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공화당 대선 후보가 "여성 대통령의 끝을 보려면 한국의 여성 대통령을 보라"는 발언을 했다는 보도가 오보인 것으로 드러났다.

1일 오후 보도전문채널 YTN이 먼저 도널드 트럼프가 지난달 29일 유세 현장에서 "여성 대통령의 끝을 보려면 한국의 여성 대통령을 보라"는 발언을 했다고 보도했고, 이에 아시아경제와 한국경제TV가 인터넷으로 해당 발언을 기사화했다.

YTN 등은 미국 대선에서 지금까지 힐러리 클린턴 민주당 후보가 큰 차이로 이기고 있었으나 대선 판세가 바뀌고 있다고 전했다. 현재 미국에서는 클린턴 후보의 ‘이메일 스캔들’이 논란인데 이는 힐러리 후보가 국무장관이었던 시절 사설 이메일로 국가 공무를 다룬 것에 연방수사국(FBI)이 재수사 의사를 밝힌 것이다.

이 소식을 전하며 YTN은 도널드 트럼프 후보가 미국의 상황과 한국의 상황을 비교하며 “한국의 여성대통령을 보라”는 말을 했다고 보도했다.

▲ 1일 YTN 보도 화면 캡쳐.
한국경제TV도 같은 소식을 전하며 “미국 대선에서도 이른바 ‘문고리 권력’이 논란이 되고 있다”며 “먹잇감을 잡은 트럼프는 최근 힐러리를 공격하며 “여성 대통령의 끝을 보려면 한국의 여성 대통령을 보라”고 언급하기도 했다“고 썼다. (관련기사 링크)

▲ 한국경제TV 기사.
하지만 도널드 트럼프는 29일 외에도 한국의 상황을 들어 여성대통령을 언급한 일이 없다. 이는 구글에서 관련기사를 한번만 검색해도 알 수 있는 사실이다.

오보의 발단은 한 페이스북 이용자가 만든 게시물이었다. 한 페이스북 이용자는 트럼프 후보의 얼굴에 “누가 여성대통령의 미래를 묻거든 한국을 보게 하라”는 문구를 더해 이미지를 만들고 “트럼프가 이렇게 말하면 선거 이기지 않을까”라고 게시했다.

▲ 한 페이스북 유저가 만든 게시물.
결국 한 페이스북 유저가 장난삼아 올린 게시물을 YTN이 한번의 검색도 없이 바로 보도하고 다른 매체들이 받아쓴 것이다. YTN와 아시아경제는 1일 바로 해당 기사를 삭제했다. 하지만 YTN의 보도를 받아쓴 한국경제TV는 2일 오후 현재까지도 이 기사를 게재하고 있다.

저작권자 © 미디어오늘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