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TN이 박근혜 대통령의 비선 실세로 알려진 최순실(60)씨 관련 의혹 보도를 외면하고 있다는 지적이 내부에서 제기됐다.

언론노조 YTN지부 공정방송추진위원회는 21일 “각종 의혹에 대해 YTN이 새로운 사실을 파헤치거나 자체적으로 검증한 보도는 전혀 없다”며 “‘좋은 콘텐츠는 타사 보도라도 신속히 인용하자’던 보도국 간부들은 유독 최순실 의혹과 관련해 타사에서 어떤 단독 기사가 나와도 전혀 신경 쓰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 YTN 21일자 보도. (사진=YTN 화면 캡처)
이들은 또 “YTN 보도국에서 매일 10여 개씩 지정하는 ‘그날의 이슈’ 목록에 최순실 관련 의혹이 포함된 적은 단 하루도 없다”고 밝혔다.

지난달부터 KBS·MBC 등 주요 방송 언론이 최씨의 미르·K스포츠재단 사유화 논란이나 딸 정유라씨의 이대 입학 및 학점 특혜 논란을 정치 공방 틀 안에서 일부 보도하는 것과 비슷한 행태가 YTN에서도 반복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YTN지부 공추위는 “제기된 의혹은 보도하지 않고 청와대의 해명을 먼저 쓴다. 어쩌다 작성되는 리포트는 여·야의 균형을 맞춘다는 명목으로 정치 공방으로 만든다”고 비판한 뒤 “관련 아이템을 발제하면 민감한 사안 왜 자꾸 키우려 하느냐는 유무언의 압력이 돌아온다”고 주장했다.

이어 “의혹 규명에 YTN이 아무런 기여를 하지 못하고 있는 현실에 현장 기자들은 자괴감을 느끼고 있다”며 “대통령의 비선 실세가 관련된 권력형 비리 의혹을 취재하는 것은 언론의 당연한 사명이다. 이번 의혹에 대한 심층 취재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 SBS 8뉴스 19일자 보도. (사진=SBS 영상 화면 캡처)
반면, 지상파 3사에서는 최근 최씨 의혹 보도와 관련해 미묘한 변화가 있다. SBS 8뉴스는 지난 19일 독일에 위치한 최씨의 회사 ‘비덱’이 매입한 호텔을 직접 방문해 보도했다. 

KBS에서는 최씨의 미르·K스포츠재단 사유화에 대해 “불법 행위를 저질렀다면 엄정히 처벌받을 것”이라는 박 대통령의 해명이 있은 20일 오전 편집회의에서 “적극적으로 취재하자”는 지시가 나오는 등 향후 보도 방향이 이 사안을 외면하던 과거와는 다소 달라질 분위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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