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과일주스 전문점 ‘쥬씨’에 대해 당 함량 등 언론의 비판이 계속되자 결국 쥬씨 측에서 사과문을 발표했다. 쥬씨가 자사 주스를 ‘생과일주스’, ‘1L 주스’라고 홍보한 점이 언론에서 집중적으로 다뤄지면서 과대광고가 부메랑으로 다가왔고, 언론의 지적에 쥬씨가 정확한 대응을 하지 못하면서 비판이 가중된 것으로 볼 수 있다.
쥬씨는 언론의 비판이 잇따른 것에 대해 처음에는 “쥬씨가 언론의 뭇매를 맞고 있다”며 호소문을 발표하기도 했으나 언론의 지적에 뚜렷한 반박을 하지 못하면서 결국 사과문을 발표하는 것으로 태도를 바꿨다. 27일 쥬씨는 동아일보 1면 하단에 사과문을 게재했다. 최근 쥬씨에 대해 생과일주스에 당이 지나치게 많다는 지적과 과일 외에도 추가로 단맛을 내는 조리법을 사용했다는 보도가 나와 논란이 일었기 때문이다.
이날 게재한 사과문은 불과 6일 전 윤석제 쥬씨 대표가 낸 호소문과는 사뭇 다른 대응이다. 지난 21일 윤석제 대표는 페이스북을 통해 언론이 쥬씨에 대해 악의적 보도를 했다고 주장했다. 윤 대표는 “주변 사람들로부터 ‘대기업의 중소기업 죽이기다, 경쟁업체가 언론사를 이용하는 거다’ 등등 루머가 돌았다”며 “계속되는 언론보도로 저만 잘한다고 되지 않는 게 사업이라는 것을 깨달았다”고 적었다. 언론보도가 대기업 등 경쟁업체 음해로 이뤄졌다는 뉘앙스였다. 현재 이 호소문은 삭제된 상태다.
예컨대 MBN은 해당 보도에서 딸기주스를 예로 들었으나 정작 딸기만 들어간 주스의 조리법이 나와 있지 않고, MBN 리포트는 ‘딸기 8알’, ‘청포도 두 줌’등의 개량단위를 쓴 것과 달리 쥬씨가 공개한 조리법은 g(그램) 단위였다. 또한 쥬씨가 공개한 조리법에는 과일이 얼마나 들어갔는지는 알 수 있지만 논란의 중심에 있는 ‘쥬씨 믹스’가 얼마나 들어가는 지에 대해서는 알 수 없었다. 쥬씨 언론대응팀은 “XL사이즈에 작은 딸기 8알은 아니다. 사람들도 먹으면 안다”라고 해명했으며 “설탕이 많은 이유로 지목된 ‘쥬씨 믹스’는 손님들이 ‘당도 0%’를 선택하면 넣지 않는다”고 밝혔다.
서울경제 7월10일자 ‘1년 새 매장 500개로 급팽창했지만…말 많고 탈 많은 쥬씨’ 보도에 따르면 한국소비자연맹은 쥬씨의 주스 용량이 1L가 되지 않는다는 소비자들의 불만이 접수됐다고 밝혔다. 식품위생법에 따르면 실제 용량과 부족량 허용 오차범위는 1L이하의 경우 15ml인데 쥬씨 주스에서는 100ml에서 많게는 400ml가 부족한 사례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쥬씨는 ‘1L 주스’의 이름을 ‘XL 주스’로 바꿨다.
전문가들은 언론이 쥬씨에 대해 많은 양의 보도를 한 것은 사실이지만 윤석제 쥬씨 대표가 쓴 호소문처럼 언론이 경쟁업체에게 이용당했다는 등의 주장 역시 지나쳐보인다고 지적했다. ‘먹거리 X파일’등을 연출한 이영돈PD는 “음식 자체에 사람들이 관심이 많아서 보도가 됐다고 생각한다”고 전하며 “특히 최근 설탕이 많이 들어간 음식에 대한 경각심이 커지고 있어 언론 차원에서도 경각심을 주기 위해 보도를 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박지호 경제정의시민실천연합 소비자정의센터 간사는 “쥬씨의 사과문을 읽어보았는데 언론에서 보도한 것을 제대로 반박하지 않고 일단 사과만 하는 모습이었다”며 “언론보도에 잘못된 점이 있다면 틀린 부분을 명확하게 밝혀야 제품에 대한 신뢰도를 잃지 않을 수 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결국 ‘생과일주스’와 ‘1L’를 홍보했던 것에 비해 언론의 비판에는 제대로 대처하지 못하며 일간지 1면 사과문을 내게 된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