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뉴스데스크 리포트 조작 논란에 휩싸였던 김세의 MBC 기자가 과거에도 리포트 화면과 다른 인물의 인터뷰 내용을 삽입해 뉴스를 내보냈다는 증언이 나왔다. 

김 기자는 지난 2007년 1월22일 MBC 뉴스데스크에 보도된 “‘부품 폰’ 악용 심각… 전화번호 복제 너무 쉽다” 리포트에서 “요즘 인터넷에서는 부품 폰을 팔겠다는 광고가 하루에 수백 건씩 뜨고 있다”며 “부품 폰이란 말 그대로 고장 난 휴대전화를 위한 부품 교체용. 대부분이 훔치거나 주운 것인데 구매자들이 솔깃해하는 대목은 이 부품 폰에 어떠한 전화번호라도 복제해서 사용할 수 있다는 것”이라고 보도했다.

문제는 해당 리포트에 ‘부품 폰 판매자’로 등장하는 인물이 부품 폰을 전문으로 취급하는 업자도 아니었을 뿐더러 리포트에 나간 목소리의 당사자도 아니었다는 증언이 나왔다는 점이다.

리포트에는 김 기자가 “사실상 부품용으로 쓰는 사람 없잖아요?”라고 묻자 ‘부품 폰 판매자’는 “거의 없죠. 누가 부품용으로 쓰겠어요. 다들 가져다가 이렇게 개통하려고 하는 거지”라고 말한다. 

 지난 2007년 1월22일 MBC 뉴스데스크 리포트 갈무리.
하지만 당시 보도국에서 함께 근무했던 기자들에 따르면 김 기자는 이 리포트 등장인물과 전혀 다른 인물의 녹취를 삽입한 것으로 드러나 선배 기자로부터도 지적을 받았다.

당시 보도국에 있었던 한 MBC 기자는 “어떻게 싱크(sync)를 갖다 붙여도 전혀 반대되는 얘기를 한 사람에게 붙일 수 있는지, 당사자가 뉴스를 보면 뭐라고 할지 너무 황당했다”며 “간혹 특정할 수 없는 건물이나 인파 등에 싱크를 덮는 경우는 있지만 전혀 상관없는 그림에 붙였다는 게 문제”라고 말했다.

이 리포트 화면에 나간 인물이 본인이라고 주장하는 사람도 나타났다. 지난 9일 한 인터넷 커뮤니티에 김 기자와 주고받은 메일을 공개한 A씨는 “사용 중인 휴대폰이 침수돼 당시 많은 중고 거래가 있었던 DC인사이드 장터난에 올린 후 며칠 뒤 구매 희망자에게 연락이 왔다”며 “종로 탑골공원에서 직거래하재서 거래 약속을 하고 나갔는데 그때부터 이 사람의 행동이 조금 이상했다”고 술회했다. 

A씨는 “집에 와서 다음 날 저녁 우연히 뉴스를 틀었는데 영상 속에 내가 모자이크 처리된 상태로 나오고 있었다”면서 “놀람이 분노로 바뀐 이유는 대화 내용과 목소리가 다른 사람으로 바뀌어서 방송됐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A씨는 “그때서야 왜 계속 나를 ‘어디로 와라, 건물 뒤로 와라’ 하며 이해할 수 없는 요구를 했는지 이해됐다”며 “근처 건물의 창문에서 나를 찍고 있던 거다. 뉴스를 보자마자 컴퓨터 앞으로 달려가 그 사람에게 받았던 메일 발신인 이름을 보니 ‘김세의’였다. 그 사건을 겪고 나서부터 나는 뉴스를 전혀 신뢰하지 않게 됐다”고 말했다.

A씨에 따르면 당시 김 기자는 A씨에게 “이 폰을 왜 파느냐?”고 물었고 A씨는 “침수됐는데 수리비가 너무 많이 나와서 기기변경하고 남은 거다. 케이스나 액정은 문제없는 거라 필요한 사람이 있을까 해서 판매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 기자는 또 A씨에게 “이런 부품 폰 전문으로 취급하는 사람이나 업체를 아느냐”고 물었지만 A씨는 “모른다”고 답했다. 결국 A씨는 부품 폰을 전문을 판매하는 사람도 아니었고, 외려 부품 폰이 필요한 사람에게 고장 폰을 넘긴 일반인이었다. 

그러나 김 기자는 부품 폰이 복제 폰으로 악용되고 있다는 내용을 보도하면서 이와 전혀 관계없는 고장 폰 판매자 A씨를 마치 부품 폰 판매상인 것처럼 화면을 내보낸 것이다. 게다가 김 기자는 A씨에게 방송 화면 사용 동의를 얻지도 않았고, 전혀 다른 인물의 녹취를 A씨 화면으로 덮어씌웠다. 

미디어오늘은 이에 대한 사실관계와 당시 상황 설명을 듣기 위해 11일 김 기자에게 전화와 문자, 메일로 연락했지만 답변을 들을 수 없었다.

김 기자는 최근에도 뉴스데스크에 보도된 복수의 리포트에서 서로 다른 익명의 인터뷰 당사자 목소리를 동일한 인물로 돌려막기 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지만 아직까지 이에 대한 공개 해명이나 반박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관련기사 : MBC 김세의 기자, 인터뷰 조작 의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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