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 백남기 농민 유가족이 인신공격에 가까운 근거 없는 허위사실을 유포한 이들에 대한 명예훼손 고소장을 접수했다. 피고소인은 장기정 자유청년연합대표와 김세의 MBC기자, 만화가 윤서인씨 등이다.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 고 백남기 변호인단은 11일 보도자료를 내고 장기정 자유청년연합대표, 김세의 MBC기자, 만화가 윤서인씨를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 위반(허위사실 적시 명예훼손) 혐의로 서울중앙지검에 고소한다고 밝혔다.

장기정 자유청년연합대표는 10일 페이스북에 “백도라지, 백민주화, 백두산 이 세명을 아버지를 죽인 혐의로 검찰에 고발한다”며 “아버지가 적극적 치료를 받지 못하면 사망할 것을 알면서도 적극적 치료를 거부해 사망케 한 것”이라고 썼고 실제 11일 고발장을 제출했다. 

김세의 MBC기자는 3일 페이스북에 “납득하기 어려울 정도로 매정한 딸이 있다”며 “사실상 아버지를 안락사시킨 셈”이라고 썼다. 이어 김 기자는 “더더욱 놀라운 사실은 위독한 아버지의 사망시기가 정해진 상황에서 해외여행지인 발리로 놀러갔다는 점”이라고 썼다. 

▲ 백남기 농민 서울대병원 장례식장 2일차. 사진=이치열 기자
만화가 윤서인씨는 이 같은 내용을 만화로 그려 자유경제원에 게재했다. 해당 만화에서 백민주화씨는 비키니를 입고 휴양지에서 페이스북에 ‘아버지를 살려내라…X같은 나라’라고 쓰는 모습으로 묘사됐다. 윤씨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이쯤 되니 돌아가신 분이 너무 안타깝다”고 썼다. 

하지만 백민주화씨에게 발리는 휴양지가 아니라 시댁 형님 친정이라는 사실이 뒤늦게 밝혀졌다. 새로 태어난 아이를 친정 부모님께 보여드리고자 발리에서 세례식을 했고 부모님을 비롯해 가족들과 함께 시댁 형님 친정인 발리로 갔다는 것이다. 

변호인단은 “인터넷과 SNS를 통해 고인과 유족들에 대한 허위사실과 근거 없는 비난을 담은 글이 유포되면서 위로받고 아픔을 치유해야할 가족들은 인신공격에 무방비 상태로 노출됐다”고 전한 뒤 “(사인에 대한) 엄정한 수사와 책임자처벌이 중요하기에 유족들은 (그동안) 적극적으로 대응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변호인단은 그러나 “근거 없는 허위사실 유포로 ‘아버지가 위독한 상황에서 휴양지로 여행을 떠나는 비정한 딸’로 만들고, 부모와 남편을 잃은 가족을 ‘살인범’으로 만드는 행태를 더 이상 두고 볼 수 없어 법적 조치를 취하기로 했다”며 고소배경을 밝혔다. 

그러면서 변호인단은 “진상규명과 책임자처벌을 위해 애도와 추모의 시간마저 마음껏 보낼 수 없는 유족들에게 다시 한 번 씻을 수 없는 상처를 입히고 법적대응에 나서도록 만든 피고소인들에게 최소한의 양심이라도 있는지 묻고 싶다”며 검찰의 엄정한 수사를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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