, 한국인터넷신문협회, 한국케이블TV방송협회 등 7개 단체만 참여하고 있다.

(일부 추가 사실이 확인돼 본문 내용 수정 있습니다. 11월4일 오후 4시23분. 편집자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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