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중공업에서 또 노동자가 산업재해로 목숨을 잃었다. 올해만 열 번째 산재 사망으로, 현대중공업 그룹 차원으로는 열두 번째 사망 사고다.

현대중공업 가공소조립부 선별팀 소속 장아무개씨(34)는 12일 오전 8시20분 경 20톤 펜던트 리모컨 크레인으로 5톤 규모 앵글(선박 자재)을 대차(조선소 운반차 중 하나)에 하차하던 중, 해당 크레인이 다른 작업자가 운전하던 펜던트 리모컨 크레인과 충돌함에 따라 앵글과 대차 사이에 끼어 사망했다.

장씨는 사고 직후 울산대학병원으로 후송돼 심폐소생술을 받았으나 이날 오전 9시20분 경 사망 선고를 받았다.

▲ 올해 1월1일부터 지난 9월1일까지 발생한 현대중공업 그룹 내 산재사망 현황. 디자인=이우림 기자

사고 당시 장씨는 오른쪽 손으로는 리모컨 조종을 하고 왼쪽 손으로는 정확한 위치에 하차시키기 위해 앵글을 잡고 작업하던 중 자신이 조종하던 크레인에 밀려 앵글과 대차 사이에 끼인 것으로 알려졌다.

재해자 크레인과 부딪친 크레인은 현대중공업 사내하청업체 소속 노동자가 운전했다. 사내하청업체 중심의 현대중공업 생산 구조는 작업자 간 소통을 방해하고 산업안전을 저해하는 구조적 원인으로 꼽혀 왔다. 현대중공업노동조합 관계자는 "하나는 직영 가공소조립부가 운전, 하나는 같이 일하는 ㅇ업체가 운전했다"면서 "자기 일만 하게 되는 구조에서 사고가 났을 수 있다"고 말했다.

해당 관계자는 언제든지 끼임 사고가 발생할 수 있는 작업 환경임에도 현장에 작업 안전을 관리하는 책임자가 없었다고 지적했다.

숨진 장씨는 2012년 입사한 정규직 노동자로 1남1녀를 둔 아버지로 알려졌다.

이번 산재사망 사고는 지난달 1일 현대중공업 사내하청노동자가 선박 자재에 깔려 사망한 데 이어 한 달여 만에 발생했다. 조선사업부 의장1부 내 사내하청업체 대국기업 소속 박아무개씨(34)는 지난달 1일 오전 2도크 2857호선에서 유니트(선박 자재) 및 ‘후레쉬 워터펌프’ 탱크 탑재 도중 약 1.5m 높이에서 떨어진 탱크에 깔려 숨졌다.

올해 현대중공업 그룹 내에서 사망한 노동자는 총 12명, 현대중공업에서는 10명이다. 이중 사내하청노동자는 8명, 정규직 노동자는 4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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