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11월 민중총궐기 도중 경찰이 쏜 물대포로 인해 317일째 의식을 잃었던 농민 백남기(70)씨가 25일 오후 2시14분 사망했다. 지난 24일부터 백씨가 입원한 서울대병원 인근에 경찰병력이 배치돼 검찰이 부검을 할 것이라는 소식이 전해졌고, 백씨의 사망 소식이 전해지자 병원 정문을 봉쇄하는 등 경찰병력을 보충했다.

백씨의 시신은 한동안 중환자실에서 나오지 못했다. 한 시간 가량 지난 오후 3시30분경 더불어민주당 박주민, 표창원 의원이 도착하면서 시민 100여명과 함께 영안실까지 백씨의 시신을 운반했다. 이 과정에서 시민들은 경찰 뿐 아니라 서울대병원 직원들과도 충돌이 있었다.

▲ 25일 오후 3시 35분경 백남기대책위와 가족들이 백남기 농민의 시신을 서울대병원 중환자실에서 장례식장 안치실로 이송하고 있다. 사진=이치열 기자 truth710@
▲ 25일 오후 3시 35분경 백남기대책위와 가족들이 백남기 농민의 시신을 서울대병원 중환자실에서 장례식장 안치실로 이송하고 있다. 사진=이치열 기자 truth710@
▲ 25일 오후 3시 35분경 백남기대책위와 가족들이 백남기 농민의 시신을 서울대병원 중환자실에서 장례식장 안치실로 이송하고 있다. 경찰이 진입을 시도하자 수백명의 시민들이 막아서고 있다. 사진=이치열 기자 truth710@
▲ 25일 오후 3시 35분경 백남기대책위와 가족들이 백남기 농민의 시신을 서울대병원 중환자실에서 장례식장 안치실로 이송하고 있다.본관에서 장례식장 건물로 이동할 때는 앰뷸런스에 시신이 옮겨졌다. 사진=이치열 기자 truth710@

백씨의 시신은 오후 3시50분경 무사히 영안실로 이동했다. 경찰은 두 의원을 통해 시신부검에 대한 검찰의 영장은 발부되지 않았지만 경찰을 배치할 수 있다는 의견을 전했다. 오후 4시30분 현재 시민 200여명이 서울대병원 장례식장 인근에 경찰과 대치중이고, 백씨는 서울대병원 장례식장 3층 1호실에 안치됐다.

▲ 백남기 농민의 시신이 장례식장에 안치된 후에도 부검을 위한 경찰의 진입시도는 계속됐고 시민들이 막아섰다. 사진=이치열 기자 truth710@
▲ 백남기 농민의 시신이 장례식장에 안치된 후에도 부검을 위한 경찰의 진입시도는 계속됐고 시민들이 막아섰다. 사진=이치열 기자 truth710@
▲ 백남기 농민의 시신이 장례식장에 안치된 후에도 부검을 위한 경찰의 진입시도는 계속됐고 시민들이 막아섰다. 경찰은 백씨를 조문하기 위해서 온 시민들 뿐만 아니라 장례식장의 다른 유가족들의 왕래도 차단해 비난을 받았다. 사진=이치열 기자 truth710@
▲ 백남기 농민의 시신이 장례식장에 안치된 후에도 부검을 위한 경찰의 진입시도는 계속됐고 시민들이 막아섰다. 경찰은 백씨를 조문하기 위해서 온 시민들 뿐만 아니라 장례식장의 다른 유가족들의 왕래도 차단해 비난을 받았다. 사진=이치열 기자 truth710@
▲ 오후 6시경 서울대병원 정문앞에서 녹색당 당원들이 백남기 농민의 죽음을 추모하고 병원을 봉쇄한 경찰을 규탄하는 피켓시위를 하고 있다. 사진=이치열 기자 truth710@

야당은 부검을 시도하는 검찰을 강하게 비판하고 나섰다. 박경미 더불어민주당 대변인은 백남기 농민 사망 직후 논평을 내고 “지금 병원 주변은 공권력과 대치상황이다. 검찰이 부검 의사를 밝히고 있기 때문”이라고 전하며 “검찰의 부검은 경찰의 살인적 진압을 은폐하고 사망에 따른 책임을 회피하기 위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장진영 국민의당 대변인은 “검찰은 오늘까지도 경찰의 과잉진압에 대한 수사에 전혀 의지를 보이지 않고 있다가, 백 농민이 위독해지자 부검 운운하고 있다”고 비판하며 “검찰이 국민의 생명을 앗아간 권력남용 사건마저 왜곡하려 한다면 검찰 개혁의 필요성을 스스로 드러내는 것임을 명심해야 한다”고 경고했다.

이와 관련 인도주의실천의사협의회는 이날 입장을 내고 “본 환자의 발병 원인은 경찰 살수차의 수압, 수력으로 가해진 외상으로 인한 외상성 뇌출혈과 외상성 두개골절 때문이며 당시 상태는 당일 촬영한 CT영상과 수술 기록으로 확인할 수 있다”며 “사망 선언 후 사인을 밝히기 위해 부검을 하는 것은 불필요하다”고 밝혔다. 이들은 “부검을 운운하는 것은 발병원인을 환자의 기저질환으로 몰아가려는 저의가 있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상식적인 의심을 하게 된다”고 우려했다. 


노회찬 정의당 원내대표는 “백남기 농민이 숨을 거뒀다. 그리고 방금 박근혜 대통령이 국회에서 의결된 김재수 (농림축산식품부) 장관 해임건의안을 공식 거부한다고 밝혔다. 인권이 쓰러지고, 민심이 짓밟히는 날”이라며 개탄했다.

녹색당은 논평을 내고 “무자비한 국가폭력을 가한 자들은 지금까지 사과 한마디 하지 않고 있다. 지금 서울대병원에서는 시민들의 자유로운 출입마저 경찰이 통제하고 있다. 고인을 평안하게 보내드리고 싶은 시민들의 마음마저도 막는 국가권력을 더 이상 좌시할 수 없다”고 비판하며 “민주주의를 부정하는 권력에 맞서는 것이 살아남은 사람들의 책임”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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