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 오전 고장이 난 지하철 1호선의 기관사와 차장이 모두 대체인력인 것으로 확인됐다. 철도노조는 국민의 안전이 걸린 사안에 정부가 묵묵부답을 하고 있다며 대체인력 투입 중단을 요구했다. 

이날 열차 지연은 오전8시4분께 종로3가역에서 인천행 코레일 1601호 열차의 출입문 표시등 고장으로 발생했다. 서울시에 따르면 해당 열차는 1시간30분이 지난 9시37분께 운행을 시작했다. 서울시는 사고 발생 직후 기동 검수원이 출동했다고 밝혔다. 

‘지하철 1호선’이 포털 사이트 실시간 검색어에 오르자 출근길 시민들의 불편을 강조하는 기사가 쏟아졌다. 이날 오전 90분 동안 출고된 기사만 170개가 넘는다. 언론보도에 따르면 고장난 열차 탑승객들은 강제로 비상문을 열고 열차에서 내렸다. 

▲ 서울 군자차량기지에 지하철들이 서 있다. 이치열 기자 truth710@
하지만 해당 열차의 기관사와 차장이 모두 대체인력이라는 기사는 찾아보기 어렵다. 철도노조와 서울시에 따르면 기관사 대체자는 군인이었으며 차장은 정보기술단 소속의 직원이었다. 철도노조 파업이 길어지며 대체인력이 출근길 전철을 운행한 것이다. 

철도노조는 꾸준히 대체인력 투입 중단을 요구해왔다. 철도노조는 “대체인력은 철도의 안전 운행이 필요한 숙련과 경험이 부족해 안전에 커다란 문제가 발생한다”며 “또한 대체인력 교육이 매우 부실하게 진행되고 있다는 보도도 있었다”고 비판했다. 

대체인력과 관련된 사고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 12일에는 차장이 대체인력인 소요산행 1호선 열차에서 출입문 취급 미숙으로 승객 2명이 팔목과 어깨가 출입문에 끼어 경상을 입었고 16일에는 용산발 여수행 KTX열차의 대체승무원이 발차 도중 출입문을 개방해 열차가 비상 정차했다. 

심지어 2013년 철도노조 파업 당시에는 시민 한 명이 목숨을 잃었다. 4호선 정부과천청사역에서 내리던 84세 승객이 열차 문에 끼었지만 전동차 기관사는 이를 모른 채 출발했고 1미터 이상을 끌려간 끝에 승객은 숨졌다. 당시 출입문 개폐 조작을 담당하는 대체인력은 교통대학 학생이었다. 

이에 대해 철도노조가 하루빨리 업무에 복귀하면 되지 않냐는 지적에 백성곤 파업 상황실장은 “철도노조는 문제해결을 위해 정부에 대화를 요구하고 있는데 오히려 정부가 국민안전을 볼모잡고 대화에 응하지 않는다고 봐야한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지하철 1호선을 이용한 한 승객은 “기관사 자리에 군복을 입은 사람이 얼굴을 내밀고 있어서 의아했다"며 "이제는 버스를 타야겠다”라고 말했다.
저작권자 © 미디어오늘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